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앙, 이가 아파요 네버랜드 과학 그림책 1
이마이 유미코 그림, 나나오 준 글,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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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났다. 아직도 나고 있는 상태다. 아이는 내가 이닦기를 할 때면 자신도 치솔을 달라고 한다. 그래서 이닦기가 수월하겠구나 생각했었다. 그때는 이가 한 두개 밖에 나지 않아서 이닦기를 해주지 않았었다. 그런데 정작 이가 나서 이닦기를 하려고 하니 아이는 입을 다물고 열지는 않는다. 아이를 달래도 보고, 얼러도 보고, 다른 아이들의 이닦는 모습을 보여주어도 전혀 미동을 않는다. 결국은 아이의 아빠가 없는 날을 틈타 아이에게 협박을 했다. 이닦기를 하지 않으면 엄마는 나가겠다고... 육아서를 보면 아이에게 이런 협박이 얼마나 안좋은지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나와있기에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내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특히 아이의 아빠는 아이에게 한번도 목소리를 높인 적도 없으며, 다정하게 아이의 요구에 응해주는 터라 아이 아빠가 있으면 아이 이닦기는 끝내 어려워질 것도 같았다. 아이는 불안감에 결국 입을 열었고, 이닦기는 성공했다.

지금도 이닦기를 할 때면 아이와 한판 신경전을 벌여야 하고, 결국은 응할거면서도 아이는 내가 어찌 나오나 관찰하는 것도 같다. 이제는 아이에게 가급적이면 부드럽게 이닦기를 하려고 마음 먹고 이 책을 읽어주었다. 아이가 필요성을 이해할련지는 모르지만 책읽어 주는 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한 번 읽어 주었다. 아이는 다시 읽어 달라고 한다. 내용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요즘 맛들린 과자라는 단어가 나오기 때문에 아이는 그 대목이 나오는 장면에서 냉장고로 달려가 과자를 달라는 시늉을 하는 걸 보면 내 계획과는 완전히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아이가 점점 발달해가고 이해하는 폭도 깊어지고 있으니 그래도 계속 읽어주면서 설명해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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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아, 고마워 네버랜드 과학 그림책 5
이마이 유미코 그림, 고바야시 마사코 글,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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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쁠때도, 슬플때도 눈물을 흘린다. 모래가 눈에 들어갔을 때도, 비눗물이 눈에 들어갔을 때도, 커다란 개가 쫓아왔을 때도, 괜히 야단맞을 때도 눈물이 나온다. 우리 아기는 더할 바가 없다. 내가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는 답답해서, 과자를 주지 않을 때는 서러워서, 어떨 때는 밖에 나가자고 울어댄다. 

눈물이 짠 이유는 40억년 전 바닷속에서 탄생한 생물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인류로 진화해 왔기 때문에 우리의 체액은 바닷물과 같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눈물도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바다의 자정작용 처럼 눈물은 안구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자정작용을 한다. 눈물은 안구 주변만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속상할 때는 실컷 울음으로써 마음에 쌓인 감정들도 해소하는 작용을 하는 것도 같다. 눈물은 눈도 상쾌하게, 마음도 상쾌하게 해주는 신비한 물이다.

