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은 모두 싸움을 한다 - 진화생물학이 가르쳐주는 궁극의 생존 기술
미야타케 다카히사 지음, 김선숙.정진용 옮김 / 더메이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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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은 모두 싸움을 한다.

미야타케 다카히사 지음

김선숙, 정진용 옮김

 

202410Bookclub

 

곤충, 동물들의 생존전략을 통해 인간의 집단, 태움, 폭력을 설명하는 책.

 

아름답게 핀 꽃들이 우리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마당에서, 이처럼 매일같이 무수한 생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것을 우리는 잊고 산다. 녹색 물결이 넘치는 이 세상은 아름답고 또한 잔혹하다.

 

[남자의 역사는 사냥꾼, 그리고 지배자로서의 역사이기도 하다. 반면, 히키코모리(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은둔형 외톨이)나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녁 무직자): 적과 싸울 무기가 없는 생물이 가장 먼저 채택하는 전략이 바로 잠복이다.

 

좁은 인간관계 속에서 이동할 곳을 잃은 천적(상사)과 먹잇감(부하)이 계속 얼굴을 마주한 채 지내는 관계는, 마치 진화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두 사람의 관계처럼 빼도 박도 못할 처지이며, 외부 세계의 변화에도 대처하기 어려운 관계이다. 이것이 바로 직장의 갈라파고스화다.

그 인간은 건드리면 골치 아프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회사의 인간관계에서나 자연계의 생물에게 꽤나 효과적이다. 포식자가 먹이임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은폐인지, 먹을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가장인지.

 

인간은 감정이 있어서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증오심도 갖게 되었다. 감정이 올바른 생존전략을 저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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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와 이저벨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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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와 이저벨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The April Bookclub

20248

 

여름에 어울릴 소설로. 그런데 이게 왜 여름이지?

엄마 이저벨과 딸 에이미의 이야기가 왜 여름이지? 학교 수학 선생과 성적인 야릇함을 시작하는 에이미와 그것을 안 그동안 딸을 홀로 키워온 이저벨을 통해서 뭘 말하고 싶은거지?

중반을 달릴 때에서도 이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이저벨이 일하는 공장 동료들의 이야기들이 조금씩 확장될 뿐. 에이미는 갑자기 극단적인 십 대의 끝자락을 향해 달린다.

조용하고 수줍어하며 엄마에게 순종할 것 같았던 에이미가 로버트슨 선생을 비밀리에 만나게 되면서 그리고 성적인 쾌감을 기꺼이 만끽하게 되면서 그리고 이저벨의 공장 사람이 그 사실을 목격하게 되면서 에이미와 이저벨의 삶은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이저벨은 열일곱의 나이에 아버지의 친구와 단 하룻밤의 관계를 맺고 에이미를 낳는다. 이저벨의 엄마가 아이를 돌보고 이저벨은 교육대학교에 다니지만 도중에 엄마가 죽고 이저벨은 마을을 떠나 홀로 에이미를 돌본다.

에이미는 로버트슨 선생이 떠나고 에이미의 친구의 전 남친인 폴과 여러번 만남을 갖고 도중 버려진 차 안에서 시체를 발견하고. 그러다 벗어날 수 없는 지긋지긋한 여름의 느낌이 이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짤, 영상들만 보는 것이 습관화되면서 긴 이야기를 흐름에 맞춰 따라가는데 힘들어진다. 그래서 다시 소설을 손에 잡았는지 모르겠다.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나를 훈련하기 위해. 지난한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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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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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The Bookclub


맡겨진 소녀

클레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숨 쉬듯이,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쓰는데, 중간중간 표현력에 놀라고, 별다른 소재도 아니고 별다른 이야기도 없는데 내 마음은 클라이맥스를 향하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는. 작가의 다른 책들을 바로 사게 하는. 역자에 따라 내가 느끼는 감흥이 다를지 기대를 갖고 다른 책들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무엇을 알고, 어떤 들판을 걷게 될까.

 

맡겨진 소녀는 사는 게 팍팍한 어느 집의 몇 번째 딸 중에 하나가 잠시 동안 어느 집에 맡겨지게 되면서의 잠시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곳에서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 아이는 존중을 받음으로 인해 새로운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삶에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에 느끼면서 살아야 하는지를 말없이 알려준다.

 

내가 킨셀라 아주머니와 아저씨네로 아빠의 차로 가면서

나무 좀 봐요”-(내 마음 속: 아빠 나 좀 봐요.)

