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초월자 1
이상규 지음 / 청어람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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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1권을 읽고 느낀 감정은 한마디로, '작가가 너무 잘난체한다' 였습니다. 공학의 양자물리학을 판타지에 접목시킨 것은 나름대로 높은 평가를 받을만한 시도입니다만, 그것을 쉽게 설명하는데도 실패한데다가 판타지적 요소와 제대로 융화가 되지 않아서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듭니다. 겉돈달까요. 차라리 SF로 나가버리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주인공 캐릭터는 전작의 주인공과 거의 흡사하고요. 고독한 캐릭터가 나쁜 건 아니지만 이 경우는 좀 심한 것 같습니다. 겉멋에 가까워요... 작가가 자신을 지나치게 대입시킨 건 아닌지.

물론 1권 뿐이니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만, 현재로선 별로 권하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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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과 역광 1
김장훈 지음 / 다모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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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에 평가가 다 나와버렸군요. ^^;;

이 책의 매력은 근래에 보기 드문 치밀한 설정과 세계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허접한 판타지들만 읽다 보면 그런 작가의 방대한 세계 설정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방대한 설정을 극중에 잘 녹이는 솜씨도 처음 소설을 쓰는 사람 답지 않은 원숙함을 보이고요.

하지만 문체에서는 아직 개선할 여지가 보입니다. 중간 중간에 작가가 너무 개입헤서 '이것은 복선이다' 하고 알리는 식의 문장은, 친절하긴 해도 독자의 수준을 지나치게 낮게 보는 것 같아서 그리 유쾌하진 않습니다. 또한 챕터마다 꼭 끼여드는 작가의 잡설도 매우 거슬립니다. 끼여들고 싶으면 작가 서문이나 후기도 있지 않나요? 매 중간마다 끼여들어 캐릭터의 평가나 내용 설명을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한다는 것은, 역시나 독자를 너무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지. 작가는 내용으로 승부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또한 세 명의 주요 인물 중에서 중요 인물인 에일과 케트리온은 회가 거듭될수록 너무 비인간적인 면을 드러내어--물론 인간이 아니긴 하지만--점점 동떨어진달까요, 감정 이입 같은 것이 전혀 불가능해져가고 있습니다.

유일한 매력 포인트는 휴젤입니다만... 뭐, 하나라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으니 첫 작품으로는 성공적이라 하겠습니다.

일단은 설정과 세계관 만으로도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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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왕 1
오승환 지음 / 청어람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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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직장에서,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하는 주인공 세한의 심리는 무척 현실감있게 다가옵니다만, 역시 여성 독자가 공감할 구석은 별로 없더군요. 하긴 작가분도 남자고 독자층도 남자 독자를 위해서 쓴 글이라면 그것이 흠은 아니겠습니다만. 일단 여성인 안드로마케가 같은 여성인 내가 볼 때 좀 미흡합니다. 그렇게 사랑이 쉽게 생기나...-_-;; 싶기도 하고요.

그런 것보다도 더 큰 문제는 구성상의 결점 같습니다. 1권의 중간까지 읽고 말았습니다만, 그 이유는 바로 큰 줄기, 대전투가 이미 1권 중간에서 끝나버리고 그 이후는 그 뒷수습이 되다 보니 흥미가 팍 줄어버리더군요. 이미 주인공네는 이기지 않았나-_-;;

전쟁 종료까지는 그 긴박함에 이끌려서 보았지만 그게 사라지고 나니 주인공에 딱히 공감도 할 수 없는 저로서는 흥미가 식더군요.

여자에게는 그냥 그런 소설입니다. 비추.
(남자에게라면... 제가 남자가 아니니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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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야시온 스토리 1
안소연 지음 / 청어람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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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읽다가 포기한 사람입니다만...이 책의 단점은 만화가 아닌 소설 속에서 FSS를 구사하려고 했던 점 같습니다.

캐릭터들이, 독자가 소화하기 전에 너무 많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FSS에서야 이름만 나오는 캐릭터가 무수해도 그림과 같이 곁들여져 나오니까 누가 누군지 쉽게 구분이 갔지만, 이건 소설이라 무수한 캐릭터, 무수한 명칭들이 글로만 나와있으니 외우기가 힘들더군요.(나는 시나와 디트마의 이야기를 보고 싶었지, 힐라토 레이서스의 남동생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 이 레이서스 남동생 나오는 권에서 결국 포기;)

명칭 문제도, 별빛 속에에서는 <헤인 레디온> <혼 아르만> 등으로 이름 앞의 명칭이 딱 한개만 붙었건만... 대체 몇개가 붙는 건지;; 게다가 그 이름들이, 율리아나 카밀카르 혹은 아마테라스의 긴 풀네임처럼 외우나 안 외우나 그만인 것이 아니라, 내용을 쫓아가려면 저 복잡한 명칭을 다 외워야 한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시나의 비밀, 루드랫의 비밀 등이 궁금하기는 했습니다만, 그 궁금함을 뒤덮는 지겨움.......끄응.

FSS의 경우, 굉장히 복잡하기는 합니다만 하나의 챕터-라키시스의 선/콜러스 공방/실버 나이트/스에조 등장/ 등등- 자체는 짧고 확실하게 구분도 되며, 그 한 챕터 안에서는 주인물과 부인물이 뚜렷했고, 무엇보다도 중심 스토리는 단순했습니다. (신파죠. 얼마나 단순합니까.) (...10권이 되면 신캐릭터가 한꺼번에 20명쯤 등장해서 앞의 이야기가 무색해지긴 합니다만, 그 골아픈 만화를 10권까지 볼 정도면 이미 그걸 감수하는 독자라는 얘기니까...)

