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5
헬렌 니어링 지음, 공경희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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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수필, 혹은 니어링의 사상서의 일환으로서 이 책을 집는 모양이지만...고백하자면 나는 이 책을 '요리책'으로서 집어들었다. 이런저런 육식의 폐해를 접하고, 나름대로 심기일전하여 채식을 해보겠노라고 골랐던 책이 이 책인 것이다. 간소한 삶을 살았던 니어링 부부가 복잡한 요리법을 구사했을 것 같지 않고, 100살에도 정정하여 스스로 굶어죽는 길을 택했을 정도로 건강히 살았던 그들의 노하우를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했었던 것이다.

그건 맞지만, 확실히 이 책은 외국의 요리책이라는 것을 깨닫고 조금은 실망했다. 구할 수 없는 준비물들도 많고 음식 자체도 낯설고. 물론 응용할 수 있는 요리법도 많았지만 결국 나의 게으름도 더하여 이 책은 그냥 ‘언젠가는 쓸 지도 모를 요리책’으로서 서가에 꽂히게 되었다;;

요리책을 떠나서 수필로서의 이 책은 그럭저럭 재미있는 편이지만, 썩 재미있지는 않았다. 낯선 인용이 너무, 너무 많이 나왔던 것이다. 인용이 넘치는 까닭은 물론 작가가 서두에 써놓긴 했지만, 그래도 보기에 불편할 정도로 많아서... 글쎄;;
니어링 부부의 삶을 조금 엿볼 수 있었던 것으로 만족한 책이었다.

PS : 공경희 씨의 번역은 매우 훌륭했다. 정말 문장이 반질반질 매끄러워서, 참 편하게 읽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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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 년 고려사
박종기 지음 / 푸른역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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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 공부하는 중에 고려사 부분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서점에 꿇어앉아 한참을 뒤진 끝에 이 책을 낙점하고 골라 나왔다. 전문 학술인이 쓴 책이지만 쉽게 풀어쓰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고, 재미도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내용도 풍부해 보였고.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읽는 재미가 있어서 내용이 솔솔 넘어갔다. 조선 500년 이전의 고려 시대가 얼마나 역동적이고 조선과 다른 시대였는지, 또한 고대(통일 신라)에서 근대(조선)으로 이어지는 그 중간 과정 역할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말, 딱 중간이더라- 라는 느낌이었다) 정치, 문화, 경제, 모든 분야 전반에 걸쳐 알기 쉽게 서술해 주어서 좋았다.
공부하느라 꺼내본 책이었지만, 공부와 무관하게 접했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 ‘다양성’의 고려를 조금이나마 엿보게 되어 즐거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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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매듭 빛깔있는책들 - 민속 5
김은영 글/사진 / 대원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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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 내가 무슨 매듭에 안목이 있고, 관심이 있겠나. 매듭이란 오래전에 사라진 우리집 자개장롱에 대롱대롱 달려있는 걸로 접했던 게 전부고, 그 매듭은 그나마 싸구려라서 별 인상도 없었다. 하지만 대원사의 빛깔있는 책이라는 시리즈에는 호감이 있었고, 그래서 무슨 출판 박람회 때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책이 이 책이었다.

매듭은, 예뻤다. 물론 매듭짓는 법에는 지금도 관심이 없지만, 이 책에 소개된 형형색색의 다양한 매듭은, 아름다웠다. 고급스러운 색실로 이리저리,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다른 무늬를 이루며 짜여져 있는 진짜 매듭은 참 곱고 예뻤다. 솔직히 글은 제대로 읽지 않았지만(매듭에 관심 없다니까;;)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옛 우리 여인들의 멋진 손놀림의 현장을 목격하고 있는 것 같은 만족감을 주었다. 그리고 낡은, 오래된 매듭에서 느껴지는 시간의 흔적도 보기 좋았다. 가끔, 옛것이 보고 싶을 때 지금도 꺼내보곤 한다. 후루룩 넘기며 사진만 보는 수준이지만, 그 사진들이 풍부하고 예쁜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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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 (반양장)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
로알드 달 글, 지혜연 옮김,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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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원서로 접했다. 얼마전에 인상깊게 읽었던(나같은 영어맹에게 희망을 주는 정말 감동적인 책이었다) 영어 교육론 책 'BIG FAT CAT의 세상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에서, 영어 훈련용으로 권한 책 중에 당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이 이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재미있는 책만 소개했다고 해서 철썩같이 믿었지만... 으음;; 나는 내 나이를 고려하고서 기대치를 잡았어야 했었나 보다. '객관적으로' 재미있는 동화인 건 맞지만, '내가' 재미있게 보기엔 좀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더 슬펐던 것은, 어린이용 동화임에도 모르는 단어가 한 페이지에 5~10개씩 쏟아져나왔다는 것이었다. 좌절T T

각설하고, 하지만 이 책은 어쨌건 흥미진진하다. 결말이 궁금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아, 정정. 주인공이 다른 네 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뭔가 타낼 것이라는 결말은 능히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싸가지없는 네 명의 아이들이 각각 어떤 식으로 벌을 받는가... 그리고 그 공장 내부는 얼마나 환상적인지.

조금 불만스러운 점이라면, 솔직히 미스터 원카도 비판받을 구석이 많은 괴짜인데 그걸 지적하지 않고 넘어간 점이다. 마이크 티비가 가끔씩 던지는 질문은 내가 보기엔 타당했고, 그걸 시끄럽다고 일방적으로 뭉개는 미스터 원카의 태도는 사실 안 좋은 거 아닌가? 그런데 결국 그런 태도에 대한 해명은 없이 동화가 끝나버렸으니...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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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사랑을 한다 1
서문다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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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들으면 슬퍼할지 모르지만, 이 작가는 SF보다 학원물이 더 마음에 든다. 약간 일본 학원물의 분위기를 풍기면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하지만 재미있다. 비현실적이지만 그래서 마음에 드는 두 주인공 은묘령과 정의문은 정말이지 초장부터 제몫을 다 하고 있달까. (첫화는 진짜 웃겼다. ^^) 불행한 과거 운운하며 한참 분위기 잡더니 끝내 돈타령으로 빠지고 마는 은묘령도 재미있고, 그리고 살림 잘하는 신세대 남편감(!) 정의문의 묘하게 어울리는 그들만의 신선한 4차원 이야기는 향후 그들이 학원물의 정석대로 러브 스토리로 발전하더라도 계속 내 뒤통수를 때리며 재미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이 작품의 뛰어난 점은, 개그이면서도 시리어스한 분위기를 겸비했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은묘령 과거 이야기는, 코믹하면서도 진지했고, 그리고 심지어 교훈까지 줬다!! (너무 혼자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향후가 계속 기대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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