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 - 부자들이 들려주는 '돈'과 '투자'의 비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로버트 기요사키, 샤론 레흐트 지음 | 형선호 옮김 / 민음인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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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은 거창하게 잡아놓고 별은 셋밖에 안 준 것은 이 시리즈 4권의 비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1권에는 별 5개를 주고 싶지만, 나머지들은 별 3입니다. 왜냐하면 1권은 길잡이 책으로, 혹은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입문서로서 가치가 크지만, 나머지 세권의 경우엔 저는 그것보다는 다른 책들, 이를테면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나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같은, 전자의 경우 굉장히 알기 쉬운 예시를 쉽게 쉽게 들어준 책이나 후자처럼 한국적 실정에 맞는 책들을 권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이 책의 로버트 기요사키가 쓴 부동산 투자 방법은 한국에서는 절대로 써먹을 수 없습니다. (세제도 다르고 세율도 다릅니다) 하지만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의 경우, 한국에서 써먹을 수 없는 방법을 예시로 든 것은 마찬가지임에도 이 책은 '그러니 한국인인 우리는 한국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면에 있어서는 이 부자아빠 시리즈보다 한수 위이며, 부동산뿐만 아니라 투자며 사업 등등에 관한 보다 실전적인 문제, 혹은 신용카드 문제에 대한 생활 자세 같은 것도 <돈 버는 사람은...> <돈, 아는 만큼 보인다> 쪽이 더 한국인의 피부에 쉽게 와닿습니다.

아, 그렇다고 책의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며 1권은 여전히 별 5개입니다. 제가 위에 언급한 저런 책들은, 사실 이 1권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은 다음에 읽어야 더 피부에 와닿을 수 있거든요. 이 책은 진정한 입문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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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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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마이너리그.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의 대다수를 점하는 80의 평범한 사람들이 마이너가 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세상에서 조명받는 것은 소수인 20. 하지만 그들이 사회를 이끌고 주도해나가기에 그들은 메이저리거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 서로가 서로를 경멸하며 나만은 저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나'조차 결국은 그 마이너리그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여성 작가로서 남자들(그것도 저질에 무식한)의 심리에 이토록 도통해 있는 것이 몹시 놀라웠고, 읽으면서 계속 웃음을 터뜨리며 볼 수 있을 정도로 문체도 유쾌하고 재미있었다.그러나, 이 책을 읽고난 감상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무겁다. 작가는 그 희화화된 네 주인공들을 통해 독자인 우리 자신에게 준엄하게 묻는다. '나는 이 주인공들과는 달라' 하고 높은 데서 내려다보던 우리들 독자도 결국은 마이너리거가 아니냐 하고. 그렇기에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허망한 오만이 깨어지는 것을 느끼며 무거운 마음에 젖어든다.재미와 여운을 갖춘 괜찮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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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1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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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에는 열심히 챙겨봤으나, 이제는 잡지를 읽을 때도 별로 안 챙겨보는 만화가 됐습니다. 슬램덩크를 굉장히 좋아해서 열심히 읽었습니다만, 이 작품 배가본드는 그림적인 면에서는 한 정점을 이루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지만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조금 갸우뚱합니다. 너무 늘어져요.

슬램덩크의 뒷부분에서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었습니다만, 그 때는 캐릭터들의 매력이 너무나 강해서 그런 점은 커버가 되었는데 이 책의 경우는 캐릭터 개개인의 매력은 그때만 못한데 호흡은 더 느려진 것 같습니다. (...마타하치 같은 놈은 정말 짜증만 나게 하고 있고...) 눈은 즐겁습니다만, 그것을 위해서라면 한권만 소장하고 있어도 될듯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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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에게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옮김 / 한길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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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극히 주관적인 시오노 나나미의 개인적 수필이더군요. 수필이니까 주관적인 게 당연할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관점에 동의하지 못하는 독자들(가령 저 같은)은 그리 재미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호사스러움에 넘친달까요. 뭐, 유럽의 은식기, 이탈리아의 장인들의 멋스러움도 좋긴 합니다만, 그리 와닿거나 공감되지는 않았습니다. 너무나 먼나라 이야기이기 때문일까요.

남자관에 있어서도, 이 부분이야말로 가장 그녀 개인적인 시각의 서술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으로, 그야말로 주관적인 부분입니다. 물론 이것은 수필이니까 그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만이 진정한 멋을 안다는 듯한 다소 오만한 문체가 좀 껄끄럽긴 하더군요. 음... 귀족적인 취향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맞겠지요. 그럭저럭 재미있기는 했습니다만, 두고두고 읽을만한 책은 아닌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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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상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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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명작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훌륭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1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여전히 저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주는군요. 나성여관이라는 그 서민의 삶 중에서도 바닥에 위치한 공간. 끈적끈적하고 텁텁한 때 냄새가 질펀하게 흘러나오는 그곳에서, 아웃사이더적인 면모를 보이는 삼수생 '나'의 이야기로 소설은 진행됩니다.

운동권에 투신한 형, 그가 어느날 데려온 반송장같은 정체불명의 인물. 그들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진정한 아웃사이더라면, 감각은 있지만 가정환경이 받쳐주지 못하여 결국은 화류계 쪽으로 흘러가버리는 누나는 시대에 가장 처절한 방식으로 적응해버린 아웃사이더일 겁니다. 그 외에도 끝내 객사해버린 지저분한 노인, 악다구니같은, 그러나 그렇게 억척같은 삶에도 불구하고 주류에 편입될 수 없는 어머니, 자리만 차지하는 아버지...시대의 엄혹함은 얼핏 그와 상관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평범한 서민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법입니다. 가난은 보다 직접적이죠.

뭐랄까, 이 소설은 깔끔합니다. 주인공의 시선이 아웃사이더적이기 때문일까요, 자신만은 그 진흙구덩이 속의 인간이 아닌양 바깥에서 관찰하는 듯한 시선을 견지하는 주인공 덕분에 책은 감정이 절제된, 매우 깔끔한 어조로 시종일관 진행되는 거죠. 하지만...

그 깔끔함 속에는 어떠한 과장적인 수사로도 묘사할 수 없는 삶의 진실이 들어있었습니다. 진솔한 삶,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발가벗겨져 그대로 드러나는 현실의 애환. 그 와중에서도, 겉으로는 강한척 하지만 사실은 순수한 주인공을 보며, 왠지 찡해오는 가슴을 부여잡은 독자는 저뿐만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수많은 삶의 애환이 한데 모여 그려낸 어두운 시대,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 그 속에서 존재하는 '진실'... 그것이 희망이 아니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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