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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평점 :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2025년 6월 BOOKCLUB
생태학자가 쓴 소설. 소설가가 소설의 주제를 정하고, 주인공을 정하고, 배경지식을 늘리기 위해 현장 답사를 하는 것. 그런데 만약 생태학자가 생태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자 했다면, 배경지식은 놀라울 만큼 사실적이고 아름답게 어우른다. 거기에 필력까지 있다면? 생태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때론 버겁기도 했지만, 이 소설에는 그것이 꼭 필요하다.
마시걸이라고 불리는 카야가 습지라고 불리는 곳에서 사람들에게 마녀와 같은 눈초리를 받으면서 홀로 성장하고 습지 전문가가 되고, 자신이 사랑하는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65세까지 살다가는 이야기인데.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밋밋하다. 그 안에 가족의 부재, 사랑에 대한 믿음과 배신, 살인범으로 지목되어 법정에서의 공방전, 이 책을 읽어 나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요소들이 찬란하게 있다.
이 책을 북클럽 도서로 선정한 것은 생태학적 소설이라는 것에 있었다. 그런데 이런 막장드라마 같은 전개라니. 인생극장 같은 이야기라니.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법하다니. 재미있어서 작가의 첫 소설에 마음을 주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