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이 남았다. 그는 눈을 찡그렸다. 눈앞에 그녀가 보인다. 하지만 그건 환영일 뿐이다.

 

내가 그곳으로 갈 수 있을까? 잠시 후면 나는 그녀를 보기 위해 큰 모험을 해야 한다. 만약 그곳으로 가지 못하게 된다면 더 이상 나는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의문이 든다. 내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그렇게 무서운 일일까? 보통은 두렵다고들 하지만 순간 그것이 두려움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을 텐데 무엇이 두렵게 되는 것일까? 어찌됐든 난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

 

15분...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15분은 무슨 15분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 그녀에게 가야한다는 생각은 나지만, 내가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 무슨 시간인지 모르겠다. 내 말에 두서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 옆으로 가야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4분... 내가 어디에 있는 거지? 내가 누구인지 조차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다. 내 이름이 뭐였지?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그녀의 얼굴만은 더 또렷해진다. 놓치면 안 된다. 무엇일까? 나는 점점 희미해져 간다.

 

1분...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듯하다. 내가 지금 앉아있는 의자가 아래로 꺼지는 듯 하다. 여기가 맞는 것이다. 이 장소에서 나는 그녀의 장소로 간다.

 

타임아웃

 

응애~응애~응애~

네. 아들이시네요. 건강합니다. 손발 모두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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