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아시나요 - 양장
발레리 샤프 사진, 로이 블라운트 주니어 지음, 이진 옮김 / 한숲출판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내 마음 아시나요' 라니. 맞다. 어찌 알겠나. 입으로 말하는 인간조차 서로에 대해 오해하고, 말이 안 통한다고 아우성치는 판국에, 말도 안 통하는 놈들의 마음을 어찌 알겠는가. 우리는 오로지 눈치코치, 오랜세월 단련해온 수만년의 만종(種)공통어인 손짓발짓몸짓으로 서로의 의사를 표현할 뿐이다.

이 책은 비록 인간이 덧붙인 글이긴 하지만 동물 시선의 글을 덧붙였다는 점에서 동물의 사진에 인간의 감정을 덧씌운 '블루 데이 북'보다 진일보한 동물 책이다. 인간의 손에서 즐거울 때도 있지만 힘들고 지겹고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할 때가 그들에게도 있음을 유머스러우면서도 가끔은 콕콕 찌르는 촌철살인의 명구들로, 깜찍하게 엮어냈다. 언제 봐도 명언이다. '내 마음 아시나요.' 동물을 기르는 주인으로서, 두고두고 새겨두어야할 명구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에게 말을 걸어봐
이유명호 지음 / 이프(if)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가장 인상적인 구절이자 가장 실질적인 구절은 역시, 한 식사를 살로 환산하는 구절일 것이다. 살 1g은 7.7kcal, 1kg은 7700kcal라는 구절. 가령 라면 한봉지
500kcal/7.7kcal=65g의 살이며 여기에 밥과 떡, 달걀을 풀어넣고 9일만 작정하고 먹으면 1kg가 가뿐히 찌고, 그렇게 1년 살면 24kg이 찐다니!!! 수많은 곳에서 내놓는 kcal 구절보다도 더 살떨리는 살 환산 경구였다.

그 외에도 이 책은 인상적인 구절이 상당히 많다. '몸은 안다, 왜 굶는지를. 먹을 수 있는데도 주인이 일부러 굶기면서 고문하고 있다는 것을. 살이 증오와 혐오의 대상이라는 것까지도...' 라는 구절은 섬뜩하다. 몸과 화해하지 못하면 살 빼는 일도 지난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 외에도 우리 사회가 얼마나 여성의 외모를 압박하고 있는지에 대한 담론도 즐겁고,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문제는, 역시나 실천이 어렵다는 것이지만.... 열량/7.7kcal=찌는 몸무게의 공식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님되는 법
진산 지음 / 부키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처음에 이 책의 글을 접한 것은 인터넷이었다. 인터넷의 개인 홈페이지에서 이 글을 읽고, 거기에 달린 수많은 생생한 남녀의 리플들도 볼 수 있었다. 모두 즐거워하고 있었고, 남자들의 '이런 사도(邪道)가 널리 퍼지면 안된다'는, 반 비명 반 웃음의 자지러지는 절규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 책의 미덕은, 누구나 편히 볼 수 있는 글로서 남녀평등의 심오한 도를 설명했다는 데 있다. 가령 일부 여성학 책들에서는 지나치게 한쪽의 입장만 부각하거나, 글의 톤이 강해서 거부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책은 정말이지, 낄낄 깔깔 웃으면서 읽다보면 순식간에 한 권이 후딱 지나가면서도, 그 속에서 놓치지 않고 평등한 부부의 길이 어떤 것인지(..아, 평등하진 않나. 한쪽은 마님 한쪽은 삼돌이이니)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 비법은, 마님의 도 마도는, 범인이 따라하긴 어려운 듯. (무엇보다도 남자보다 더러워야 한다는 건...... 책에도 나왔듯이 상당한 극기를 요할 듯 한다. 그래도 살아남으려면 해야 하려니...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출판사의 선전문구인 '여자들에게는 희대의 비서, 남자들에게는 희대의 금서'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명작. 예비신랑신부와 초보부부들의 집에 꼭 한권씩 있어야 할 책이다. ^^

