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뢰전 가이 1
후쿠모토 노부유키 지음, 서현영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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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래도 여태까지는 성인 주인공을 내세워 세상의 비정함을 설파한 작가는, 이 책에서 드디어 그 대상을 중학생으로까지 낮추어 세상의 냉혹함을 말합니다. 이 작가의 세계관은 정말로 '세상에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 뿐인 것일까요... 그러나 이 작가의 하는 말은 구구절절이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는 명대사들뿐입니다. 작가는 중학생 어린아이들에게서도 그 잔인함과 뻔뻔함 등 온갖 인간사의 추악한 면을 남김없이 짚어내려 하는 듯 합니다.

물론 이 수용소 자체가 불법적이고 억압적이며 그 간수는 거의 인간같지도 않은 악당이지만, 급우를 이지메해서 정신병원에 보내놓고 자신의 인권을 찾는 중학생 수감자 역시 쓰레기같긴 매한가지죠. 부모의 돈으로 생활하고 부모의 돈으로 학교에 가면서 부모를 멸시하고 봉으로만 생각하는 학생들의 모습 역시 현실의 적나라한 반영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배려의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지, 한번쯤 반성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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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과 금 1
후쿠모토 노부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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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초기작이라서 그런지, 후기의 <카이지>나 <무뢰전 가이>에 비해 다소 섬뜩함은 덜한 책입니다. 1권부터 6권까지는 특히나 아주 흥미진진한 재미를 동반하며 읽을 수 있게 하더군요. 7권 카무이가의 이야기부터는 뒷심이 좀 딸리는 듯 했습니다만, 1권의 고리사채업부터 증권시장의 음모, 살인귀와의 싸움을 거쳐 점점 에스컬레이트해가서 마침내 성경과 싸울 때는 정말이지 손에 땀을 쥐며 봤습니다. 마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같은 사람을 푹 빠지게 만들만큼 강렬한 긴박감에 넘치는 6권이었죠.

최근작들을 보면 인간에 대한 일말의 동정도 없는 듯한 이 작가입니다만, 이때는 아직은 밝은 면이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빠져나가는 주인공을 봐도 그렇고... 6권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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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묵시록 카이지 14
후쿠모토 노부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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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찍이 앞서의 권들도 사람을 전율하게 만들었지만 최근 나온 14권은 정말 사람을 후벼파더군요. 앞의 권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세상의 이야기를, 긴장되지만 다소 구경꾼의 눈에서 볼 수 있었다고 한다면 이번 14권은 정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내 이야기였습니다.

악덕 노동현장에 떨어진 카이지를 보며 흘러나오는 작업반장의 나레이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당장 시험공부만 돌이켜 보죠. 우리는 자신을 끝없이 속입니다. 지금 공부 안 하면 다음에도 안 할 줄 뻔히 알면서, '그건 너무 빡빡한 계획이야. 좀 느슨하게' 라고 자신을 속이곤 했죠. 공부건 저금이건 뭐든. 우리는 놀고 먹고 마시면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속였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그런 우리에게 아주 단호한 일침을 가합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쓰레기다.'

......정말로 가슴을 치는, 오싹한 권이었습니다. 가장 역설적인 교훈의 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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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하고 아름다운 로망 5
모토 나오코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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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소녀였던 주인공 모리무라 미코토는 홀아빠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의 친척이라고 하는 아마하라 카세이와 만나 자신이 신비한 초능력일족 웬스타인 백작가의 수장임을 알게 되며 8년간 잊고 있던 기억을 되찾게 됩니다. 카세이는 영국명 레이제닉, 그녀와 영국에서 어린 시절을 공유했던 6촌 오빠였던 것이었죠. 그들은 성수 수정의 수호 아래 힘을 발휘하는 일족이며, 또 하나의 수호석이었던 화염 수정은 수백년전 깨어져 전세계로 흩어진 상태였습니다.

불운을 가져다주는 마수정이 된 화염수정을 추적하는 카세이와 미코토. 그리고 그들의 힘을 탐내는 비밀결사 키르케쉬. 그리고 그들은 화염 수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온갖 전설과 신비의 세계를 넘나들게 됩니다. 살아있는 귀신, 도깨비, 남태평양의 뱀신 등.

이 책의 한 축이 전설과 몽환이라면 또 하나의 축은 노블리스입니다. 여성들의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귀족 취미를, 이 책은 아주 기가 막히게 자극하고, 잘 구현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대놓고, 유치하게까지 보이도록, 이 책은 일본인의 유럽지향적 성격, 아니 정확하게는 귀족 동경 성향을 적나라하게 자극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음지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웬스타인 백작가를 따라, 우리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귀족들의 세상을 엿보게 됩니다. (물론 현실의 귀족이 이렇진 않겠지요.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즉, 여성들의 환상에 부합하는 꿈일 뿐입니다만) 더할나위없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고귀함을 유감없이 과시하는 그들 백작가의 매력은 이 책을 지탱하는 두 기둥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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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e to Nine
Jun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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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5시부터 9시까지(He works hard for money!)
속·5시부터 9시까지
그대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트라이앵글 패션 (Triangle Passion)
햇살이 비치는 오르막길
맑은 날 오후에는
월광
약속의 땅(The Earth of Promise)

...책 리뷰가 별달리 없길래 목차를 써 봤습니다. ^^;; 별 문제는 없겠죠?

약간 느끼한 그림체의, 작가 초기 단편집이더군요. <5시부터 9시까지>는 9-to-5를 살짝 비튼 5-to-9라는 제목에서 보듯이, 직장인들이 퇴근부터 출근까지의 밤생활(;)을 그린 단편이었습니다만, 두 남자 주인공이 처음 자게 되는 에피소드가, 좀 황당하더군요;; 남녀상열지사라도 그렇게 스무스하게 자진 못하겠구만, 이 남남들은 대체... 생각이 있는 건가 없는 건가;; 공은 마누라에 심지어 애까지 있는 남자인데, 그 와중에 직장 후배에게 손을 대고는, (자기는 본처가 있는 주제에) 그 후배가 바람피울까봐 노심초사하는, 한마디로 짜증나는 남자였습니다. (...정말 그 후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려면, 너도 일편단심이 되란 말야. 가정은 가정대로 지키고 애인은 애인대로 거느리겠다니...)

...라고는 해도, 어쩌면 그 부분이 묘하게 현실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활에 찌들린 30대 직장인들에게, 사랑과 성은 그저 생활의 일부분으로 있으면 좋은 양념인지도(그것이 남남상열지사라 할지라도). 그런 점에서, 사랑에 울고 짜지 않는 현실적인 이들 남남 커플의 이야기는, 공의 짜증나는 이기심만 빼고 나면 그럭저럭 재미있게 넘어갔습니다.

그럭저럭 괜찮던 에피소드는 연하공 이야기였던 농구 소년들의 이야기. 어허. 초등학교 때부터 4살 위인 형아를 점찍어 쫓아다니다니... 두려운지고... 하지만, 연하공 군의 너무나 솔직한 태도와 얼빵한 연상수의 콤비가 엮어내는 이야기가 그럭저럭 귀여웠습니다.

기타... 그냥 그런 평범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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