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나무 위의 눈동자 동화 보물창고 36
윌로 데이비스 로버츠 지음, 임문성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점심을 먹고 오후 2-3시쯤 대도시 한복판으로 나갔을 때의 그 번잡함과 정신없음이
어느 평화로운 가정집에 찾아들었다.
첫째딸의 결혼식....
온 집안식구는 눈이 핑핑 돌아가게 바쁘게 움직이게 된다.

 
그 와중에 어린 소년은 뜻하지 않게 살인사건과 살해의 위협에 휘말리게 된다.
큰누나의 결혼식이 그처럼 번잡하지 않고 차분하게 치뤄졌다면,
소년은 그렇게 외롭고 절망적이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크게 생각한 점은,
역시 가정대소사는 검소하고 소박하게 치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이렇게 결혼식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혼식을 허례허식에 잡아먹히지 않고,
두 사람의 앞길에 유익하게 치뤄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 관리를 잘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남편 부모나 형제, 친척에게 돌아갈 예단이나 선물 등은 신랑의 부담으로 마련하고,
신부의 부모나 형제, 친척에게 돌아갈 것들은 신부의 부담으로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시어머니가 결국 아들의 호주머니에서 털어내게 될 무리한 예단이니 뭐니를 요구하지도 않게 될 것이며,
양쪽집안에서 모두 검소하고 실리적인 결혼절차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살림집을 마련할 전세자금이나 주택매입자금과 결혼식과 피로연, 신혼여행을 위한 자금을 따로 마련하지 않고,
합해서 돈을 마련했다가 결혼식 비용 등을 쓰고 남는 돈으로 주택을 마련하고, 거기서 부족한 만큼을 대출을 받는 것으로 하면,
아무래도 대출을 적게 받기 위해서 결혼식이나 혼수나 신혼여행 등을 검소하고 소박하게 계획하게 될 것이다.


이바지다 뭐다, 폐백이다 뭐다 하는 것이 다 집도 넓고 땅도 넓고 곳간도 넓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우리가 진짜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결혼식의 전형은 정한수 한 그릇 떠다놓고 온 정성을 다해 백년가약을 맺는 것이라고 본다.


이와 같이 부모 형제들만 모여서, 중국집 탕수육으로 한 끼 식사를 같이 하며 결혼식을 갈음하였기에,
하늘도 기특하다 감동하여 우리 집에는 예쁘고 영민한 아이들만 점지해 주신 것 같다.


허례허식과 부화방탕함이 없이 오직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자연의 모든 현상을 신기해하고
책 읽기를 즐겨하는 우리집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지저분하고 헬렐레한 잡것들이 범접하지 못할 것이다.
설령 가까이 다가서려 한다고 해도 하늘이 독거미와 날카로운 발톱의 들고양이를 내몰아서 물리쳐 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에 있어서,
체리나무 위에서 길고 긴 하루를 보냈던 롭의 이야기는 좋은 간접경험이 될 것이다.


우리 아가들아, 엄마와 아빠는 마지막 순간까지 너희들의 독거미와 날카로운 발톱의 고양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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