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내맘대로 좋은 책 7월!



"기억해야 할 이름 두 개, 잊어서는 안될 이름 하나"
 
먼저 댄 브라운. 초대박 베스트셀러이자, 올해 읽은 소설 중 단연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다 빈치 코드>의 작가. 편집자의 호의로 가제본을 먼저 읽은 6월 18일 금요일 밤을 잊을 수가 없다. 그날 퇴근하면서 읽기 시작, 밥 먹으면서, 커피를 마시면서도 손에서 떼지 못하고 결국 그날 밤 11시에 독파! 완독 후 만족감은 거의 그리샴 소설에 버금갔다 (여기서 알 수 있지만 내가 소설의 재미를 판가름 하는 기준은 존 그리샴, 잘 쓰고 못 쓰고를 판단하는 기준 또한 존 그리샴, 걸작과 졸작을 판단하는 기준 또한 존 그리샴이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좀체 진정시킬 수 없는 멋진 소설! 10월 발간된다는 댄 브라운의 전작도 어서 읽고 싶다. (원서는 있던데... 다시 영어 공부를 한다는 마음으로..;;;)
 
다음은 가넷 크로우. 혼성 J-Pop 그룹인 이들은 자드, 비즈 등이 소속된 Being의 떠오르는 스타다. 아무 정보없이 들은 이들의 곡은 어떤 장르에도 묶이지 않는 신선함과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J-Pop 중 가장 새로왔고 놀랍도록 인상적인 앨범으로, 이전 앨범들을 발매해 달라고 음반사에 조르기까지 했던 그룹. 멋지다.
 
마지막. 기억했지만 거의 잊었다가 다시 콱 박힌 이름. 켄지, 친구, 우민당, 바이러스, 가면, 예언의 서, 절교... 20세기 소년! (이번 권에는 컬러 페이지까지!! 감동의 도가니다~)
 
음반.DVD담당 서현
(mirinae@aladin.co.kr)
 
 
"함께 가요! 유쾌한 깨달음이 있는 만남의 장으로! "
 
7인 7색 21세기를 바꾸는 교양
홍세화, 박노자 외 지음 / 한겨레신문사
 
남사당패에서 줄 타는 광대가 부채 하나만 들고 줄에 올라갑니다. 광대의 부채는 언제나 몸이 기울어지는 반대 방향으로 펼쳐져야 해요. 중립을 지켜야 할 것 아니냐, 똑똑한 척하고 부채를 가운데로 들면 바로 떨어집니다. 자신의 부채를 어느 쪽으로 펼쳐야 할지 항상 고민하면서 살자는 겁니다. "나는 권력과 자본 그리고 노동자 사이에서 공정하게 중립을 유지할 거야." 우리 사회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본문 183쪽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접하면서 나름의 입장을 정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요즘이다. 양비론의 논리로 많은 것들을 바라보며 투덜거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그간 무언가를 크게 혼동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중요한 건 중립이 아니라 균형이라는 것, 그리고 균형을 위해서는 치우침이 필요하다 것"을 이해하고 나니 왠지 모르게 힘이 솟는다.
 
사회.역사담당 김현주
(realsea@aladin.co.kr)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업을 소개합니다"
 
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유한킴벌리
KBS 일요스페셜 팀 취재, 정혜원 글 / 거름
 
책을 올리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나.도.유.한.킴.벌.리.같.은.회.사.에.다.녔.으.면.좋.겠.다. 라고 독자서평이 올라왔다. 훗. 다들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는구나.
 
어제도 TV에서는 기업인을 대표하는 사람이 나와서 경직된 고용환경으로 기업하기 힘들다고, 노조를 대표하는 사람도 나와서 뭐 받는것도 적은데 여기서 더 줄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서로 불만을 이야기했다.
 
그런 모습 때문인지 몰라도 유한킴벌리에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가장 신선했던 것은 4일 근무 4일 쉬는 것도 아니고, 동급 최고 임금 보장도 아니고, 300여시간에 달하는 교육과정도 아니었다. '믿음'. 회사는 내가 이만큼 해주면 직원들도 알아서 잘할 거라고 생각하고, 직원들도 회사가 이 정도 생각해주니 더 열심히 안할 수 있습니까 라고 생각하는.
 
너무나 이상적이라서 누가 그걸 해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던 많은 부분들을 현실로 만들어버린 유한킴벌리, 그들의 성공에 박수를 보낸다.
 
