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이너리그.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의 대다수를 점하는 80의 평범한 사람들이 마이너가 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세상에서 조명받는 것은 소수인 20. 하지만 그들이 사회를 이끌고 주도해나가기에 그들은 메이저리거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 서로가 서로를 경멸하며 나만은 저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나'조차 결국은 그 마이너리그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여성 작가로서 남자들(그것도 저질에 무식한)의 심리에 이토록 도통해 있는 것이 몹시 놀라웠고, 읽으면서 계속 웃음을 터뜨리며 볼 수 있을 정도로 문체도 유쾌하고 재미있었다.그러나, 이 책을 읽고난 감상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무겁다. 작가는 그 희화화된 네 주인공들을 통해 독자인 우리 자신에게 준엄하게 묻는다. '나는 이 주인공들과는 달라' 하고 높은 데서 내려다보던 우리들 독자도 결국은 마이너리거가 아니냐 하고. 그렇기에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허망한 오만이 깨어지는 것을 느끼며 무거운 마음에 젖어든다.재미와 여운을 갖춘 괜찮은 작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