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납이 좋아 - 작은 집 두배 넓게 쓰는 좋아 시리즈
일본출판사 편집부 엮음 / 포북(for book)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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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부부의 주된 고민은 주거환경이다. 결혼할 당시 구입했던 15평 아파트는 7년의 세월동안 늘어난 세간과 세 아이로 인해 그야말로 창고가 되어 버렸다.
'길어야 3년정도 살겠지' 했던 생각은 집값의 폭등으로 좀 더 넓은 집에 대한 꿈을 접게 만들어 버렸고, 그나마 전세라도 어떻게 해볼까 알아보았지만 오히려 더 깊은 절망만 맛보고야 말았다.

우연히 찾은 도서관에서 발견한 이 책은 가뭄의 단비처럼 우리 부부에게 작은 위안을 가져다 주었다. 단 한페이지도 허술한 곳이 없는 그야말로 '알짜배기' 구성은 두고두고 놓고 보면 좋을 것 같아서 구매하게 되었다.

시중에 출간되어 있는 책 중에서 좁은 집을 넓게 이용하는 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막상 책장을 넘기면 기본 30평 이상의 집이 소개되어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며 주로 얼마나 예쁘게 꾸며놓고 사는지 '보여주기' 위주라서 일종의 쓴맛을 느끼곤 했는데 이 책은 나 자신의 습관에 대해 되돌아 보게 하는데, 작게는 의류 접는 법부터 손질법, 편지 보관법까지 나와 있고 자신의 수납 스타일에 따라 정리하는 법과 필요없는 물건들은 버리게 만드는 책이다.

우선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몇가지를 소개해 볼까 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p48~49)

우리 집은 직사각형이라서 복도가 좁고 길다. 그 공간을 어떻게 이용할 수 없을까 노상 고민했는데 이 책에서 해답을 찾았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양 벽면에 천장까지 닿는 벽장을 짜 넣은 것이다. 이 공간을 활용하면 우리집의 너절한 물건들은 모두 해결될 것만 같다.


TV 옆 벽장을 이용해 컴퓨터 공간으로 이용한 모습이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문을 닫아서 감출 수도 있다니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욕실에도 수납장을 설치해서 칫솔이나 화장품같은 것도 일절 올려놓지 않아 청소하기도 편할 것 같고 보기에도 무척 깔끔하다.


넓어 보이지 않은 주방이다. 조리 도구나 냄비들까지 이동식 왜건에 넣어 청소할 때는 다른 곳으로 옮겨 놓을 수도 있고, 어질러 놓기 쉬운 것들은 바구니에 담아서 깔끔한 느낌이 든다.


비좁은 공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납도구 리스트다. 수납도구도 아무렇게나 사는 게 아니라 미리 계획하여 적절한 것들을 구입하고, 비슷한 것들을 여러개 사용하면 통일감도 있다.


물건을 수납하는 장소와 사용 장소도 동선을 고려해서 '계획 수납'을 하는 것이 쾌적하고 편리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공간별 수납 포인트도 나와 있고, 사용의 빈도에 따라 물건의 위치도 고려해야 된다고 알려주고 있다.


