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라캉 - 인문사회과학총서
아니카 르메르 / 문예출판사 / 1994년 7월
평점 :
절판


약간은 가라앉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자크 라캉에 대한 관심은 높은 것 같고, 그에 대한 높은 관심 덕분에 라캉에 관한 여러 글과 책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출판되는 것 같다.

 

아쉽게도 라캉에 ‘관한’ 책들만 다양하게 출판되고 있을 뿐이고, 정작 라캉이 직접 쓰거나 발표한 글들과 책들은 출판이 겨우 되었거나(세미나 11권) 준비 중에 있기 때문에(언제나 출판이 곧 된다는 말만 들리는 에크리) 라캉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논의는 여전히 다음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난해하기로 악명 높고,

제대로 이해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라캉이기 때문에,

그에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입문서들이 많이 출판되었고, 그 중 라캉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한 초기에 출판이 되어서 호의적인 평가를 받은 아니카 르메르의 ‘자크 라캉’은 라캉에 관한 입문서들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쉽게 라캉에게 접근하고 있는 책으로 꼽히고 있고, 실제로 라캉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안내하고 있다.

 

아니카 르메르의 안내의 특징은 다른 라캉과 관련된 책들에 비해서 ‘언어’에 대해서 매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라캉의 언어학적 특성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다른 라캉과 관련된 책들이 소쉬르의 영향에 대해서만 그리고 기표와 기의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다루고 있을 뿐 언어학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하지 않는 것에 비해서 아니카 르메르는 소쉬르에서부터 촘스키까지 현대 언어학의 흐름을 간략하게라도 다루면서 언어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라캉의 논의에서 갖고 있는 ‘언어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라캉의 이론적인 측면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이 구성되어 있는 아니카 르메르의 ‘자크 라캉’은 라캉과 관련된 책들이 거의 없다시피 하던 시기에 출판된 라캉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입문서이고 내용적인 면에서도 라캉의 논의에 되도록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해야 할 것 같으나, 라캉의 논의의 일부분만을 담고 있을 뿐 전반적인 논의를 담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특히, 라캉의 논의에서 점점 더 중요성을 더하고 있는 ‘실재’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몇몇 논쟁적인 부분에 대해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일관성 있고 상세하게 라캉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느껴진다.

 

라캉을 접하려고 하는 입문서로서는 괜찮은 책이겠지만, 이것으로 그에 대한 많은 접근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일까?

라캉이 직접 쓴 서문도 어쩐지 자신에 대한 책이 발표되는 것에 대해서 만족스러워 하면서도 자신에 논의에 대한 이해는 제대로 되지 못한 것 같다는 말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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