경제.컴퓨터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반성합니다. ㅠㅠ 이 달에는 신간을 못 읽었습니다."
 
핑계없는 무덤은 없습니다. 물론, 매일매일 밀려드는 어린이 신간들은 모두 충실하게 읽었습니다. 다니엘 페낙이 주창한 독자 권리장전은 깡그리 잊어버리고, 로마 시대의 배 젓는 노예처럼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눈 도장 꽝꽝 찍어가면서, 업무상 읽어야 할 책은 읽었지요. 하지만, 나만을 위한 신간은 읽지 못했습니다. 왜냐, 제가 이번 달에 오에 겐자부로에게 필이 꽂혀 버렸기 때문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오에 겐자부로 책들은 거의 다 절판 내지는 품절입니다. 그래서 헌책방을 주말마다 '미친듯이' 돌아다니면서, 오에 겐자부로의 책을 닥닥 긁어 모아서 지금 읽고 있습니다. 그래도 끝내 못산 책 때문에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지요. 이번 달에는 오에 겐자부로 책만 샀습니다. <개인적 체험>, <만연원년의 풋볼>, <핀치러너 조서>, <죽은 자의 사치 / 일상생활의 모험>, <성적 인간>(이 책은 미시마 유키오 작품과 같이 있는 세계문학전집 중 한 권), <하마에게 물리다>, <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 <킬프군단>, <조용한 생활>, <치료탑.치료탑 혹성>, 타오르는 푸른나무 3부작, <히로시마 노트>, <신년의 인사>, <200년의 아이들>, <'나의 나무' 아래서>, <'나'라는 소설가 만들기>.참 이 사람은 제목에 작은 따옴표 넣는 것 너무 좋아합니다. 이러면 검색 잘 안되는데. 어떻냐고요? 무척 어렵습니다. ㅠ.ㅠ 그래도 너무 좋습니다.
 
오늘 아침에 전철에서 읽으면서 밑줄을 그은 대목입니다. (<신년의 인사>, 본문 88쪽 중에서)

나는 알고 있다, 최후의 때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저 높은 구름 속 어딘가에서.
싸우는 상대편을 미워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지키는 자들을 사랑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인용부분은 예이츠의 '아일랜드 비행사가 죽음을 예견한다'라는 시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김선일 씨가 생각났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린이담당 류화선
(yukineco@aladin.co.kr)
 
 
"사랑과 감동의 메디컬 드라마 E.R."
 
 
누구에게나 인생의 드라마, 영화 하나쯤은 있는 법이다. 나에게는 E.R이 그렇다. 물론 엑스파일도 열심히 봤고 현재는 CSI와 SVU, 몽크에 열광하지만, 그래도 E.R만은 조금 특별하다.(공중파에서 3시즌을 안해줘서 한맺힌 탓일 수도 있다. -_-;)
 
Emergency Room. 병원 응급실을 배경으로 의사와 간호사, 환자들이 엮어가는 다양한 이야기. 시리즈들이 대개 그렇듯, 시즌이 지날수록 캐릭터들은 스스로 성장하고 진화한다. 배우들 자체에도 그 캐릭터가 묻어난다. 의도했든 아니든. 닥터 그린, 닥터 루이스, 닥터 로스, 닥터 벤튼, 캐롤과 케리, 의대생으로 등장해 응급실장이 되는 카터...(그리하여 난 그야말로 '느끼한 남자' 캐릭터 조지 클루니에게서 닥터 로스의 여리고 섬세한 구석을 발견한다. 아, 난 E.R.때문에 그의 팬이 되었다.)
 
숨가쁜 병원의 일상에서 때로 실수도 하고 감정에 휘둘리기도 하고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건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 때문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이에게 당연한 미덕이라 말할 수도 있으나, 이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매회 여러 개의 에피소드와 새로운 인물들을 솜씨있게 엮어가는 줄거리 전개, 한 회 전부를 노컷 롱테이크로 찍기도 하는 과감한 시도와 자기 몫을 제대로 하는 배우들.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시리즈를. 1994년에 시작, 미국에서 현재 10시즌 방영 중이다. (지난주 DCN에서 5시즌 방영 시작)
 
* 덧붙여, 나의 6월을 행복하게 해준 책들
<다 빈치 코드>, <살인자의 건강법>, <나의 피투성이 연인>, <달의 제단>,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나는 엄마가 좋아!"
 
