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왜 불온한가 (김규항/돌베개)
김규항이 꿈꾸는 세상은 무엇인가? 그리고 김규항이 살아가는 방식은 무엇인가? 여기에 그 답이 있다. 인간 김규항을 넘어, 지식인 김규항을 넘어, 인간이 바르게 살아가는 법이 여기에 담겨 있다. 최고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2. 지식의 발견 (고명섭/그린비)
<지식의 발견>은 한국에서 주목할 만한 ‘지식(책)’들에 대한 평을 모아둔 것인데 선정한 책들이나 책을 말하는 고명섭의 글 하나하나가 참으로 주옥같다. 다루는 책들에 대한 흥미가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비평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지식까지 얻을 수 있으니 참으로 유익한, 일석이조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3.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알랭 드 보통/생각의 나무)
철학은 어렵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알랭 드 보통의 손을 거치면 철학은 더 이상 어렵지 않다. 오히려 유쾌하며 더 알고 싶어지는 모험의 공간이 된다.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은 몽테뉴, 소크라테스, 니체, 세네카, 에피쿠로스, 쇼펜하우어 등 6명의 철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어느 내용 하나 버릴 것 없이 풍부하며 흥미롭다. 읽어도 또 읽고 싶어지는 철학 입문서인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철학에 대한 무궁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4. 개 (김훈/푸른숲)
더 이상 김훈은 신인이 아니다. 남성만의 작가도 아니다. 국민작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개>는 그 현장이자 증거이다. 따뜻함과 애처로움이 공존하는 그 속에서 김훈의 힘을 만끽할 수 있다.


5. 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 (공선옥/당대)
‘가난’을 이야기하고 세상의 어두운 것을 이야기하는데 공선옥 만큼 치열하게 고민하는 작가도 없다. <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는 그런 그녀의 치열함이 고스란히 담긴 공선옥 그 자체이다. 그래서일까. 이토록 가슴을 울컥하게 만드는 산문집은 보지 못했다.


6. 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샘터사)
장영희가 신문에 기고했던 문학 관련된 에세이를 모아둔 <문학의 숲을 거닐다>는 문학을 이야기하는 책 중에 가히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왜 으뜸인가? 좋은 책에 대한 정보는 기본으로 얻을 수 있으면 다룬 작품을 읽기 위해 서점에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욕구까지 자극하니 어찌 으뜸이라고 하지 않을까? 더군다나 문학에 대한 진지함까지 갖추고 있으니 문학에 심취하고 싶은 마음을 뿌듯하게 채워준다.


7.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푸른숲)
이제까지 공지영 소설은 사람의 가슴을 아련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그녀는 가슴을 파고드는 소설의 힘을 보여줬다. 공지영 소설의 한 절정을 확인할 수 있다.


8. 코핀댄서 (제프리 디버/노블하우스)
<코핀댄서>, 한 문장이면 설명이 끝난다.
“2005년 최고의 반전이 여기에 있다.”


9.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푸른숲)
이 책만큼 행동하게 만드는 책도 없다. 무슨 행동? 당장 연락하는 행동!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했던 것이지만 몰랐던 것을 알려주는 한비야, 그녀 덕분에 지도 밖 인생을 배울 수 있다.


10. 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노블하우스)
추리소설은 흥미진진하면 끝인가? 아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것을 증명했다. 추리소설도 감동을 줄 수 있다고 가슴을 찡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증거가 바로 <호숫가 살인 사건>이다. 입시와 결손가정 문제로 벌어진 살인사건의 잔혹함 뒤에 찾아오는 감동의 피날레, 콧등을 시큰거리게 만든다.


11. 카스테라 (박민규/문학동네)
엉뚱한 작가 박민규, 그가 있어 한국문학은 생동한다. 그런 작가의 첫 단편집인 만큼 상상을 초월하는 기쁨이 담겨 있다. ‘난데없음’의 미학이라고 해야 할까? 인생은 삼천포요, 1등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꼴찌가 아름답다 말하는 박민규 소설이 참으로 난데없이 풀려있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 박민규에게 반하고 말 것이다. 더불어 한국 소설의 가능성까지 엿보며.


