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생각한다. 행복이라는 건 어떤 특수한 종류의 프리즘이 아닐까 하고. 이 투명한 물체는 분명 내 손 안에 있는데도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면 도통 보이지 않는다. 유리알처럼 말갛고 물처럼 속이 훤히 비쳐서 마치 없는 듯 감쪽같기만 하다. 왜 아무것도 없지? 왜 내 손은 비어 있지?
불안한 마음에 남의 손 안을 엿보면 전혀 다르다. 남의 손에 있는 프리즘은 어찌나 찬란하게 무지갯빛을 뿜는지 부럽고 샘나고 질투가 솟는다. 내 손은 텅 빈 듯이 보이는데 남들은 모두 무지개를 쥐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각자 자신만의 프리즘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 것은 보지 못하고 남의 것만 부러워하는 것, 그게 행복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