PS : 혹자는 이 책이 가볍다, 결국 자기 신변잡기 위주 글 아니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이 책에는 작가의 독특한 향기가 살아있어서 좋다. 가령 '엄마 없어서 슬펐니' 같은 진짜 삶의 고뇌가 진득하게 우러나오는 체험수기집의 경우. 읽으면서 암담 참혹 끔찍... 물론 현실을 직시할수 있는 장점도 있고 그런 여성들의 삶을 함께 안타까워하는 공유체험도 할 수 있지만... 나는 그 책, 두번 읽게는 안 되었다. 아니, 두번은 읽었는데 세번 읽게는 안 되었다. (결혼한 뒤라면 또 모른다)

세상에는 하많은 결혼체험수기가 있고 기혼녀 생활수기가 있다. 하지만 과연, 이 책의 저자만큼 맛깔스러운, 유쾌하고 독특한 향기가 나는 수기가 그리 흔할까. 결혼은 피와 눈물로 이루어진 고뇌의 개미지옥만이 아니고, 이 저자처럼 얼마든지 살맛나게 가꿀 수도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지 아니한가 말이다. 삼돌이 길들이기, 친정 부모 등치기, 자식 뻐꾸기 만들기... 그런 것들을 이토록 감칠맛나게 서술한 수기라니. (과연 그래서 소설가는 뭐가 달라도 다른가보다 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

책이 좀 얇은 감은 있지만 그건 출판사 상술이고, 내용만 놓고 볼 때 난 이 책이 좋다. 읽을 때마다 감칠맛이 새록새록 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몸과 마음을 지키는 10분 명상 배우기
쓰다 스구루 지음, 신금순 옮김 / 넥서스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어제 샀으니 아직 제대로 실천은 못 해봤지만, 이 책을 산 것은 책 제목처럼 간편한 명상책이라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림과 글을 보고 혼자 명상을 한다는 건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인듯. (대체 내가 제대로 하는건지 아닌지 봐줄 사람이 없으니... 게다가 책에는 여럿이 같이 하는 것이 좋다고 나와있는데, 과연 그렇다. 서로 기를 받느니 안 받느니가 문제가 아니라 혼자 책만 보고 하다보니 아무래도 '이게 맞나 안 맞나' 의심 때문에라도 제대로 꾸준히 하기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이 책에 들어있는 음악CD만으로도 돈값은 충분히 하고 있고, 뭐, 아무렴 어떤가. 저자 말마따나 어쨌건 여기의 명상은 쉽다. '하-'하는 호흡만으로도 명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누누히 강조하고 있으니, (그리고 처음엔 하루 5분도 충분하다고 되어 있으니) 그것만이라도 일단 열심히 해보면 뭔가 느껴지지 않을까.

위에서, 책을 보고 하다보니 막막하다고 썼지만 그래도 이 책만큼 쉽게 쓰여있는 책 또한 없는 건 사실이니까. 그리고 편집도 세련되어 눈에 보기 즐겁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아와줘서 고맙다, 기니피그야
맹명희 지음 / 도서출판 JMG(자료원·메세나·그래그래)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도 이제 이런 동물 사진 수필집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 같아서 몹시 기쁩니다.

작가가 전문 사진작가가 아닌지라 사진들이 썩 매끄러운 건 아니지만 서툰 대로 소박한 사진들이고, 무엇보다도 기니피그에 대한 넘치는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사진들이어서 보기가 참 좋더군요.

그냥 여러마리의 동물을 찍어 담은 일반적인 사진집이 아니라 한 기니피그 가족을 대상으로 오랜기간에 걸쳐 담은, '한 집안의 역사책'이라는 점에서도 감상은 남다릅니다. 단지 눈에 보기 좋게 찍은 평범한 사진집이 아닌, 이렇게 인생(?)이 담긴 사진 수필집은 보는 이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불러넣어주지요.

포동포동하고 털복숭한 동물을 사랑하는 분이면, 굳이 기니피그의 애호가가 아니더라도(저처럼) 충분히 보고 잔잔한 감동을 받으실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