12. 신화의 역사 (카렌 암스트롱/문학동네)
신화는 무엇인가? 그리스로마신화의 신들의 이름을 외우고 그들의 이야기를 외우는 것이 신화인가? 답도 모른 채 신화를 보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신화의 역사>가 그 답을 알려주었으니까. 신화가 소설 속에서, 그리고 영화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주는 <신화의 역사>는 과감하게도 인간의 역사와 신화의 역사를 동일화시키는 놀라운 주장까지 펼치는데 그 주장이 황홀하기 그지없다.


13.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이왕주/효형출판)
이왕주의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의 등장은 한국 철학계의 혁명이다. 철학을 공부하던 사람들만 철학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철학을 즐길 수 있다고 선포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영화를 통해 그것을 알려주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매혹적이기도 하다. 게다가 무궁무진한 ‘앎의 즐거움’까지 보장하니 분야에서 단연 돋보인다.


14.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세계화국제포럼/필맥)
신자유주의론자들은 교묘하게 세계화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그것만이 살 길이라고 강요했다. 또한 비판이 있을 경우 대안 없는 비판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행태는 끝낼 때가 됐다.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만큼 세계화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세계화의 정체를 밝힌 적은 없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명확한 대안을 제시한 적도 없었다.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있는 자’들의 농간을 막을 수 있는 길을 알려준다.


15. 사색기행 (다치바나 다카시/청어람미디어)
여행은 도대체 무엇인가? 다치바나 다카시에게 물어보자. <사색기행>이면 ‘나’를 깨우치는 여행, 그것을 깨우칠 수 있다. 더불어 주류언론에서는 절대 다루지 않는 세계의 현장까지 있으니 금상첨화. <사색기행>, 멋진 여행책이다.


16.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움베르토 에코/웅진닷컴)
에코가 쓴 동화라는데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따뜻하고, 똑똑하고, 유쾌한 동화 세 개가 모여 있는데 참으로 그 솜씨가 일품이다. 어린이들이 부럽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


17.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교양인)
언제부터인가 페미니즘이 진부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정희진의 글과 함께 페미니즘의 필요성은 생명력을 얻는다. 누가 페미니즘을 진부한 것이라 말할까? <페미니즘의 도전> 속에서 페미니즘은 진보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18. 우리는 사랑일까 (알랭 드 보통/은행나무)
무슨 까닭일까? <우리는 사랑일까>보고 나니 다른 연애소설은 눈에 안 들어온다.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우리는 사랑일까>가 너무 잘나서 그런 건가? '최고'라는 수식어가 정말 멋들어지게 어울린다.


19. 부여현감 귀신 체포기 (김탁환/이가서)
‘선/악’의 대립을 그린 판타지들이 대세를 이루던 때, 홀연히 나타난 김탁환의 <부여현감 귀신 체포기>, 따스한 그림들하며 무궁무진한 상상력까지 조화를 이룬 일품의 솜씨를 자랑한다. 동양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역사소설로 그 분야의 획을 그은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20.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라헐 판 코에이/사계절)
난장이로 태어난 바르톨로메의 인간 극복을 다룬 성장소설이다. 난장이, 즉 기형아인 바르톨로메는 아버지의 냉대 속에서도 글을 공부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그것은 공부의 '인간개'가 되어서도 마찬가지. 자신 속에 있는 화가를 깨닫게 되어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극복하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데 이 모습이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그림과 한데 어울려 환상적인 상상력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21.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여행2 (박경철/리더스북)
시골의사 박경철, 그의 이야기는 가슴을 파고든다. 유려한 글 솜씨 때문은 아니다. 그렇다고 화려한 직업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소재 때문도 아니다. 진실성, 그것 때문이다. 이웃에 대한 대해, 살아가는 자신에 대한 진실함이 가득하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 보게 만드는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여행2>, 종일 콧등을 시큰거리게 만드는 감동이 가득하다.


MEMO : 사놓은 책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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