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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책방, 동네 한 바퀴 - 경기콘텐츠진흥원 ‘제4회 경기히든작가’ 수상작품집
김보성 외 지음 / 꿈꾸는별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동네 책방, 동네 한 바퀴
김보성, 주안 외
꿈꾸는 별
이번 생에선 책방 해서 돈 좀 벌었다는 주인은 만나지 못하는 걸까? 잘 된 사람이 글 좀 써주시오. 이렇게 했더니 책방으로 잘 먹고 잘 잔다고. 적은 돈이지만, 풍족하지 않지만 이런 말을 앞에 넣지 않고 두둑하게 산다고. 마음만은 두둑하다는 말 말고, 웬만한 직장인보다 많이 번다고. 안 쓰고 절약해서, 마음과 몸이 지치지 않아서 결국엔 부자라는 말 말고.
나를 포함한 모두는 책방을 해서 돈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앎에도 불구하고 책방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은 한 명의 손님이 왔다. 주인이 없는 사이 손님이 다녀갔다. 책방이 너무 예쁘다며 감사하다고 문자가 왔다. 주인이 있을 때는 신기하게도 손님이 오지 않는다. 약간 열려 있는 책방 문을 열고 들어와서 한 두시간 조용히 있다가 기쁜 마음을 문자로 전하고 사라지거나, 아예 아무 소식도 없이 물건을 사고, 공간을 느끼고 가는 이들이 있다.
나는 그런 동네 책방을 운영하고, 나 또한 그런 책방들을 사랑한다. 주인이 없는 공간에서 마치 자신이 주인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나름 계속 바쁘게 움직이는 책방 속에서 한 순간 구성원이 되기도 하는, 전혀 이질감을 느낄 수 없는 순간의 중요한 누군가가 될 수 있는 곳.
동네 한 바퀴를 돌다가 동네 책방이 보이면, 그렇게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