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지 - 유키 카오리 단편시리즈 5, 완결
유키 카오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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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카오리 유키의 초기작이라지만... 역시 초기작인 듯;; 내용이 좀 안 이어지고 장면 전환이 워낙에 확확 되어 꽤 정신 산만했습니다. 그렇다고 최근에 그렸다는 후반부도 정신 없긴 마찬가지. 초능력자 네지와 바츠의 옴니버스 해결사 이야기로 어쩌면 후속편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합니다만, 나온다면 이 중구난방의 연출을 좀 자제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아예 단편이 아니라 장편으로 나가서 넉넉한 페이지로 이야기를 풀어가던가;; 아무래도 카이네 라든가 소년 잔상 같은 다른 단편보다는 매력이 떨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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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석과 나 1
심혜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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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야말로 신세대 만화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평소 좋아하지 않던 통신체가 꽤 남발되는 만화였지만 그게 어울린다는 느낌. 간결하지만 예쁜 느낌의 그림체와 어우러지는 아주 깔끔하고도 폭소 터뜨리는 내용. 정말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캐릭터들이 전반적으로 살아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단순무식하지만 눈보신이 아름다운 이수, 왠지 재수없지만 어쨌건 눈보양은 되는 수겸, 귀여운 쌍둥이 형제들(아우, 귀여운 것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매력은 여주인공 수안이겠죠. 생각없는 듯 하지만 자기 주장 확실하고 밝고, 또한 그 생각없는 듯한 면도 재미있어서 좋습니다. (2권 끝에서의 그 옷차림 힘줌이란... 푸훗)

요새 나온 신세대풍 만화 중에서 (나 같은 구닥다리 세대가) 가장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는 완충지대 만화같은 느낌. 욕이 나와도 거친 행동이 나와도, 예쁜 그림체와 깔끔한 연출 속에 다 녹아들어갑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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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과 제왕 - 문화인류학 3부작 넥스트 3
마빈 해리스 / 한길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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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 인생에 전기를 마련한 책이 4권 있습니다. 하나는 초등학교 졸업식 전전날인가 봤던 '교과서에서의 여성 차별'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어린마음에 아무 생각 없이 교과서를 배웠던 저는, 교과서가 실은 얼마나 여성차별적인가를 깨닫고 전율을 느꼈었습니다.

두 번째 책은 중2때 보았던 정신세계사의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인간의 시간이 얼마만한 용량을 갖고 있는가를 실존인물의 삶을 통해 펼쳐보인 책인데, 그걸 읽고 또 한번 충격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게으름을 버리지 못했으니, 게으름은 어쩔 수 없는 천성인가 봅니다.)

세 번째 책은 고2때 보았던 '거꾸로 읽는 세계사'. 그렇다고 제가 딱히 실제 행동에 옮기는 훌륭한 지식인이 된 것도 아닙니다만(웃음), 적어도 역사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지요. 교과서의 이미지를 꺠어 준 책이라는 점에서 첫 번째 책과 일맥상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책이 바로 이 대학교 2학년 때 봤던 '식인과 제왕'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종교의 문제로 상당히 고민을 하고 있었고, 이 책은 그런 저에게 굉장히 설득력 있는 '무신론'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저를 '신은 없다' 쪽으로 돌려놓은 책. 어쩌면 가장 큰 영적 호소력을 저에게 심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이지, 한참 종교의 문제로 고민하던 저에게는 복음이자 전율이었습니다. 왜 현대의 신은 역사(役事)하지 않는가. 왜 종교는 남녀차별적인가. 남녀차별의 문제는 초6이래 저를 항상 괴롭히던 의문이었고, 이 책은 그 뿌리에 관하여 어떤 종교도 제게 주지 못했던 해답을 주었습니다.

바로 <생식 압력>이었습니다. 그 한마디의 키워드가, 저의 오랜 의문을 단숨에 해결해 주었던 것입니다. 내 인생 첫 번째 책의 '완성'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그 생식 압력이라는 키워드는, 지방마다 다르게 발전한 금기, 종교, 그리고 좀더 구체적인 의문들, 가령 왜 더 발전했던 중국이 후대에는 유럽에게 먹혔는가 라든가 그런 의문에도 해답을 주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 책이 지나치게 문화를 환경 결정론적으로 몰고간다고 비난한다지만 글쎄요, 이보다 더 명쾌한 이론이 어디 있을까요.

가령 챕터 13의 '물의 올가미'. 이 이론보다 더, 중국과 유럽의 역사 발전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드러내주는 말이 있었습니까? 끽해야 유럽인들이 한다는 소리는 백인의 우월함 아니던가요.

왜 아스텍 사람들은 사람을 잡아먹었는가에 대한 해답 역시 다른 책에서는 본 적이 없습니다. 보통은 그 역사에 대한 끔찍하고 선정적인 이미지만을 부각할 뿐, 근원에 대한 해답을 파고들지는 않지요. 하지만 마빈 해리스는 해답을 주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든 문명에 빠짐없이 적용되면서 아무런 모순을 남기지 않는, 완벽한 키워드를!!

