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의 대다수를 점하는 80의 평범한 사람들이 마이너가 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세상에서 조명받는 것은 소수인 20. 하지만 그들이 사회를 이끌고 주도해나가기에 그들은 메이저리거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 서로가 서로를 경멸하며 나만은 저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나'조차 결국은 그 마이너리그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여성 작가로서 남자들(그것도 저질에 무식한)의 심리에 이토록 도통해 있는 것이 몹시 놀라웠고, 읽으면서 계속 웃음을 터뜨리며 볼 수 있을 정도로 문체도 유쾌하고 재미있었다.그러나, 이 책을 읽고난 감상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무겁다. 작가는 그 희화화된 네 주인공들을 통해 독자인 우리 자신에게 준엄하게 묻는다. '나는 이 주인공들과는 달라' 하고 높은 데서 내려다보던 우리들 독자도 결국은 마이너리거가 아니냐 하고. 그렇기에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허망한 오만이 깨어지는 것을 느끼며 무거운 마음에 젖어든다.재미와 여운을 갖춘 괜찮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