비욕의 음악을 들으려면 적막에 익숙해져야 한다. 마치 진공 속에서, 나지막하게, 기괴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쾌하게 울려퍼지는 비욕의 목소리는 불협화음의 도가니 속에서도 그녀만의 상쾌함을 뿜어낸다. 그녀의 목소리는 땅을 파고 달려가는 것처럼 하늘을 날아다닌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 같지만 처음 땅을 내딛는 것처럼 수줍고 조심스럽다. 모든 경계가 뒤섞이고 파해되지만 그 모두는 사랑스럽게 웃고 있다.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자. 이제 곧 아침이니까. 그리고 밤은 다시 찾아오니까.

 

그래, 마치 새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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