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인간의 모험 - 1평 칸막이 안에서 벌어진 1천 년의 역사
이종서 지음 / 웨일북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무 인간의 모험

이종서 지음

4

 

스토리 구성을 잘 했다. 당신은 T? 계획적으로 짜여진 글이다. 내용도 재미있다. 글을 잘쓴다는 것은 어휘력이 좋다는 것 이외 다른 곳에도 쓰일 수 있다. 분명 고치고 싶은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지만, 구성력이 훌륭하다. 자신의 장점이 뭔지 알고 밀고 나가는 느낌.

 

회사에서 지내는 이사무의 이야기에 더불어 각각의 에피소드 예를 들어, 글쓰기의 시작, 연필, 타자기, 컴퓨터 할 것 없이 사람이 인사 조직에서 일하기까지에 끄집어 올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한다.

 

[아무도 직접 말을 꺼내지는 않았지만 구조조정의 칼날은 사무실에 적막한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나만의 자리가 생겼다는 마음에 즐거워했던 바로 이곳에서, 처음부터 내 자리가 아니었다는 이질감이 든다.] 지금 나의 상태다. 나는 정규직 직원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해도 어떻게 정년까지 이 일을 하면서 버티는지에 대해 우울감을 피력했다면, 불과 몇주 전부터는 이러다 회사 망하면 근무평가 점수가 바닥인 나부터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는 생각에 걱정은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알았다. 몇 달 사이 나는 언제 짤릴지 모르는 계약직보다 더한 회사의 파산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마지막 잎새다. 그런데도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일 하고 있다. 회사에 출근해서 평소 하던 일을 차근차근 해 나간다. 이직준비도 하고 있지 않다. 마치 이것이 현실이 아닌냥 나는 세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일방적인 충성의 대가는 아웃소싱과 정리해고였다. 회사는 이렇듯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자신이 지키고 싶은 것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이 반복 속에 끊임없이 자기 확신으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자꾸만 나보고 이제 거기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가라고 알려준다. 그런데도 나는 아직도 이 따뜻한 늪에 있다.

 

------------------------------------------------------------------

[노동하는 자와 감독하는 자. 외근 업무도 별로 없고 결재 서류만 받는 듯한 중간관리자의 업무 정체성이 궁금해졌다.

 

회사와 파티션은 잠시나마 내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지만 세상을 바라볼 시야를 차단하는 양날의 검은 아닐까 생각했다.

 

일반인들이 전문가를 자신의 분야만 강조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실제로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의사는 각종 법제와 단체의 힘을 앞세워 높은 진입장벽을 세우는데 성공했다. 의료진은 자신의 특화된 기술과 진료라는 노동을 판매한다.

 

노동력과 시간 뿐 아니라 자신을 판매해야 한다.

 

끝까지 메시지를 읽지 않은 채 숫자 ‘1’로 자신의 마음을 대신 내비쳤다.

 

이제는 정보를 찾는 게 아니라 정보가 찾아오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음을 체감한다.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정보만을 사실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믿음에 배치되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