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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엔 마시멜론가 뭐시긴가가 시끌시끌하게 만들더니 이번엔 한젬마 차례인 모양이다. 그것에 관해선, 오래 전 기억이 하나 있다.

 

 

hardな dry

좀 의도된 바로 해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래, 일단 그의 이름은 C라고 해두자. 어차피 정확한 이름도 모른다.
C는 나에게 지옥에 대해 들려줬다. 상상하던 것이 현실로 체현되는 것을 현장 당사자의 입으로 직접 듣는 것은 악몽 같은 일이었다. 그는 내가 가진 모든 가치와 사고에 대해 비웃고 있었고 나는 어쩔 줄을 몰라했다.
만남은 그리 길지 못했다. C는 바쁜 몸이었기 때문에 그를 꼭두새벽에 그렇게 잡아두고 있다는 것이 너무 미안하게 여겨졌다. 그는 연신 툴툴거리면서 문밖을 나섰다. 그에게 빚을 져버린 꼴이 되어버렸지만 이 부분은 본의가 아니었다.
그가 나가고 난 뒤 여관에서 양말을 빨았다. 물을 짜낸 양말을 수건 걸이에다 걸어놓고 밖으로, 천호동 뒷 편으로 나왔다. 어쩐지 여관 안에 나 혼자만 있는 것이 죄스럽게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난 누군가 나를 후려치거나 아니면 내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길 바랬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나는 다시 여관으로 돌아와야했다. 샤워를 하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TV에선 엄정화가 나오고 있다. 눈을 감은 뒤로 네 시간 정도 지나있었지만 양말이 아직 안 말라서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복숭아 넥타를 마시며 어제 인쇄한 단편의 초고를 수정했다. 어제 밤에 클럽 에반스를 갔었던가? 현실은 어떻든, 만들어내는 건 꿈이 해야할 몫이 아니던가....


 
2002/11/12 Tue 16: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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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X 2006-12-21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자들이 대필사실을 모르는 게 아니다. 다 알면서도 허용을 하지 않는다. 그게 국민정서다"
맞는 얘기죠. 이제 확실해 졌습니다. 돈 많은 출판사가 좋은 기획자(임프린트) 섭외해 좋은 네임 밸류를 가진 명사와 함께 기획하고, 대필 작가들 섭외해 대량으로 홍보해 만들어지는 베스트셀러의 시대라는 게 말이죠. (마침 오늘 나온 강남고 대졸 78% 교육을 통한 계급 고착화 기사와 묘하게 맞물려 떨어지는군요. 우연의 일치겠지만, 재미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만화판은 학습만화 정도를 제외하면 저 정도로 기획력과 자본력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시장 조차도 성립이 안되니까요.
그에 덧붙여 대다수의 독자들이 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좋은 책이 아닌 것 만큼은 분명하죠.

그나저나 이제 양말은 다 말랐나요? =)

hallonin 2006-12-28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해두고 있는 초강력 아이템이 하나 있는데 누가 좀 사갔으면 좋겠습니다. 제목은 '공무원이 되서 10억 만들기!' 어떻습니까. 제목만 봐도 삘이 빡 꽂히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