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
씹던껌.
내가 꿈을 잘못 샀어요.
휴가다.
휴가에 뭐 할거냐고 물어대면 답을 할 게 없는 휴가다.
왠지 휴가에는 집에 있으면 안될 것 같게, 많은 질문을 받는 휴가다.
고향집에 내려와
어무이, 아부지와 토종닭 한마리 푹~삶아 먹고나서,
선풍기 앞에 누워 이야기 나누는 그런 휴가다.
그러다가,
나는 사랑을 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그런 날이다.
연애, 사랑, 연애, 결혼, 연애.. 그런거 나한테 맞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닭껍데기가 내 목을 넘어가는 동안 생각했다.
얼마 전 영화 도둑들 을 봤다.
가벼우면서도, 씹던껌의 사랑이 가슴 한켠에 들어오는,
사랑해. 복희야. 가 머리에 맴도는.
그러면서도,
가슴 쓰리게
사랑하지 않겠노라. 생각하는 나는
농약을 무차별적으로 퍼부어야 먹을 수 있는
고추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