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어서 슬펐니?
김미경 외 열 명의 엄마들 지음 / 이프(if)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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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결혼하지 않은 여성인 나로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두렵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우우... 일과 집안일의 병행이라는 게 힘들다는 건 익히 알고 있지만, 실제로 체험하지도 않고 체험담만 들어도 이렇게 무섭다니. 나처럼 겁많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은 '결혼하지 마!' 라고 가르치는 책으로도 보입니다. ^^;;

어떤 필자의 이야기였는지 모르겠지만, 가장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던 구절은 이것이었습니다. 남편은, 머리로는 가사를 도와야한다는 걸 알지만 가슴으로는 잊기 일쑤였고, 또한 자신이 그것을 해야 한다는 것에 힘들어했다고.... 하긴, 아무리 자신이 깨인 남자라고 자처하는 사람이라도 힘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당장 우리만 해도, 시집가기 전까지는 엄마의 노동력을 착취하며 살아가지 않는지. 엄마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당장 내가 편하고, 엄마가 그걸 용인해 주시니까.

하지만 그걸 내가 참아낼 수 있을까. 내 자식이 아니라 남편이 그모냥 그꼴로, 자신은 아침에 샤워하면서 '그래 난 제멋대로야' 라고 외쳐댄다면. 자기만 일하는 거 아니고, 마누라도 일하는데, 왜 집안일은 여자만이 떠맡게 되는지. 왜 사회는 엄마들에게만 저 많은 짐들을 강요하는지... 너무나 절절한, 내가 곧 뛰어들게될 현실의 암담한 모습에 한숨만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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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크노아 1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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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는 운동권적인 SF라고 해야 할까. 소외된 사람들, 삶의 어두운 부분. 수많은 SF가 그려낸 디스토피아적 혼돈은 이 작품에도 살아있고, 인간병기로서 탄생된 유전공학 실험체 주인공들은 세상에 널리고 깔렸지만 이 작품이 좀더 차별화될 수 있다면 역시 그런 운동권적인 시각이 아닐까 한다. 전형적일 수도 있는 등장인물들, 가령 자유를 갈망하는 사이보그 기타리스트서부터 주인공들인 유전공학 초능력자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어딘지 모르게 지금 우리 속의 소외된 사람들과 많이 닮아있다. 간단히 말해서 비슷한 주인공을 내세운 강경옥의 '노말 시티'와의 분위기 차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김혜린의 작품 속에 녹아있는 '사회(운동)적인 시각'이, 이 작품을 특징지운다고 할만 하겠다.

그리고 그 요소가 미래와 잘 녹아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참으로 뻔한 주인공과 뻔한 배경이지만 지금 이 책을 읽어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것은 그런 것 때문이 아닐까.
힘들어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김혜린 특유의 외유내강한 캐릭터들 덕분에. 이제는 시대감각 때문에라도 아마 뒤편이 나오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그래서 이 미완의 작품이 더더욱 소중하다. 정말이지, 뒤가 안 나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야...T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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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cat의 혼자놀기
권윤주 글, 그림 / 열린책들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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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캣은 어쩌면 작가의 분신이 아닐까 생각된다. 작가가 실제로 이런 생활들을 겪어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사실적이면서도 세세한 묘사가 가능할까. 나 역시 집에서 방에서, 혼자서도 잘 놀아요~ 타입이기 때문에 이 책의 스노우캣이 노는 방식에 대해서 잘 알고, 공감한다. 혼자 노는 일을 즐기는 사람은 그 즐거움을 잘 안다.

하지만 세상은 그걸 내버려두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것을 좋지 않게 여기고 자신들의 세상에 오라고 강요하고, 끝내 거절하면 '왕따'시킨다. 그런 세상 속이기 때문에, 혼자임을 즐기지만 가끔은 불안하고 외롭기도 한 스노우캣. 아주 간결한 선으로 이루어진 그림이고 여백도 휑휑 많지만, 그 여백의 배치도 오히려 스노우캣의 외로움을 잘 드러내고 있는듯하다. 여기의 많은 글들도 공감을 표하고 있긴 하지만, 역시 이 책의 진가는 혼자 놀아본 사람만이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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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TOEFL 유형별 영문법
신성일 지음 / 네오시스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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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같은 경우는 아예 처음부터 테입을 사서 같이 읽어나갔습니다. 테입을 들으려면 이 책만 가지고는 안되고 신림동 고시촌의 서점에서 파는 서브노트(기책)가 같이 있어야겠지만, 테입과 같이 들은 이 책은 상당히 훌륭했습니다. 이해가 쉬웠달까요. (물론 테입과 같이 들어서 그랬겠지만)

혼자 공부하는 것보단 테입 들으며 공부하면 이해도 쉽겠고요, 설명도 잘 하고 분류도 잘 되어 있고... 듣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문법에 벌써 통달한 듯한 착각도 들더군요. ^^ 일반 입시용 수험서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고시용 책이니만큼 일반인들에게 권하긴 뭣한 책입니다. 하지만 고시생들에게는 몹시 유용할 것 같은데요. 신림동 영어계에서 신성일 씨의 강의가 굉장히 인기 높은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듯 싶습니다. 하긴, 그래도 역시 혼자 공부하기는 벅찬 책인 것 같습니다. 꼭 테입과 같이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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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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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온지도 어언 10년이다. 오랜만에 다시 집은 이 책을 보며, 새삼 섬뜩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이 나아지긴 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 책에 나타나 있는 현실과 오늘날 우리 여성들의 현실이 그리 진보하지 않았음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초판의 추천사가 마음에 드는데 재판에는 그것이 없어서 좀 아쉽다. 그 추천사 중 인상적인 구절은 대충 이런 것이었다. 우리가 아주 당연시 여기는 평범한 일상이, 여성을 하나 하나 포박하고 박탈해가는 기제로서 작용하는 것을 치밀하게 그려냈다고... 맞는 말이다. 사실, 폭력남편이나 주사 남편들과 같은 극단적인 예를 제외하면 이혼은 그리 대단한 일이 있어서 일어나는 것만은 아니다. 일상의 가장 작은 것들이 모여 견딜수 없게 되어, 그리하여 산처럼 쌓여서 일어나는 것이 이혼이라 들었다. 비단 이혼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들은, 미시적인 사소한 일들이 쌓여 어느덧 철문보다도 견고한 벽을 쌓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섬뜩한 것은 바로 그런 것이다. 일상이 내게서 빼앗아가는 것... 결혼의 일상이라는 것이 여성을 함몰시켜가는 과정이,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워서, 나역시 저 속에 편입되면 저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소름을 불러일으킨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건 꼭 결혼을 하고 안하고의 차이는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혜완이 선우와 결혼한다면 멋진 결합일 거라고 생각하고, 그렇다 해서 혜완이 갑자기 홀로서기를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결혼과 홀로서기를 병행하는 삶을 그려낼 수 있다면 더 멋지겠지. 하지만... 선우같은 남자가 드물다는 것이 세상의 비극이다. 쩝.

결혼의 환상을 깨어주는 텍스트. 10년이 지나도록 이 책이 유효하다는 것은, 이 책의 미덕이자 세상의 비극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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