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01 | 10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 작은도서관 5
손호경 글 그림 / 푸른책들 / 200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포늪에는 진짜 공룡 똥구멍이 있을까?

책을 덮고 나니 우포늪에 대해 궁금증이 일어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 보았다. 책을 통해 느낀 우포늪은 그리 커보이지 않았는데 사이트에서 보니 생각보다 아주 컸다. 환상적인 사진들을 보며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근래에는 CCTV를 설치해서 인터넷만 접속하면 집에 앉아서도 우포늪을 볼 수 있게 되었다니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우포늪..』을 읽으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금이 작가의 『맨발의 아이들』과 황선미 작가의『마당을 나온 암탉』을 우포늪으로 옮겨 놓은 인상을 받았다. 그래선지 처음엔 이야기에 빠져들지 못했다. 우포늪 사이트에 들어가 정보를 살피면서 비로소 이 작품이 앞의 두 작품과 닮아 보일지언정 결코 우습게 볼 작품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우포늪을 왜 공룡에 비유했을까. 그것은 옛날에 커다란 공룡들도 이 우포늪에서 첨벙첨벙 뛰어 놀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환경을 지킨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인간은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수많은 파괴를 저질러 왔으며 현재도 진행형이다.




푸름이에게 우포늪이 있다면 내겐 각심어린이 공원이 있다.

5년 전 초여름이었을 게다. 결혼을 앞두고 우리 부부는 집을 구하러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러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까지 왔는데, 놀이터 겸 공원과 작은 숲을 이룬 동산이 너무도 맘에 들어 바로 계약을 했었다. 여름이면 키 큰 잣나무와 단풍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내어 시원하고, 아파트 현관에서 이어진 길을 걷노라면 숲에 와있는 듯 기분이 상쾌하고 맑아진다. 봄이면 살구꽃들이 흐드러지고, 가을이면 불타는 듯 검붉게 물든 단풍나무들, 겨울이면 더욱 짙푸른 잣나무에 눈이 소담스럽게 쌓인 광경들.... 만 5년이 넘게 각심어린이공원은 우리 삶의 일부요, 주민들의 안식처로 모두를 넉넉하게 품어주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올해 봄부터 주변의 놀이터들이 ‘상상’이란 이름을 달면서 탈바꿈하더니 기어이 6월에 각심공원에도 현수막이 걸렸다. 공청회를 한다고 했다. 주민들의 어수선한 목소리들과 함께 노원구청 관계자들이 나와서 ‘앞으로 공사를 할 것이다’라고 포고를 하였다. 나누어준 유인물을 보니 나무들을 다 없애고 난 그 자리에 놀이기구 몇 개 가져다 놓고 생태공원을 만들기 위해 연못을 판다고 한다. 이 공사를 위해 서울시에서 12억, 노원구청에서 3억이란 비용을 지출한다고 했다. 주변에 300미터도 안 되는 곳에 두 곳의 상상공원이 있다. 각심공원처럼 예쁜 공원은 주변에서 찾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십수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쌓여서 지금의 아늑한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유행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개성보다는 유행을 따르는 나라다. 그래선지 무조건 파헤치고 잘라내고 그 대신 플라스틱과 시멘트로 버무려진 생태공원도 유행이 되어버렸다. 물론 나무뿐만 아니라 그곳에 살고 있는 수많은 곤충들도 엄연한 생명이거늘 그것들을 갈아엎고 근사한 무엇인가를 설치하려고 세금을 물 쓰듯 한다. 갈아엎어서 되는 게 있고 되지 않는 것도 분명히 있는데 말이다. 얼마 못가서 빈 웅덩이가 될 연못과 그저 방치될 운동기구들...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추억들도 나무들처럼 뿌리가 뽑히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서울시장은 다음 대선에서 표를 많이 얻을까?




 우리 아파트 뒤의 각심공원 밑에도 아주 커다란 공룡이 잠들고 있어서, 예쁘고 다정스러운 이 아름다운 공원을 파헤치려고 할 때 몰상식한 플라스틱과 시멘트 생태론자들을 혼내켜주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서 그런지 치밀한 구성과 밀도 있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한번 손에 쥐면 놓을 수 없는 책이다. 특히 그림작가 김동성의 단아하면서도 정갈한 그림과 깔끔한 문장이 매우 조화롭게 어울려  주인공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듯 하다.

내용을 살펴보면 주인공 장이가 시련과 좌절을 겪으면서 자라는 성장소설이면서 낙심이와의 풋풋한 감정도 들어가 있고, 결국에는 은인의 도움으로 성공하는 성공스토리이면서 자기희생과 용기도 보여주고 있다.

약계서점에 드나드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최서쾌의 사업 수완은 요즘말로 감성마케팅인 것도 같다.
   

 자신의 서재에서 책을 탐독하는 홍교리의 모습은 책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친구의 모습과 오버랩되기도 했으며, 나도 나중에 홍교리의 서재와 같은 그런 서재를 꼭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한편, 종교적인 색채 때문인지 ‘다빈치코드’라는 책이 생각이 났고, 여인네들이 언문소설을 빌려가는 대목에선 영화 ‘음란서생’이 연상되어지기도 했다.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서학이 일부의 지배계층과 글줄 꽤나 읽고 원망과 서러움을 갖은 계층에게 어필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작가의 종교가 천주교일 것도 같고 내용 중에 약간 언급된 걸로 미워 짐작하면 불교에 비판적인 것도 같다.

세상이 더러워져서 그 더러워진 세상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 종교가 늘어나는 것인지, 아니면 세상이 더러워지는 만큼 종교도 덩달아 종교마케팅에 힘을 써서 그 힘으로 종교가 늘어나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간 모자라니까요! 문지아이들 59
잔니 로다리 지음, 알렉산드로 산나 그림, 이현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그림책을 보면서 처음엔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의 그림책은 나도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건방진 마음도 들었다.
두번 째 읽었더니 그제서야 웃음이 나왔다. 기발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내가 건방떨었던 것을 반성했다.

