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속, 구멍을 타고 회오리쳐 사라지는 오물을 보고 있으면, 새삼 물에 잠긴 도시란 게 얼마나 더럽고 역겨운 곳일지 그려졌다. 인간이 지상에 이룩한 것과 지하에 배설한 것이 함께 엉기는 곳, 짐승의 사체와 사람 송장은 물론 잠들어 있던 망자들의 넋마저 흔들어 뒤섞어버리는 곳. 그런 데라면 결코 빠지지도, 들어가고 싶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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