소설에서 수많은 캐릭터들에게 생기와 매력을 불어넣고 독자들의 시선을 계속 붙들어놓으려면....차라리 한인물당 한 챕터씩 부여해서 인물별로 에피소드를 이끌어나가는 건 어땠을지. (얼음과 불의 노래처럼)

제가 엘야에서 느낀 건 그랬습니다. 요는 부인물들 설명이 너무 늘어졌다는 거. (많고 복잡하기까지.......으으으;;)

자꾸 FSS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만, 그 만화가 그 골이 딱딱 아픈 방대한 설정을 가지고도 수많은 사람들을 열광시켰던 것은, 단순명료한 왕신파 스토리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1권 보세요... 설정은 거창하지만 그 왕단순 신데렐라 스토리를;; 지금 보면 얼마나 민망한지; 하지만 극장판까지 만들어졌죠)

뭐, 열광 독자도 많은 듯 하니 함부로 왈가왈부할 건 아니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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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마법사 1
김종휘 지음 / 청어람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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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소설을 접한 것은 친구의 스토리 다이제스트가 흥미로웠기 때문에, 그리고 표지가 아주아주아주아주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의아해졌습니다. 친구의 간략한 스토리 다이제스트를 읽을 땐,나름대로 소재나 설정도 특이하고(가령 다원소 드래곤이 되어가는 과정. 보통 머리 일곱 달린 드래곤 괴물이 애초에 돌연변이로 있었다 가 주류이지, 이녀석처럼 다른 드래곤 하트를 집어먹고 괴물(?)이 되었다 라는 설정은 처음이었으니까.) 오랜만에 보는 세상을 구하는 용사물이 아닌가 싶어서 흥미진진했던 것인데...

정작 읽어보니 책장이 거의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1권 중간을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문제가 뭘까? 왜 스토리 다이제스트를 들었을 때는 흥미로웠는데 정작 읽으니까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 것일까. 그러다가 친구로부터, 내가 들은 스토리 다이제스트가 총 1부 3권의 스토리라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랬더니 대충이나마 해답이 나오더군요.

그러니까, 이 소설은 설정에 비해 내용이 너무 짧았던 겁니다. 전에 이영도님이 하신 말씀이 있지요. 원고지 2천매 분량의 촌철살인은 있어도 원고지 2천매 분량의 스펙터클은 있을 수 없다고. 스펙터클이 스펙터클이 되려면 최소한의 중간, 세부 묘사는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작가분은 자신의 방대한 설정을 극히 짧은 분량에, 정말로 기본 스토리만 딱 잡고 풀어내어 버리니, 그러니까 지나치게 압축됐달까요. 그러니 그걸 소화해내려는 독자들이 소화불량에 걸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3부만 해도, 프롤로그 부분의 설정은 흥미로웠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을 앞에 다 써먹어버리고 이제 뒤에 남은 부분은 5명의 신을 잡아들이는 부분이 된다면... 사실 결말이 뻔하기 때문에 중간 과정이 웬만큼 흥미진진하지 않으면 주의 집중이 잘 안 됩니다.

그런데, 이제까지의 방식대로 플롯 자체의 흥미보다는 단순한 설정 서술, 스토리 서술 식의 방식으로 끌고나가면, 뭐랄까, 작가분에게 미안하지만 '설정이 아깝다' 라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1부의 경우, 만약 그것을 약 5,6권 정도의 분량으로 풀어서 썼다면 지금보다는 더 쉽게 읽히는 글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전 스토리 다이제스트를 듣고 꽤 긴 글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명색이 마왕을 쓰러뜨리고 세상을 구하려면 중간에 주인공들이 고생도 하고 뭐 그래야 하는 거 아닐까.)

디멘전 패스와 워프의 차이점. 좋습니다. 근데, 그런 식의 설정이라든가 기술 설명이 너무 자주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작 스토리 진행이 1페이지면, 설정 설명도 1페이지. 비율이 좀 너무 잦은 게 아닌지요.스토리가 10페이지에 설정 설명이 1페이지, 이런 정도의 비율은 되어야지 않을까요.

마법 설명은 스토리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드래곤 라자에서, 이름도 길고 외우기도 까다로운 '프렌드, 래먼터블 빌레이버먼트'라는 마법이 있습니다. 당연히,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저는 영어에 까막눈입니다) 하지만 그 다음의 약 2페이지에 걸친 '사건 진행'을 보고, 무슨 마법인지 쉽게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오크들이 갑자기 토론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한창 긴박하게 암살하러 가는 장면 중간에 딱 멈춰서서는 '프랜드 레먼... 이란 이러이러한 마법이다' 라고 설명하면 얼마나 김새겠습니까.

작가분의 설정은 무척 참신하고, 특이했습니다. 판타지의 가장 큰 덕목 중 하나가 자유로운 상상력이라고 볼 때, 분명 이 작가분에게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 설정을 풀어가는 능력을 좀더 길러주셨으면 합니다. 사람들은 결국 '사건'을 보러 소설을 보는 것이지 '설정'을 보러 소설을 보는 게 아니거든요. (그럼 설정집을 따로 사서 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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