책을 보게 된 연유는 동화모임에 주제가 패러디 동화였기 때문이다. 관련 서적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는데 < 빨간 모자 이야기>를 토대로 한 이 책은 패러디물로 분류하기에는 좀 아리송한 것 같다.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빨간모자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빨간모자 이야긴데 자꾸 노란 모자, 초록 모자, 검은 모자가 나오고 늑대 대신 기린과 말이 나온다. 이미 빨간 모자 이야기를 알고 있는 손녀는 엉뚱하게 이야기를 하는 할아버지에게 화를 낸다
빨간 모자라니까요!” “늑대였다니까요!” 

하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할아버지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그러다가 이야기 속에서 땅바닥에 떨어진 1솔도를 주워 껌을 사러 가는 빨간 모자를 보고는 
자신도 껌을 사고 싶다고 말한다.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1솔도를 주며 껌사먹으라고 하고 읽던 신문을 다 읽는 다는 내용이다.

결말을 보고서야 아하! 할아버지가 신문 읽고 싶은데 손녀가 이야기 해달라고 해서 
엉뚱하게 꾸미셨거나 대충 이야기 하신 거라는 추측을 해본다.

선명하고 단순한 색상에 여백이 많은 그림이 대화와 더불어 상황을 잘 설명해 주는 것 같다.
나중에 아이에게 이야기를 약간 비틀어서 해주면 아이가 어떤 반응을 할지 상상하며 웃음 짓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에게 말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
김민화 지음, 오윤화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심리 동화이다. 마음이 복잡해지고, 고민이 많아지는 열 살에서 열세 살, 삼춘기 아이들에게 엄마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대화의 요령과 스스로의 감정을 조율하는 방법을 알려 주고 있다.

작가가 아동심리 전문가로  현장에서 어린이를 만나면서 보고 들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서 그런지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만화, 일러스트, 일기와 편지 형식으로 구성되어 어린이 독자들이 읽으면서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을 것 같다.  재미와 진지함을 고루 섞어 만들어진 이 책이 나오기까지 편집자가 얼마나 많이 고심했을지 독자에 대해 배려했는지 그 흔적이 절로 전해지는 기분이다.
 
공부만 강요하는 엄마, 외모를 꾸미지 않아서 반 아이들에게 소개하기 부끄러운 엄마, 나이 어린 동생을 먼저 생각하라는 엄마, 나한테는 관심없고 일에만 바쁜 엄마 이렇게 5개의 사례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은 이런 엄마들을 보면서 화를 내기도 하고,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민하고 생각하고 결국은 엄마와의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나간다.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아줌마의 편지라는 글을 통해 제 삼자의 입장에서 갈등했던 과정을 조목 조목 짚어주며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 왜 부모가 아니라 엄마인가라는 물음이 떠올랐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세상에서 내 마음을 모두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만만하고도 편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치열한 입시경쟁에 내몰려진 아이들에게 요즘의 엄마는 집안에서의 역할 뿐만이 아닌 아이의 하루 일과를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엔 이런 엄마의 모습이 먹혔을지 모르지만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생각하는 힘도 커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더 넓어졌기 때문에 갈등은 어쩌면 필연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마와 아이 모두 솔직한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내겐 조카들이 다섯명 있는데 아홉살에서 열네 살이다. 책의 주인공들이 내 조카들인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책을 서 우선 아이가 아니라 부모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왜냐하면 부모 역시도 아이들과의 ’통하는’ 화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엄마와 갈등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겐 이 책이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설사 갈등이 없다고 하더라도 책을 읽으면서 서로를 자극하는 말은 삼가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전함으로써 해결을 모색하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내 아이는 아직 두 돌이 안된 상태다. 하지만 이 책이 단지 한정된 나이에만 해당되는 결책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와 ’말로 천냥 빚도 갚는다’라는 옛말의 가르침을 곱씹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양장) I LOVE 그림책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또 몇년 지나 아이가 어렵게 생기는 바람에 
우리 부부의 아이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다고 할 수 있다.
병원에 다니면서 한달 한달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초음파를 통해서 볼때마다
너무도 뿌듯하고 자랑스럽던지 ....
그런 아이가 어느새 19개월이 되었다. 나와 남편이 책을 항상 가까이 하기에 아이도
책이 가장 많은 시간 가까이 하는 놀잇감이 되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는 참 이쁜 책이다.
엄마 아빠의 마음을 그대로 담은 책이다. 그림도 글과 잘 어울린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책을 펴면 아이는 얼른 일어나 달려가서 곰돌이 인형을 가지고 온다.
책을 읽어줄 때 ’너’라는 말 대신 아이의 이름을 넣어서 읽어준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너를 사랑해’라는 대목에선
아이가 손으로 머리를 만지고 발을 만진다. 그리고 ’발 끝까지 사랑해’ 부분의
그림처럼 얼굴을 다리 사이에 넣고 쳐다보기도 한다.

’마음 깊은 곳부터 온몸 구석구석까지 너를 사랑해’를 할때는
온 몸 구석구석을 만지며 보듬어 주기도 한다. 아이는 사랑받는 느낌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이 책은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에게 특히 좋은 것 같다. 아이가 자라면서 태어났을 때 
조심스런 마음이 조금씩 느슨해져서 발달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데도 아이의 행동에
화를 내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때 이 책을 읽으면서 자기 반성도 하고 사랑해라는 말을 통해
서로가 따스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읽을 때 목소리도 책의 내용에 맞게 톤을 조정한다. 그러면 아이는 더욱 좋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01 | 10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