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1
이강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주인공 보는 맛에 보는 만화입니다. ...라고 하면, 주위 친구들이 저의 취향에 대해 극악스러워하긴 하더군요. 그런 떡대 남자를 좋아하느냐고. 헌데, 떡대인데도 데쉬타트는 굉장히 귀엽습니다. 성격적으로 그는 아직 순수한 소년에 가까운 감성을 가졌지요. 그리고 체격적으로도 떡대라는 것이 전혀 마이너스가 안 될 정도로 어두운 분위기와 고독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긴 머리도 포인트^^) 주인공 뿐만 아니라 레트도 매력적인 캐릭터지요. 여성 캐릭터들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만 뭐, 남성지 연재의 액션 만화이니 어쩔수 없다 치고.

스토리 면으로도 꽤 특이한 점을 보입니다. 빛과 어둠의 대결. 그러나 과연 빛이 선인가 라고 물으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습니다. 빛과 어둠의 대결이지만 그것은 악과 선의 대결, 즉 빛이 악이요 어둠이 선으로 나오는 특이한 설정입니다. 게다가 적은 빛의 정점에 선 너무나 강력한 <신>. 그들에 맞서, 아직은 개인적인 원한으로 싸우는 데쉬타트가 어떻게 성장해갈 것인지, 몹시 흥미진진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디자인 면. 한복의 느낌을 도입했는데, 좀 어설프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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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비츠 1
CLAMP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클램프, 정확하게 모코나 아파파의 그림 변신 능력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마지막으로 본 클램프의 작품이 카드 캡터 체리, 그것도 초반이었던지라 이 신작 <쵸비츠>를 보았을 때 느낀 경악은 상당한 것이었습니다. 그림체가 예전과 확 달라졌더군요. 예전의 그림체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초기의 <성전> 등과는 굉장히 다릅니다. 하지만... 그림체만 볼 때는 체리 초반, 혹은 클로버 시절이 좋았던 것 같군요. 그림이 깔끔해졌다기보다는 톤을 적게 써서 허옇게 보인다고 보는 게 맞을 듯 합니다. 펜선이 겹선이라 오히려 지저분하고요.

스토리는... 여전히 정체불명.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겠지만 왜 <그 사람이 날 좋아하면 떠나야지> 라는 것인지 알수가 없습니다. 독자에게 별로 와닿지도 않고... 겉멋이라는 느낌이 강하군요. 그 외의 문제로, 일단 여성 독자보다는 남성 독자를 위한 만화인 것으로 보입니다. 평범한 소년에게 찾아온 뭔가 특별한 소녀(...좀 특별한 정도가 아닌)라는 설정은 <오 나의 여신님> <전영소녀> 등등에서 흔히 써먹던 소재이죠. 이건 한술 더떠서 성적인 코드를 꽤 많이 집어넣었습니다. 스위치의 위치라든가(..여성 작가의 손에서 나온 설정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경악스러웠지요). 뭐, 총점은 그저 그렇다입니다. 흔한 소재와 흔한 스토리, 뭔지 모를 겉멋, 거기에 오히려 지저분하고 휑하게 변해버린 그림체. 네, 솔직히 말해서 실망스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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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이야기 1
박신애 지음 / 청어람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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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설이란, 최소한의 짜임새와 설득력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실 세계의 주인공이 다른 세계로 느닷없이 이동했다면, 주인공은 최소한의 혼란, 낯설음과 그 적응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그런 일체의 과정도 거친 것 없이 판타지 세계에 너무 잘 적응합니다. 심지어 인간에서 드래곤으로, 종(種)이 바뀌었는데 그 정체성에 대해서 일말의 고민도 없습니다. 아무리 드래곤으로 바뀌어서 너무 좋다 얼쑤~ 라지만, 어떻게 이렇게까지 태연할 수가 있는 것인지.

왜 이 소설의 여주인공이 이세계─현실 세계─에서 와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어느 드래곤이 낳은 아기로 시작해도 되지 않나요? 현실의 독자들을 위한 대리만족 서비스라기엔 그 독자들이 감정이입할 여지가 너무 없습니다. 하도 개연성과 설득력이 없어서.

정말 최악의 판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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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케델리아 1
이상규 지음 / 청어람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지금 다시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하도 허접한 판타지가 많이 나와서.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 사이케델리아의 허접함은 컬처 쇼크 그 자체였습니다. 지금도 허접하다는 생각에는 변함 없습니다. 단지 더 허접한 것들이 하도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뿐.

미흡하고 모자란 구성, 문장력, 결점은 줄줄이 많았지만 처음에는 나름대로 신선했습니다. 에반겔리온의 이카리 신지 같은 주인공이 우리나라에도 나오는구나 싶었던 거지요. 현실에 짓눌린 소심한 주인공.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주인공은 힘을 얻자 마음껏 그 힘을 휘두릅니다. 정말 황당하더군요. 호된 시집살이 한 며느리가 호된 시어머니 된다더니 딱 그 짝인가 싶었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의 그 과도한 자기 연민과 자기 합리화, 거기에 한술 더 떠서 독자를 가르치기까지!!! 이쯤되면 주인공은 극중의 인물이 아니라 작가의 화신입니다. 아무리 1인칭이라지만 작가가 개입해야 될 어느 한계의 선이 있는데, 이 소설은 작가가 아예 주인공과 합체화해서 독자들을 훈계하려 들더군요.

짜증나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작가)과 스스로를 일체화해서 대리만족의 후련함을 느끼고 열광하는 사람도 많으니... 세상은 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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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자 the Closer 1
유시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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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고 새삼 느낀 것은, 무릇 일은 하고 싶은 놈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싫다는 놈에게 억지로 일을 맡기면, 그것도 이렇듯 세상의 목숨을 좌우하는 놈에게 맡기면, 세상은 끝난다. 애당초 소심하고 개인적인 쿤은 능력은 뛰어났을지언정 책임자 감이 아니었던 것이다. 의무감에 짓눌려 정신, 정확히는 감성의 성장이 소년의 수준에서 멈추어버린 고독한 영혼은, 한순간의 붉게 타오르는 빛─샨카를 본 것으로 쉽게 무너져내리고, 서서히 말라가서 마침내는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고 만다. 그래도 책임감으로서 세상을 지키려고 했던 쿤의 시도는 히이사의 거부로 손쉽게 막을 내리고... 세상은 멸망한다. <닫히는> 것이다.

아주 강렬한 인상의 단편. 유시진 특유의 건조하고 메마른 이야기와 정교한 플롯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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