'수납의 달인'이 되기 위한 기본 습관을 알려주고 있다. 보면서 좀 찔리는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필요없는 물건인데도 버리지 못하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점, 공간이 없다고 불평을 가진 점, 생활에 의욕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수납하는 시간을 따로 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는 즉시, TV를 보면서도, 주전자 물이 끓을 때까지, 취침 전 등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우리 부부는 큰 평수로 옮기는 계획을 미루게 되었다. 그리고 과감하게 필요없는 것들(책상, 신발장, 오래된 컴퓨터 등등)을 버렸다. 욕실과 부엌은 좀 더 편리하게 공사하기로 인테리어 업체와 계약을 하였다. 책을 한번 쭉 훑었지만 다시 펼치면 새로운 내용을 다시 배울 수가 있다. 주변에 나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또는 넓은 집이지만 정리를 못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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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그림책 보물창고 55
로버트 브라우닝 지음, 케이트 그리너웨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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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 어른들과 아이들에게 주는 혜택은 단순한 즐거움과 심미감뿐만이 아니다.
밝은 면과 아울러 어두운 면도 있는 이 세상과 인생에 대한 다면적이고 깊이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이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는 어른과 어린이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하찮은 시궁쥐들을 처리하는 사람은 그 마을에서 하찮은 사람일수밖에 없었다.
그가 어떤 눈빛을 지니고 그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는 멋진 피리솜씨로 온 마을사람들이 골머리를 앓던 쥐떼들을 물리쳤어도,
쥐떼가 사라진 다음에는 그 사람이 시궁쥐 취급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하잘것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너는 하잘것 없는 거렁뱅이라고 비웃어댄 다음에,
그 마을에는 미래와 희망과 웃음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하멜른시에 대하여,
하찮은 피리부는 사나이는 마을 아이들의 실종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교훈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런데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하멜른시는 우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그저 이야기속의 마을 이름일뿐일까?
서울 거리거리에 즐비하게 늘어선 고층건물들을 바라보면서,
그 위험하고 하찮은 건설노가다를 짊어졌을 수많은 피리부는 사나이들을 떠올리게 된다.
우수한 두뇌와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시간급 단순노동자로 취급받고 있는
수많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들과  IT노동자들도 생각이 난다.
보따리장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학의 시간강사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냉동창고와 용광로의 불길 속에서 한많은 청춘을 마감한 이름 없는 젊은이들도...


땀과 근육으로 피리를 불건, 지식과 기술로 피리를 불건,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고 쓰고 있는 수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하대와 천대를 받으며 한숨쉬고 있는 우리 사회의 수많은 피리부는 사나이들을 생각해 본다.
이런 우리의 현실이 파렴치했던 하멜른시와 비교해서 뭐가 더 낳을 게 있을까?


우리집에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히면서,
우리가 사는 이곳에도 배신당하는 피리부는 사나이와 앞뒤말이 다른 배부른 자들이 존재한다는 것과,
미래와 희망과 웃음이 없는 이 곳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를 말해 줄 것이다.


우리 귀여운 아가들아, 밥그릇 빼앗기지 말고 꼭 붙들고 살아야 한다.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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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나무 위의 눈동자 동화 보물창고 36
윌로 데이비스 로버츠 지음, 임문성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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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점심을 먹고 오후 2-3시쯤 대도시 한복판으로 나갔을 때의 그 번잡함과 정신없음이
어느 평화로운 가정집에 찾아들었다.
첫째딸의 결혼식....
온 집안식구는 눈이 핑핑 돌아가게 바쁘게 움직이게 된다.

 
그 와중에 어린 소년은 뜻하지 않게 살인사건과 살해의 위협에 휘말리게 된다.
큰누나의 결혼식이 그처럼 번잡하지 않고 차분하게 치뤄졌다면,
소년은 그렇게 외롭고 절망적이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크게 생각한 점은,
역시 가정대소사는 검소하고 소박하게 치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이렇게 결혼식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혼식을 허례허식에 잡아먹히지 않고,
두 사람의 앞길에 유익하게 치뤄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 관리를 잘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남편 부모나 형제, 친척에게 돌아갈 예단이나 선물 등은 신랑의 부담으로 마련하고,
신부의 부모나 형제, 친척에게 돌아갈 것들은 신부의 부담으로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시어머니가 결국 아들의 호주머니에서 털어내게 될 무리한 예단이니 뭐니를 요구하지도 않게 될 것이며,
양쪽집안에서 모두 검소하고 실리적인 결혼절차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살림집을 마련할 전세자금이나 주택매입자금과 결혼식과 피로연, 신혼여행을 위한 자금을 따로 마련하지 않고,
합해서 돈을 마련했다가 결혼식 비용 등을 쓰고 남는 돈으로 주택을 마련하고, 거기서 부족한 만큼을 대출을 받는 것으로 하면,
아무래도 대출을 적게 받기 위해서 결혼식이나 혼수나 신혼여행 등을 검소하고 소박하게 계획하게 될 것이다.


이바지다 뭐다, 폐백이다 뭐다 하는 것이 다 집도 넓고 땅도 넓고 곳간도 넓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우리가 진짜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결혼식의 전형은 정한수 한 그릇 떠다놓고 온 정성을 다해 백년가약을 맺는 것이라고 본다.