요즘 나는 물론이고, 아이도 컴퓨터를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우리는 눈을 깜박여서 눈이 마르지 않게 유지하는데 컴퓨터를 보노라면 눈을 깜박이는 것이 적어지기 때문에 눈이 마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눈에 관한 질환도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내 주위에서도 눈물이 나오지 않아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눈물이 과도하게 나와서 치료를 하기도 했다. 내 아이가 건강한 눈을 갖기 위해 무심코 틀어주었던 컴퓨터를 자제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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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고양이야? - 베틀리딩클럽 저학년 그림책 2002 베틀북 그림책 10
기타무라 사토시 지음, 조소정 옮김 / 베틀북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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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후 너무 재미있어 깔깔 웃었다. 참 재미있는 줄거리에 반전의 묘미까지 주는 책이다.
어느 날 밤 뾰족 모자를 쓴 할머니가 내 방 창문을 타고 넘어 들어와 나한테 빗자루를 마구 흔들어 대면서 중얼거린다. 그러더니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이 책은 이렇게 표지를 넘기자마자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그리고 속표지가 나오고 이야기는 연결이 된다. 의문의 할머니의 방문 이후 다음날 아침 모든 것은 달라져 있다. 나는 제 삼자가 되어 내가 엄마에게 잠자리에서 끌려가고 식탁에 앉혀지거나 학교에 가는 모든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그런데 육체인 내가 학교에 갔는데도 또 다른 나는 집안에 그대로 있다. 그 의문은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고서야 비로소 풀리게 된다. 내 얼굴이 비춰야 할 거울에 내가 아닌 고양이가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내가 키우는 고양이와 영혼이 바뀐 것이다. 영혼이 바뀐 나는 좀 더 자유로움을 느끼고 고양이로서의 즐거움을 누리기도 하고, 밖에 나갔다가 뜻밖의 곤경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고양이가 겪었을 일들을 이해하게 된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내 육체속에 갇힌 고양이는 문의 고양이 구멍을 통해 들어오려다가 몸이 걸리기도 하고, 고양이가 하는 행동을 해서 엄마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밤이 되어 지난 밤 할머니가 다시 창문을 통해 들어와서 집을 잘못 찾았다는 말과 함께 주문을 건 덕에 다음날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학교에 갔더니 왠일? 선생님이 탁자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에서 독자들은 깔깔 거리며 반전의 즐거움을 맛볼 것이다. 읽고 나면 한참동안 마음 속에서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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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잡아!
이혜경 지음, 강근영 그림 / 여우고개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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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 책을 골라줄때 가급적이면 제 나이에 맞는 책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런데 아이는 꼭 제 나이에 맞는 책뿐만 아니라 부모가 보는 책이나 권해준 책에 더욱 관심을 보일 때도 있다. 요즘은 자연과 친구되는 날개 그림책에 관심이 있는데 세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아이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워 날개만 들춰보았고, 나 또한 아이에게 그 이상의 부담은 주지 않았는데 요즘은 아이가 전부를 읽어주기를 원하며, 씨앗을 심는 과정 부터 물을 주고, 흙을 덮는 과정을 이해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제 나이 또래의 책이 가장 부담없는 것 같다. 

여우고개에서 나온 이 책은 단순한 느낌이지만 나뭇잎 하나로 여러가지로 이용할 수 있고, 작은 벌레들의 모험에 아이 역시도 매우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말을 시작한 아이는 꼭잡아!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불명확한 발음으로 따라하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숫자를 세는 걸 즐기는 아이는 벌레의 수를 세기도 하며 글뿐만 아닌 상황에 대한 설명도 덧붙이길 원한다. 단순한 나뭇잎이 우산이 되고, 나뭇잎 배가 되고, 낙하산이 되었다가 보자기로 쓰이고 식탁이 되었다가 이불이 되는 상황이 연결되어서 재미를 준다. 상황 상황도 재미있고, 신기하며 특히 빨간 앵두를 따고 먹는 장면이 어른인 내겐 미각의 느낌마저 살려주는 것 같다. 아이와 함께 언젠가는 앵두를 나눠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친구끼리 사이좋게 나누고 어울리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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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우표 동심원 7
곽해룡 지음, 김명숙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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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이와 기차를 타고 지방에 다녀왔다. 비온뒤라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너무도 선명하게 그 색채를 드러내고 있었다. 회색구름이 넓게 하늘에 퍼져 있었으며 푸른 나무들과 모내기 전인 논에는 빗물로 가득했고, 아카시아 나무는 하얀 꽃들로 가득했다. 이제 말문이 터진 아이가 창밖을 보면서 "나무 나무" 하길래 내가 "아카시아 나무"라고 말해줬다. 아이는 단숨에 "아까시 나무"라고 말을 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기차타고 간 이야기를 뭐라 하면서 "아까시, 아까시"한다. 그래서 웃었는데 <입술 우표>라는 동시집을 읽다가 아까시나무가 나와서 깜짝 놀랬다. 혹시나 아까시나무가 따로 있나 싶어서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아카시아 나무였다. 


