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11월, 오랜 만에 신간평가단으로 오가는 길에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마음을 고루 다스릴 수 있는 책들이어서 좋았습니다. 11월은 영화, 음악도 그렇고, 많은 예술가들이 스스로 목숨을 던진 우울한 달로 기억하고 있지요. 마냥 피하는 게 대수는 아니라고 봅니다. 매일 해만 뜬다면 지구는 사막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떠오르기도 하구요. 그 마음으로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그래픽노블 위주로 골라봤습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늘 그 위태로운 한 줄 거미줄이 인생을 잘 보여주는 듯 합니다. 그 안에 숨겨진 악마성도 그렇구요. 요 사이 괜찮은 그래픽노블이 많이 출간되네요. 한편으로 만화세대이기도 한 30~40대 어른들을 위로하면서도 현실과 아주 다르지 않은 상상의 세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베놈 vs. 카니지>는 그 스파이더맨보다 더 인기가 많다는 캐릭터들입니다. 어쩌면 지금 내가 사는 세상도 그렇고, 내 자신도 그렇고 내 자아가 아닌 누군가 조정하고 잇는 건 아닐까요? 멋진 그래픽이 일품인 책입니다.
사실 만화를 무척좋아하는 편이지만 <엘제양>이라는 만화는 낯섭니다. (이제 막 발간하기도 했지만요.) 작가 마누엘레 피오르 (Manuele Fior) 씨도 처음 듣는 이름이구요. 어디에서도 만화 얘기를 하면 대화를 나눌 정도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러고보면 늘 일본만화, 우리만화, 미국만화로만 만화를 판단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만화 만큼 특정 국가에 편중된 장르가 있을까 싶어요. 그래서 미메시스 출판사에서 야심차게 시작한 유럽 만화 시리즈를 응원하고 싶습니다. 가을 단풍처럼 왠지 표지 그림이 마음을 이끕니다.
앙토냉 아르토는 그의 저서 <연극과 그 이중>에서 ‘잔혹연극’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연극이론을 확립한다. 그러나 근친상간, 존속살인의 무대는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했고, 이후 발작 증세를 보이던 아르토는 정신병원에서의 긴 기간 수용 끝에 사망했다. 저자는 30년 넘게 연구해 온 아르토의 연극과 인간관을 한 권에 담아 보여준다.
소개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자신의 생각을 머리에서 꺼내 무대에서 구현하여 세상의 가식을 한꺼풀 벗겨내려고 한 작가입니다. 연극이 상대적으로 영화에 비해 예술로 남을 수 있는 몇 가지 이유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지요. 연극을 워낙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전에도 썼듯이 '지만지 출판사'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한 선택입니다.
그래도 버릴 수 없는 욕구랄까요. 분량이 신간평가 기간 내에 읽고 삭혀서 쓰기가 부담스럽기도 하겠지만, 언제고 읽어야할 책이 아닐까 싶어서 선택했습니다. 그림의 이해나 도상학 관련해서 책을 두어 권 읽은 게 다지만, 이미지를 해석하고 분석한 책은 늘 흥미롭지요. 이미지란 곧 이성과 감성이 압축된 결과일테니 말입니다.
이미지의 모든 것을 통찰한 위대한 명저
올컬러 도판 수록한 정식 한국어판 출간
수만 년간 힘을 발휘해온 이미지의 위력은 무엇인가 ―
그것은 어떻게 인간사회를 결속시키고 흩어놓고 파괴하는가
이미지를 움직이고 활용하는 자들의 신학, 정치학, 미학.
다소 거창한 소개지만 한 번 믿어보려고 합니다.
사진집이 보통 그렇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흠... 10월 31일 딱 10월에 맞춰 출간되기도 했군요. 알라딘 MD의 선택! 그 선택을 우선 지지합니다. 퓰리처상은 언제고 화제에 오르는데요. 삶의 기록으로 구태의연하나 대체할 수 없는 무엇이 그 안에 담겨있으리라 봅니다.
요 사이-어느 정도 먹고 사는 나라 얘기일 수 있지만-휴대폰이고, 카메라고 워낙 많은 사진들을 찍어 실시간으로 올린다고는 하지만 역시 중요한 건 어떤 시각과 어떤 시선으로 어디에서 가서 찍느냐가 가장 중요하겠지요. 딸 설명이 필요없는 플러쳐상 사진의 모든 것을 담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