이와 같이 부모 형제들만 모여서, 중국집 탕수육으로 한 끼 식사를 같이 하며 결혼식을 갈음하였기에,
하늘도 기특하다 감동하여 우리 집에는 예쁘고 영민한 아이들만 점지해 주신 것 같다.


허례허식과 부화방탕함이 없이 오직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자연의 모든 현상을 신기해하고
책 읽기를 즐겨하는 우리집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지저분하고 헬렐레한 잡것들이 범접하지 못할 것이다.
설령 가까이 다가서려 한다고 해도 하늘이 독거미와 날카로운 발톱의 들고양이를 내몰아서 물리쳐 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에 있어서,
체리나무 위에서 길고 긴 하루를 보냈던 롭의 이야기는 좋은 간접경험이 될 것이다.


우리 아가들아, 엄마와 아빠는 마지막 순간까지 너희들의 독거미와 날카로운 발톱의 고양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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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뭐든지 잘 그려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3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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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 가누지 못하던 아기가 뒤집고, 기어다리고, 서서 걷고, 어느 사이에 책을 보고 벽 여기저기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노라면 참으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단순했던 욕구가 발달과정에 따라 점점 다양해져 이제 겨우 네 살이 된 딸아이의 욕구도 제대로 채워주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책을 읽어주거나 놀이터에 함께 가서 기구를 타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를테면 그림을 그려준다던지 할 때면 단순한 사물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어렸을 적 처음 크레파스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12색의 너무나 예쁜 크레파스를 쓰는 것이 아까워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만 했던 기억이 그림에 대한 첫 기억이다. 꽃을 그리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몰라 쩔쩔 맸던 기억은 하얀 공포로 남아 있다.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림 그리는 것은 어려움이다.  

내 딸아이는 지렁이, 거북이, 달팽이, 물고기, 고양이를 좋아한다. 색연필을 들면 지렁이와 달팽이를 여기저기에 그려댄다. 하지만 물고기나 고양이는 엄마에게 그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림에 소질이 없는 엄마는 이럴때면 땀이 삐질 난다. 그러던 차에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시리즈를 만났다. 

그 중 세번째 <난 뭐든지 잘 그려요>는 1, 2권에 비해 좀 더 발전한 것 같다.   

 

'고양이 그리기' 를 보면 낮잠 자는 고양이, 서 있는 고양이,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 앉아 있는 고양이는 물론 고양이 가족까지 나와 있다. 그리는 순서에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여져서 어른은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도 따라 그리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네 살 내 아이에겐 벅차서 엄마가 밑그림을 그려주고 거기에 색칠을 하라고 했다. 아이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즐겁게 색칠을 하였다. 굳이 그림하면 어려워하며 학원에만 보낼 것이 아니라 이렇게 친절한 책을 구입한다면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  그림 그리기가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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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커다란 알 아기그림책 보물창고 7
몰리 칵스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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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에게는 여러 개의 알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다른 알들은 모두 작았는데, 오직 1개만이 아주 커다란 알이었지요.
그래서 암탉은 그 커다란 알을 싫어해서 그만 남에게 주어버리려고 했답니다.
그러니까 작고 귀여운 알들만 이뻐한 것이지요. 

그렇지만  암탉의 알들이 못된 여우에게 모두 빼앗겼을 때,
아주 커다란 알에서 나온 씩씩한 어린 새가 작고 귀여운 병아리들을 여우에게서 구해냈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엄마 암탉은 작고 귀여운 병아리들뿐만 아니라
커다랗고 씩씩한 어린 새도 똑같이 이뻐하고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니 우리집의 큰 언니와 오빠들도 어린 아가 동생들을 잘 돌보아 주고 지켜주면
엄마하고 아빠도 아가 동생들뿐만 아니라 큰 언니와 오빠도 함께 사랑해 주고 이뻐해 주겠지요?

(동생이 태어났을 때 첫째 아이는 무척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가 그러한 관심과 사랑을 동생과 나누어 갖거나 아니면 심지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될 수도 있지요.
그런 첫째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서 동생들을 지켜줄 수 있는 맏이의 든든함을 당부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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