...어쩌면 저는 이 책을 읽고 느낀 경이감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남들은 찾아내는 오류를 찾아내지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건 학계 사람들은 이 이론에 반박도 많이 한다니까)

하지만, 이 책은 가치가 있습니다. 정말 있습니다. 사회 현상의 근원, 인간 역사의 원류. 문화의 생성 과정. 모든 부조리와 차별과 불합리에 의문을 느끼고 진리를 갈구하던 모든 '마음이 가난한 자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분명 뭔가를 얻을 것입니다. 설령 약간일지라도, 분명히. 모든 '마음이 가난한 자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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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칼 1
안시현 지음 / 다모아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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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통신에 연재되었을 때, 주인공은 산길 안내인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길안내를 의뢰해온 특이한 여성 여행자들. 주인공에게는 또한 특이한 검이 있었다. (바로 녹슨칼!)
...이쯤 되면 우리는 주인공을 개깔보는 여성 여행자들의 코를 주인공이 중간쯤 납짝하게 누르는, 이름하여 은거 영웅 스토리를 상상하게 된다. 별볼일 없어보이던 주인공이 알고보니 과거의 영웅이며 힘을 숨기고 있는 히어로라는 스토리는, 우리 모두가 너무나 흔하게 접해오던 이야기이고 또한 매력적인 이야기다. 독자는 은연중에, 무의식중에라도 언젠가는 주인공이 끗발날려주길 기대하게 되기 때문에, 이런 은자 영웅 스토리는 주인공이 힘을 언제 드러낼 것인가, 그 호기심 때문에라도 흥미진진하게 보게 되는 것이며, 또한 작가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설정은 흥미를 쉽게 유발할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설정이다. 나는 스파이더맨의 영화가 개봉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이 이야기는 절반쯤 들어맞는다. 주인공은 과거의 영웅이 맞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힘이 봉인된 주인공은, 힘을 잃어버렸다는 충격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한 적응 과정 속에서 엄청 비.굴.해졌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이 소설의 주인공은 도대체 힘을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작가의 장치인지도 모른다. 명색이 주인공인데 설마.. 하는 심리가, 나, 당신, 우리 독자 모두에게 숨어있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덕분에 독자는 끌려가게되고, 나도 중간까지 그 기대를 하며 읽었다. 대체 이놈의 주인공은 언제쯤 힘을 발휘할 것인가. .....지금까지로는, 도무지 되살아날 것 같지 않다. (칼까지 남에게 줘버렸으니;;)

그러나, 그럼에도 소설 <녹슨칼>은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들을 잘 형상화했으며 '힘을 잃은 주인공'의 과거에 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데도 성공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에서 약간의 지루함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흥미와 궁금증을 잃게하는 요소는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평하자면, 괜찮은 판타지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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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하지 맙시다
신고산 / 사회평론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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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 된 책이군요. 10년이 지나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벌써 그 절반을 넘긴 책입니다.
요즘같이 세상이 휭휭 변하는 때에 이런 오래된 책은 정말이지 오늘날에 적용되지 않는 부분도 많으리라 생각했지만...오랜만에 다시 읽어본 이 책이 200년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을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1. 저축하지 맙시다. / 당시만 해도 이율은 10퍼센트대였습니다. 지금은 5퍼센트 대이지요. 이제는 정말로 저축하는 사람은 나라에 돈을 바치는 애국자가 된 셈입니다.

2. 차 세금 - 여전하지요. 바뀐 건 없습니다. / 단지, 요새는 집값이 너무 올라서(정말, 당시의 자료를 읽어보면 지난 6년간 집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알겠습니다) 차를 안 사더라도 5년 후에 집을 사긴 불가능하지만요.

3. 집 문제. / 네, 정말 뼈저립니다. 6년 전, 신고산씨는 집을 사라고 말했지요. 97년 IMF 때 폭락하기는 했습니다만, 그것도 잠시, 집값은 어느새 다시 훌쩍 올라버리고 말았습니다. 최근 1년간의 집값 폭등은 정말이지 6년전이나 지금이나 세상이 바뀐 게 없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정말 알 수가 없어요... 인구가 특별히 많이 느는 것도 아닌데 웬 집이 이렇게들 많이 필요한지...쩝)

4. 담배와 조세 /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금연 운동이 지자체의 재정을 얼마나 목조르는지... 그건 6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군요.


이러한 미시경제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삼성과 현대, 노동자만 잘라내는 구조조정 등등은 지금 봐도 새롭습니다. IMF가 터지기 이전의 당시에도 구조조정 하면 노동자만 해고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강도가 심해졌으니... 어찌 세상이 이럴까요. 요새 비슷한 책으로 <열보다 큰 아홉>이라는 책도 나와있지만, 그 책이 좀더 중도적이고 어찌보면 신경제 적인 시각-우익적 시각을 다소 갖고 있는데 반해 이 책은 좀더 진보적이고 좌익적 시각, 보다 더 따스한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도 더 재미있구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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