[피리가 된 아까시나무]

벌레를 물고 온 박새가
죽은 아까시나무 줄기 속으로 사라졌다

박새가 사라진 자리에
조그만 구멍이 뚫려 있다

찌르찌르 찌르르
구멍 안에서 
피리 소리처럼 맑은
아기 새 울음이 나온다


 '턱걸이'와 '달리기', 두 시는 참 건강한 느낌이다. 이를 앙다물고 눈을 감고 볼을 씰룩거리다가 팔을 굽혀 턱걸이를 하는 아이의 모습과 머리띠를 맨 아이들이 힘껏 달리는 모습을 지구가 들리고, 발바닥으로 힘차게 지구를 돌린다는 표현을 썼다. 운동회날이었는지 아이들의 활기찬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다. 


[달리기]

머리띠를 맨 아이들이 출발선에 서 있다

화약총을 든 선생님이 하늘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와아! 아이들 함성이 지구를 뒤흔든다

돌아간다, 돌아간다, 지구가 돌아간다!

머리띠를 맨 아이들이 발바닥으로 힘차게 지구를 돌린다


우리 아이는 곧 두돌이 되어간다. 18개월까지 젖을 먹였는데 그 후 밥을 잘 먹다가 다시 젖을 찾기 시작했다. 아이가 저렇게 원하니 어찌 주고 싶지 않으랴 마는 이가 상하게 될까봐, 밥을 적게 먹게 될까봐 젖을 주면서도 내심 불안한 마음이 있다. 아이는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이쪽 저쪽 젖을 빨아댄다. [해돋이]를 읽다가 엄마소가 송아지에게 젖을 주면서 고요히 서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나도 엄마소처럼 고요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해돋이]

송아지가 젖을 빤다

젖꼭지 네 개를
번갈아 가며 빤다

젖꼭지를 문 채
젖퉁이를 킁킁 박아 가며 빤다

엄마 소는 눈만 한 번씩 끔벅이고
먼 산 보고 있다

산꼭대기엔
붉은 해가 솟는다

엄마 소가 
붉은 해에게 젖 먹이고 있다

엄마 젖 먹고 붉은 해가
불쑥불쑥 솟아오른다


곽해룡 시인은 마음이 참 고운 분인가 보다. 팔뚝에 앉은 잠자리에게 겁도 없이 앉아준 것이 고마워서 숨소리도 죽이고 막대기처럼 서 있는가 하면, 철쭉나무 숲에서 오목눈이 아기 새를 발견하고도 아기 새들이 무사히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친구들에게 뻥쟁이라 불리우는 것을 택한다. 


[막대기가 된 날]

연못 구경을 하고 있는데
된장잠자리 한 마리가
난데없이 내 팔뚝에 앉았다

앉으라고 손가락 내밀 때는
달아나기만 하던 잠자리가
겁도 없이
내 팔뚝에 앉아 준 것이 고마워서

나는 잠자리가 날아갈 때까지
숨소리도 죽이고
막대기처럼 서 있었다


시인의 눈길은 또 소외된 자들에게 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면발 뽑은 연변 아저씨에게, 뇌성마비에 걸린 막내 고모에게, 빈 병 모으던 할아버지에게, 맹인 가수에게, 짐차 운전수인 아빠에게.... 하지만 '희망'이란 단어를 꼭 품고 있는 듯 하다.


[입술 우표]

짐차 운전수인 아빠는
한 통의 편지가 되어
부산도 가고
여수도 갑니다

떠날 때마다 아빠는
내 앞에 뺨을 내밀고
우표를 붙여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나는 입술 우표를
쪽! 소리가 나도록 붙여 드립니다

어느 날은 아빠가
부산으로도 여수로도 떠나지 못하고
반송되어 와
종일 술을 마신 적이 있습니다
내가 잠든 새벽에 떠나느라
내 입술 우표를 받지 못해서 그렇다며
이제 아빠는 
내가 잠들기 전에
미리 입술 우표를 붙여 달라고 합니다

어떤 날 아빠는 내 입술 우표를
한꺼번에 두 장 세 장씩 받아 가기도 합니다
내 입술 우표는 아무리 붙여 주어도 닳지 않아
아깝지 않지만
두 장 세 장 한꺼번에 붙여 드리는 날은
아빠를 오랫동안 못 볼 것만 같아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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