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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발일까? - 세계의 신발 ㅣ 그림책은 내 친구 21
정해영 글.그림 / 논장 / 2009년 11월
평점 :
클로그, 기리 브로그, 설피, 머클럭, 보타, 고탈, 화펀시에... 이것이 어느 나라 말인가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세계 여러나라 신발들의 명칭들이다. 아기가 태어나서 누워만 있다가 기게 되고, 서서 걸음마를 배우면 부모는 아이에게 신겨줄 신발을 준비한다. 자신의 신발을 고를때와는 다르게 아이의 신발은 신중함을 더하게 된다. 아이는 신발을 통해 세상을 만나고 비로소 홀로서는 과정을 겪게 된다. 그러니 아이에게 신발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누구 발일까?>는 세계의 신발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그림책이다. 처음에 큼직하게 신발을 신은 발을 보여주며, 신발이 내는 소리와 모양을 알려주며 누구 발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다음 장에 그 신발을 신은 나라의 상징물이 보이고, 아이의 모습과 함께 신발의 명칭과 용도를 가르쳐 준다.
자세히 보면 각 나라의 자연환경에 맞는 신발과 멋을 내기 위한 신발로 분류해놓은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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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이 펄펄
소낙비가 주룩주룩
사는 곳에 따라 신발이 다 달라.
따뜻한 털신, 딱딱한 나막신, 튼튼한 가죽신......
하지만
소중한 발 보호해 주는 건
모두모두 똑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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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은 알록달록
모양은 삐죽빼죽
옷차림에 따라 신발이 다 달라.
빨간 신발, 뾰족한 신발, 굽 높은 신발.....
하지만
소중한 발 예쁘게 꾸며 주는 건
모두모두 똑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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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세살배기인데 의성어와 의태어를 참 좋아한다. 책을 읽고나면 한참 후에 의성어와 의태어를 혼잣말처럼 내뱉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의성어와 의태어가 가득담긴 책이다. 달각달각, 저벅저벅, 타박타박, 사각사각, 뽀드득뽀드득 신발이 땅에 닿아 내는 소리들이 참 다양하다. 뾰족뾰족, 알록달록, 폭신폭신, 반짝반짝, 울긋불긋 신발의 모양을 표현한 말들도 재미있다.
그림책이 주는 즐거움 중 가장 큰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볼거리다. 이 책은 볼거리가 풍성하다. 그냥 그림이 아니라 종이 헝겊, 실등을 이용해 오리고 붙여서 질감을 표현한 콜라주 기법이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각 나라의 신발뿐만 아니라 그 신발에 맞는 의상과 패턴들을 보는 즐거움 또한 작다고 할 수 없다.


꽃신의 경우 한지에 색을 칠해서 붙이고, 기와와 담쟁이는 사진을 찍어서 오려 붙인 것 같다. 색깔의 화려함. 한 페이지 가득 신발을 잡은 구도는 표현방법이 대담하다고 볼 수 있다.

뒤쪽엔 의성어와 신발만 보여주며 뒤쪽엔 누구 신발일까?라며 신발을 묻는 대목이 나오며 마지막장엔 앞에 나왔던 신발을 모두 보여주며, 이름과 특징을 보충 설명해 주고 있다.

습도가 놓은 일본에 딱맞는 게다를 알래스카에서 신기는 힘들것이다. 알래스카와 북아메리카에 사는 이누이트는 차가운 눈과 얼음에서 물이 스며들지 않고 발을 보호하는 머클럭이 제격인 것이다. 이렇게 신발은 각 나라의 특성에 맞게 만들어지고 있다. 각 나라별로 기후나 자연환경과 더불어 대표적인 상징물을 알려준 후에 이 책을 보면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