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증.관음증.

예전 내 홈페이지에 메뉴를 노출증과 관음증이라고 해 놓은 적이 있었다.
별 것은 아니었고 노출증은 방문객이 글 쓰는곳. 자신은 노출시킨다는 뜻으로, 관음증은 나의 일기를 쓰는 곳.. 훔쳐본다는 뜻으로 썼었다.


어제 내가 활동하는 동호회에 한 사진이 올라왔다. 서로 개인적 친분이 있는 여자회원과 남자회원인데, 남자회원이 여자회원의 사진을 올려놓은 것이다. 사진이 그냥 사진인고 하니.. 자다 부스스한 모습의 잠옷입은 여회원의 모습인 것이다.

실제로 자다가 찍은 것이 아니라 심심해서 여회원의 집에 놀러갔는데 여회원이 울다 웃다 하더니(남회원의 표현으론 "맛갔다"고 한다.) 촌스런 옷(허나 그것은 한참 뜨고있는 해피앤코 돼지하트 분홍 잠옷)을 갈아입고선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단다.
남회원은 잠옷인 줄 몰랐다가 나중에 알고보니 잠옷이었다나.

그 사진을 본 나의 리플은 "누가 내 이런사진 올려놓으면 난 지인의 연을 끊고말리."였고
몇몇 친구들은 여회원이 이렇게 사진을 올려놓은 걸 알고있느냐는 리플을 달았다.

그들과 나는 남회원이 동의없이 "여회원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으니 올려도 되겠지 뭐"라는 생각에 올려버린거라고 생각했고, 또 다른 친구들(여자들. 남자들의 생각은 어떤지 모르겠다.)과 정말 생각없다며, 저런 사진을 누가 올리길 바라겠냐며 한참 흥분을 하며 대화를 했다.

그런데.. 오늘..
남회원이 달아놓은 리플은 "분명히 모델의 허락하에 올린겁니다." (당당하기도 하셔라.)

난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아니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
연인도 아닌 사이에. 집에서. 잠옷을 갈아입고. 남자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는 것까지도 모자라.. 공개적인 게시판에 그 사진을 올려도 좋다고 했다니!
그리고 그 남회원도 그렇지. 더구나 친구라면 친구를 생각해서 오히려 그런 사진은 재미로 올려보라고 해도 자제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그 잠옷이 속이 비치는 야시시한 잠옷도, 가슴이 푹~패여서 노출이 겁나 심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아닌 귀여운 원피스 잠옷이긴 하지만 사진을 올리겠다고 한 남회원이나 올려도 좋다고 한 여회원이나 둘 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들은 타인들보다 노출/관음증의 정도가 좀 더 심한 것일까?
아니면 단지 서른의 나이에도 아직 철이 덜 든 것일까?

 

 

그리고 이건 분명 "뒷담화"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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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6-23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인터넷에선 자신을 드러내지 못해 안달인 느낌이 많단 말이죠. 많은 면에서...
어쩌면 그게 전제된 곳인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