나무가 뭐” - (내 마음 속: 너에 대해 신경쓰고 싶지 않아.)

아픈가 봐요” - (내 마음 속: 나 아파요.)

수양버들이잖아라고 말하는 것에서 나는 그 이면의 나의 마음을 들은 것 같고, 이런 글들이 계속 이어져서 마치 내가 소설에 있는 것도 같고.

불구덩이에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라. ”- (내 마음 속: 밉보여서 혼나지 마라)

 

아이가 맡겨질 집으로 가는 길에 [뒷자리에 앉은 내 모습은 머리가 온통 헝클어져서 집시 아이처럼 지저분하지만, 운전석에 앉은 아빠는 그냥 우리 아빠 같다]라는 말을 통해. 심리상태가 어떤지 보여준다.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제 나는 평소의 나로 있을 수도 없고 또 다른 나로 변할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다.

 

모든 것은 다른 무언가로 변한다. 예전과 비슷하지만 다른 무언가가 된다.

 

무슨 일을 하든 절대 서두르지 않지만 쉬지 않고 바지런히 움직인다.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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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책방, 동네 한 바퀴 - 경기콘텐츠진흥원 ‘제4회 경기히든작가’ 수상작품집
김보성 외 지음 / 꿈꾸는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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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동네 책방, 동네 한 바퀴

김보성, 주안 외

꿈꾸는 별

 

이번 생에선 책방 해서 돈 좀 벌었다는 주인은 만나지 못하는 걸까? 잘 된 사람이 글 좀 써주시오. 이렇게 했더니 책방으로 잘 먹고 잘 잔다고. 적은 돈이지만, 풍족하지 않지만 이런 말을 앞에 넣지 않고 두둑하게 산다고. 마음만은 두둑하다는 말 말고, 웬만한 직장인보다 많이 번다고. 안 쓰고 절약해서, 마음과 몸이 지치지 않아서 결국엔 부자라는 말 말고.

 

나를 포함한 모두는 책방을 해서 돈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앎에도 불구하고 책방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은 한 명의 손님이 왔다. 주인이 없는 사이 손님이 다녀갔다. 책방이 너무 예쁘다며 감사하다고 문자가 왔다. 주인이 있을 때는 신기하게도 손님이 오지 않는다. 약간 열려 있는 책방 문을 열고 들어와서 한 두시간 조용히 있다가 기쁜 마음을 문자로 전하고 사라지거나, 아예 아무 소식도 없이 물건을 사고, 공간을 느끼고 가는 이들이 있다.

 

나는 그런 동네 책방을 운영하고, 나 또한 그런 책방들을 사랑한다. 주인이 없는 공간에서 마치 자신이 주인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나름 계속 바쁘게 움직이는 책방 속에서 한 순간 구성원이 되기도 하는, 전혀 이질감을 느낄 수 없는 순간의 중요한 누군가가 될 수 있는 곳.

 

동네 한 바퀴를 돌다가 동네 책방이 보이면, 그렇게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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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속을 걷다 쏜살 문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조애리 옮김 / 민음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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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속을 걷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조애리 옮김

민음사

 

쏜살 문고. 작은 책으로 만나는 민음사의 책들. 참 좋다.

작은 오두막에서 보낸 2년 남짓의 시간만으로 소로를 생각한다면 다른 책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다른 책이 꽤 좋다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낮의 빛이 그들의 가슴속으로 피난 와 있다.

 

어디로 걸을지 결정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나는 자연 속에 섬세한 자력이 있다고 믿는다. 무의식적으로 그 자력에 복종하면 바른길로 가게 될 것이다. 자연은 우리가 갈 길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다. 바른길이 있는데, 우리가 산만하고 어리석어서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다. 실제 세계에서는 가본 적이 없더라도 상상의 세계에서 완벽하게 이상적인 길을 떠올리면 기꺼이 그 길로 가게 될 것이다. 때로는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모를 때가 있는데, 그것은 어떤 길로 갈지 정확하게 머리에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지구 자체가 과일처럼 나뭇가지에 매달려 태양을 향해 뺨을 내리는 것 같다. 하루가 저물기 직전에 더 밝게 빛나는 것처럼 한 해도 저물기 직전에 더 밝게 빛난다. 10월은 해가 지는 노을 진 하늘과 같고 11월은 황혼과 같다. 10월 혹은 가을의 색. 기분이 내킬 때마다 책장을 넘기면 가을 숲을 산책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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