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창문을 열어다오.
어멋! 나는 지우개를 잘 안 써요.
도서관에서 지우개 찌꺼기를 치우지 않고 가는 애들 정말 싫어요.
그대는 나의 줄리엣.
이제 그대를 위해 난 볼펜으로만 쓰면서 인생을 살겠소.
인생이랄 것까지야.
도서관에서만 안 쓰면 되죠.
아니지. 써도 치우기만 잘 치우면 되죠.
역시 그대는 나의 줄리엣.
무조건 당신 말에 따르리다.
어멋! 재미없어.
그대는 나의 로미오가 아니에요.
나의 로미오는 쫑알쫑알 말이 많은 생각 없는 사람이에요.
나의 줄리엣.
내가 그 모든 걸 해주리다.
나의 로미오는 내 말을 들을 생각도 없이 쫑알쫑알 댄다구요.
이렇게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 자체로
그대는 나의 로미오가 될 수 없어요.
.. 사람들은 흔히들 의사소통이 되는 사람.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 공감이 되는 사람...들을 이상형이라고 한다. 말이 넘쳐나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도, 그저 옆에 있는 사람이 그리운 누군가도 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두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