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과 역광 1
김장훈 지음 / 다모아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에 평가가 다 나와버렸군요. ^^;;

이 책의 매력은 근래에 보기 드문 치밀한 설정과 세계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허접한 판타지들만 읽다 보면 그런 작가의 방대한 세계 설정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방대한 설정을 극중에 잘 녹이는 솜씨도 처음 소설을 쓰는 사람 답지 않은 원숙함을 보이고요.

하지만 문체에서는 아직 개선할 여지가 보입니다. 중간 중간에 작가가 너무 개입헤서 '이것은 복선이다' 하고 알리는 식의 문장은, 친절하긴 해도 독자의 수준을 지나치게 낮게 보는 것 같아서 그리 유쾌하진 않습니다. 또한 챕터마다 꼭 끼여드는 작가의 잡설도 매우 거슬립니다. 끼여들고 싶으면 작가 서문이나 후기도 있지 않나요? 매 중간마다 끼여들어 캐릭터의 평가나 내용 설명을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한다는 것은, 역시나 독자를 너무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지. 작가는 내용으로 승부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또한 세 명의 주요 인물 중에서 중요 인물인 에일과 케트리온은 회가 거듭될수록 너무 비인간적인 면을 드러내어--물론 인간이 아니긴 하지만--점점 동떨어진달까요, 감정 이입 같은 것이 전혀 불가능해져가고 있습니다.

유일한 매력 포인트는 휴젤입니다만... 뭐, 하나라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으니 첫 작품으로는 성공적이라 하겠습니다.

일단은 설정과 세계관 만으로도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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