도깨비를 다시 빨아버린 우리엄마
사토 와키코 지음, 엄기원 옮김 / 한림출판사
 
유독 '재미있는' 그리고 '기다렸던' 책들을 많이 읽은 한 달이었다. <다 빈치 코드>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노다메 칸타빌레 8>의 치아키 님 때문에 사경을 헤매였으며, <사랑해야 하는 딸들>도 다시 읽어보았다. <20세기 소년>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16권을 읽고나니 더욱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그 모든 책들보다 (사실 그들을 모두 합친만큼!) "좋아, 빨래라면 나에게 맡겨!" 이 한 마디를 얼마나 애타게 기다려왔던가. 다시 돌아온 엄마가 마술 같은 이 한 마디를 다시 뱉자, 정말 요술처럼 재미있는 일들이 쓱쓱 생겨난다. 엄마의 이 한 마디는 열 번을 읽어도 백 번을 읽어도 읽을 때마다 힘이 난다. 다시 돌아온 엄마, 엄마는 너무 멋지고 재미나다!
 
인문.예술담당 이예린
(yerin@aladin.co.kr)
 
 
"농사는 아무나 짓나, 그 누가 쉽다고 했나"
 
삽 한자루 달랑 들고
장진영 글, 그림 / 행복한만화가게
 
삶이 지치고 고단할 때 "에이, 다 때려치고 시골가서 농사나 지으면서 살면 좋겠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십니까.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진중하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삽 한자루 달랑 들고>, <무논에 개구리 울고> 두 권으로 나온 책을 펴낸 저자는 스스로를 '건달농부'라 칭합니다. 자식들에게 고향을 만들어주자는 훌륭한 취지 아래, 삽 한 자루 짊어지고 가족들과 강화도로 간 그에게 무슨 일들이 일어났을까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농사법을 전혀 몰라 아까운 깨를 다 죽이고, 흑돼지를 키우겠다고 했다가 허약한 축사에서 뛰쳐나간 흑돼지 때문에 결국 축산을 포기하고, 트랙터를 몰지 않고 맨손으로 밭을 일구다가 몇날 며칠을 힘쓰기도 합니다.
 
그런 일들만 일어나면 어디, 시골가서 살고 싶겠습니까. 또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시골의 따뜻함도 문득문득 엿보입니다. 길가던 옆집아저씨를 모아 구수한 새참을 들기도 하고,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들이 시골에 동화되어 가는 모습에 흐뭇해하기도 합니다. 자식들이 바쁜 추수철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일제히 세상을 뜨시는 부모님들 이야기에서는 가슴이 찡해집니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간 7월, 다시 고단한 심신을 추스리고 힘내자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선뜻 권해봅니다.
 
외국어.실용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인간이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웃겨도 되는가?"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
마이클 무어 지음, 김남섭 옮김 / 한겨레신문사
 
<멍청한 백인들>을 읽고는 "거 참 재미있는 사람일세 허허허" 했지만 '볼링 포 콜롬바인'을 보고는 "천재다!"라고 생각했다. 특히 미국총기협회 회장인 찰톤 헤스톤을 직접 인터뷰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쉴새없이 낄낄대던 내 눈꼬리로 슬며시 눈물이 맺혔다.
 
그래서 글로 씌어진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보다는 곧 개봉할 'Fahrenheit 9.11' 다큐멘터리가 더 기대된다. 그러나 기다리는 중에 읽길 잘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 내부자며 외부자며 기자며 석학이며 많은 자들이 분석을 시도했지만, 개중 마이클 무어만큼 웃기는 사람은 없으리라는 것을, 내 한달 월급을 걸고 맹세하노니!
 
이번 달엔 <살인자의 건강법>과 [Music for Paul Auster]도 즐기질 않았느냐고, 주위 사람들이 상기시켜 주었다. "왜 데뷔작은 번역이 안된대? 재미가 없나?"라는 루머가 파다했던 문제의 책, <살인자의 건강법>, 재미가 없다니? '음반이든 책이든 아티스트의 데뷔작을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는 쇼핑의 금과옥조를 본때좋게 보여주었다. [Music for Paul Auster], 폴 오스터도 좋고 실린 음악도 좋지만 과연 이 음반이 폴 오스터의 작품 분위기와 찰떡궁합이냐 하면 글쎄요(뒤통수 긁적), 인데, 하여간, CD2의 Pedro the Lion 때문에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편집팀장 김명남
(starla@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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