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애국의 탄생 히틀러 - 독일국민과 히틀러의 공모, 집단적 애국주의의 광기에 대한 르포르타주
라파엘 젤리히만 지음, 박정희.정지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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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권위에 대한 복종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68104225

참고 - 나치 시대의 일상사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36347634

 

 

 

아돌프 히틀러.

 

어떤 의미에서든 히틀러를 언급하는 것은 여전히 그리고 무척 조심스럽게 다뤄지는 것 같고, 아마도 앞으로도 이런 머뭇거림과 조심스러움은 여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처럼 히틀러라는 인물을 통해서 알게 된 여러 참혹함과 경악은 쉽게 말하기 어려운 내용들이고, 어떤 방식으로 생각해야 하고 이해를 해야 하는지를 수없이 고민하도록 만든다.

 

어쨌든 히틀러에 대해서 그리고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독일(국민들)에 대해서 우리는 대부분 많이 알고 있는 듯이 생각하고 있고, 말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많은 것들을 알고 있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하는데, 그저 2차 세계 대전에 관해 알고 있는 약간의 지식들(그것도 영화를 통해서 얻게 된)과 유대인과 대학살과 관련된 단편적이거나 부분적이기만 한 지식이 대부분일 것이고,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 적인 방식으로서의 이해와 앎이 (아마도) 전부일 것이기 때문에 히틀러에 대해서 그리고 나치와 2차 세계 대전 전후의 독일에 관해서는 (실제로는) 크게-많이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항상 그렇듯... 그저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아는 것이 없는 무지함으로 인해서 점점 더 오해만을 갖고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에 히틀러에 관해서 그리고 그 당시의 독일(국민들)에 관해서 조금은 알고자 책 한권 주워들어 읽게 되었는데, 많은 궁금증을 해소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충분한 도움 또한 받기는 한 것 같다.

 

책의 부제에 르포르타주라는 단어가 있어서 꽤 심층적으로 자료를 검토하고 분석한 내용이라고 생각되었지만, 르포르타주라는 말을 붙일 정도로 상세하게 분석했다고는 생각되진 않는, 하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내용들 또한 담고는 있는 그런 저작이라는 생각인데, 그렇기 때문에 약간은 허세를 담고 있는 제목도 조금은 용서를 해주게 된다.

 

저자는 히틀러에 대해서 단순히 미치광이나 광기에 빠진 인물이라는 방식으로 이해를 하려는 평면적인 시각(일종의 그저 또라이라는 생각)과 그런 히틀러에 열광하고 도취되었던 독일 국민들에 대해서도 단지 일시적으로 집단적인 최면에 빠져있었다는 방식으로 (일종의 면죄부를 주려고 하는 방식의) 해석하는 논의들에 대해서 반대하면서 히틀러와 독일 국민들이 어떻게 그들만의 논리와 합리화 속에서 그런 미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으리라 생각되는행동들을 쉽사리 행동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결국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고들려고 하고 있다.

 

그런 목표 속에서 저자는 독일 국민들이(히틀러 또한 마찬가지로) 허약한 민주주의-근대성에 대한 이해와 인식으로 인해서 그런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판단하는 것 같고, 어떻게 그들이 그런 식으로 되어버리게 되었는지를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서 논의하고 있다.

 

저자는 히틀러가 어떻게 권력을 거머쥐게 되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고 있고, 또한 그 당시의 독일의 그리고 유럽의 정치 및 사회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언급하면서 어떻게 그런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되어가고, 그 상황과 조건들 속에서 히틀러와 독일 국민들이 어떤 선택과 행동들을 하게 되었는지를 다루며 그들이(히틀러와 그의 참모들 그리고 독일 국민들) 어떤 심리상태와 정신구조와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는지(그리고 갖고 있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저자가 히틀러라는 존재가 무척 독특하고 특이한 존재이기는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그를 무척 해괴한 인간으로서만 다루는 것은 올바른 이해가 아니며 그의 사고구조 / 정신구조가 어쩌면 그 당시의 독일인들의 생각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을지도 모르고 억압되고 있던 생각들을 노골적으로 내뱉는 일종의 확성기처럼 이해하고 있기도 한 것 같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연관성을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고 있진 않는 것 같고, 어느 정도의 차이에 대해서도(각각의 개별성에 대해서) 그리고 각각의 특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히틀러에 대해서도 좀 더 상세한 이해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그 당시의 독일 국민들의 모습 및 생각()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이해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히틀러의 광기와 독일 국민들이 갖고 있던 정신적 허약함이 서로간의 기묘한 작용을 일으키는 과정(역사적이고 개인적인 그리고 정치적이고 사회적인)을 상세하게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1차 세계 대전의 패전과 함께 독일에서 그리고 히틀러에게서 무슨 일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자세하게 알 수 있었으며, 어떻게-어째서 그들이 영광과 비극으로 향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쉽고 그리고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쉽게도 저자의 분석들은 특별히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고, 숨겨졌거나 새롭게 찾아낸 자료들을 통한 검토나 폭로도 없기 때문에 아쉽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동안의 히틀러와 독일 국민들에 대한 비난으로만 가득한 평가나 선과 악의 세계관으로 바라보는 방식에서 벗어난 좀 더 분석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들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고, 평가를 하고 있다.

 

저자의 논의들이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언급되고 다뤄졌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사실이기도 하겠지만, 일반적인 인문학 서적들에서는 지나치게 학문적인 분석들이 많았었고,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히틀러라는 인간이 어떤 인간이었는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고, 그 당시를 살아간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도 알고 있지 못했었는데, ‘집단애국의 탄생 히틀러를 통해서 아돌프 히틀러라는 한 개인이 어떤 삶의 궤적을 보였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그가 어떤 시대를 살아갔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 시대를 함께 살아간 많은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았었고 어떤 사고방식 속에서 살아갔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이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고 그 함께함이 어떤 비극과 경악 그리고 충격을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많이 알 수 있게 되었다.

 

저자의 논의가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하기까지의 과정에 좀 더 집중을 하고 있고, 전쟁(2차 세계 대전)이 벌어지고 그 이후에 점차 파멸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논의를 하기 보다는 간략하게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아마도 저자는 히틀러와 독일 국민들이 어떻게 서로가 긴밀하게 결합이 되는지에 대해서 보다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 같고 그 긴밀한 유대가 결국 파멸로 향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만, 파멸로 향하게 되어가면서도 그들이 여전히 긴밀함을 잃지 않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루고 있었고, 그런 긴밀함에 대한 내부적인 / 개별적인 저항들과 어쩔 수 없이 혹은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얘기를 꺼내게 되어버리는 유대인과 집시(항상 집단 학살에서 집시들에 대한 학살 문제는 쉽게 덮어지는 것 같다) 및 기타 대량 학살들에 대해서도 결론 부분에서 충분히 언급하고 있고, 부각시키고 있다.

 

좀 더 폭넓고 상세한 분석과 논의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최근에 히틀러와 독일 국민들에 대해서 다뤄진 저작인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인지 그동안의 논의들을 잘 정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되고 흥미로운 내용들도 꽤 많았던 것 같다.

 

아쉬움과 만족감이 번갈아가며 느껴지는 내용이었고,

그 아쉬움을 조금은 해소시키기 위해서 앞으로도 조금씩 다른 책들이 찾아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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