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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엔 마시멜론가 뭐시긴가가 시끌시끌하게 만들더니 이번엔 한젬마 차례인 모양이다. 그것에 관해선, 오래 전 기억이 하나 있다.
hardな dry
좀 의도된 바로 해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래, 일단 그의 이름은 C라고 해두자. 어차피 정확한 이름도 모른다.
C는 나에게 지옥에 대해 들려줬다. 상상하던 것이 현실로 체현되는 것을 현장 당사자의 입으로 직접 듣는 것은 악몽 같은 일이었다. 그는 내가 가진 모든 가치와 사고에 대해 비웃고 있었고 나는 어쩔 줄을 몰라했다.
만남은 그리 길지 못했다. C는 바쁜 몸이었기 때문에 그를 꼭두새벽에 그렇게 잡아두고 있다는 것이 너무 미안하게 여겨졌다. 그는 연신 툴툴거리면서 문밖을 나섰다. 그에게 빚을 져버린 꼴이 되어버렸지만 이 부분은 본의가 아니었다.
그가 나가고 난 뒤 여관에서 양말을 빨았다. 물을 짜낸 양말을 수건 걸이에다 걸어놓고 밖으로, 천호동 뒷 편으로 나왔다. 어쩐지 여관 안에 나 혼자만 있는 것이 죄스럽게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난 누군가 나를 후려치거나 아니면 내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길 바랬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나는 다시 여관으로 돌아와야했다. 샤워를 하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TV에선 엄정화가 나오고 있다. 눈을 감은 뒤로 네 시간 정도 지나있었지만 양말이 아직 안 말라서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복숭아 넥타를 마시며 어제 인쇄한 단편의 초고를 수정했다. 어제 밤에 클럽 에반스를 갔었던가? 현실은 어떻든, 만들어내는 건 꿈이 해야할 몫이 아니던가....
2002/11/12 Tue 16: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