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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뭐든지 잘 그려요 ㅣ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3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6월
평점 :
목도 가누지 못하던 아기가 뒤집고, 기어다리고, 서서 걷고, 어느 사이에 책을 보고 벽 여기저기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노라면 참으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단순했던 욕구가 발달과정에 따라 점점 다양해져 이제 겨우 네 살이 된 딸아이의 욕구도 제대로 채워주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책을 읽어주거나 놀이터에 함께 가서 기구를 타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를테면 그림을 그려준다던지 할 때면 단순한 사물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어렸을 적 처음 크레파스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12색의 너무나 예쁜 크레파스를 쓰는 것이 아까워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만 했던 기억이 그림에 대한 첫 기억이다. 꽃을 그리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몰라 쩔쩔 맸던 기억은 하얀 공포로 남아 있다.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림 그리는 것은 어려움이다.
내 딸아이는 지렁이, 거북이, 달팽이, 물고기, 고양이를 좋아한다. 색연필을 들면 지렁이와 달팽이를 여기저기에 그려댄다. 하지만 물고기나 고양이는 엄마에게 그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림에 소질이 없는 엄마는 이럴때면 땀이 삐질 난다. 그러던 차에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시리즈를 만났다.
그 중 세번째 <난 뭐든지 잘 그려요>는 1, 2권에 비해 좀 더 발전한 것 같다.
'고양이 그리기' 를 보면 낮잠 자는 고양이, 서 있는 고양이,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 앉아 있는 고양이는 물론 고양이 가족까지 나와 있다. 그리는 순서에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여져서 어른은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도 따라 그리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722/pimg_718662104682876.jpg)
하지만 네 살 내 아이에겐 벅차서 엄마가 밑그림을 그려주고 거기에 색칠을 하라고 했다. 아이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즐겁게 색칠을 하였다. 굳이 그림하면 어려워하며 학원에만 보낼 것이 아니라 이렇게 친절한 책을 구입한다면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 그림 그리기가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