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는 독일인의 유태인 학살이 있기 전인 열다섯 살 때 찍은 사진이 한 장 있었다. 그 사진을 보면 사진의 주인공이 오늘의 로자 아줌마가 되리라는 것을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반대의 경우도 그랬다.
지금 이런 모습의 로자 아줌마가 열다섯 살 때 그랬었다는 것을 상상하기가 힘들었다. 두 여자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았다.

로자 아줌마가 열다섯 살 때에는 아름다운 다갈색 머리에 마치 그녀 앞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리라는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열다섯 살 때의 그녀와 지금의 그녀를 비교해보면 나는 속상해 배가 다 아팠다. 인생이 그녀를 속인 것이 아니고 무었인가.

나는 여러 번 거울 앞에서 만일 인생이 나를 속여먹으면 내가 어떻게 보이게 될까를 상상한다. 그리고 나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잡아당기며 이맛살을 찌푸려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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