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놀라운 인생의 변화
사사키 후미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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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놀라운 인생의 변화

사사키 후미오 지음/김윤경 옮김

 

우리에게 더 이상 물건은 필요없다는 말은 법정스님의 무소유와 닮은 듯 닮아있지 않다. 애초에 우리는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으므로 무언가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은 욕에 지나지 않음을 이야기하는 무소유와는 다른걸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걸까?

 

[최소의 삶이 가져온 기적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난 후 나의 하루는 완전히 달라졌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욕실에 들어가 목욕을 한다. 여기까지는 똑같다. 하지만 욕조는 반짝반짝하고 깨진 세면대는 말끔히 수리된 상태다. 욕실에서 나오면 마음에 드는 평상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러고 나면 예전처럼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그리고 술도 마시지 않는다. 물건이 없는 확 트인 공간에서 느긋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

아침에는 따사로운 햇살에 눈을 뜬다. 알람은 맞춰놓지 않는다. 물건이 없는 방의 하얀 벽지에 아침 햇살이 반사돼 방이며 거실이 무척이나 밝다. 미적거리며 억지로 일어나곤 했던 아침이 이제는 무척 상쾌하다.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하고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를 마신다. 아침 식사에 사용한 식기는 바로 설거지한다. 설거지를 마치면 좌선 자세로 앉아 명상을 한다. 쓸데없는 일에 정신이 분산되지 않고 한곳에 집중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매일 청소기를 돌린다. 이불을 정리하고 날씨가 좋으면 세탁을 한다. 착착 개켜둔 옷을 꺼내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가는 출근길은 늘 즐겁다.

나 자신조차도 같은 사람의 하루라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렵다. 어쨌거나 물건을 버리길 정말 잘했다.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소중한 것을 위해 줄이는 사람. 소중한 것을 소중히 하기 위해 소중하지 않은 물건을 줄인다. 소중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그 외의 것을 줄인다

 

현금이 없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서까지, 무리를 해서 라도 그 옷을 꼭 손에 넣고 싶었다. 그런 소망을 이룬 옷들이 이미 집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런데 왜 매년 입을 옷이 없다고 투덜거리는 걸까?

 

원하던 일이 이루어졌다는 순간의 감동은 어느새 익숙함으로 이어지고 당연함의 과정을 거쳐 싫증이라는 부정적인 감정도 도달한다.

 

마치 소파에서 잠들어 있던 사람이 옆에서 누군가 텔레비전을 끄자마자 보고 있는데 왜꺼? 하면서 번쩍 눈을 뜨는 것과 같은 이치다. 텔레비전을 끈 사람은 자고 있었으면서 하고 따지게 된다. 분명 텔레비전을 켜놓은 상태가 더 눈이 부시고 소리도 커서 잠을 이루기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그 자극에 익숙해져 잠이 들고, 자극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는데 텔레비전이 꺼지면 자극이 사라지는 차이가 검출되면서 잠을 깨는 것이다.

신경 네트워크는 자극의 양이 아니라 자극이 바뀌는 차이에 반응하는 구조다.

 

살아가는 데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위해 모두 필사적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가치는 따지는 탓에 우리는 타인의 비난에 민감하다. 사실 비난의 본질은 다른 사람의 가치를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는 데 있다. 그다지 자신에게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 비난을 넘어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기도 한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분노를 자기보다 약한 존재에 돌리는 것이다. 나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도, 사회도 모두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어 하고 공공장소에서 총을 난사한다. 폭력과 테러는 자신의 가치가 누군가에게 부당하게 손상당하고 있다고 느낄 때 발생한다.

 

물건이 곧 나라는 착각- 내 방 서재에는 내가 먹고 입고 쓰는 것들은 곧 나다라는 말이 제법 크게 붙어 있다. 시력이 좋지 않아 제법 크지 않으면 쓰나 마나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반대되는 이 말에 내가 모두 밑줄을 그어 놨다는 것은 여러모로 생각에 잠기게 한다.

순간 창피한 마음이 들어 떼어버리고 싶다가도, 물건을 싸서 사는 거 말고 가치 있는 걸 사자는 의미에서 붙어놓은 건데, 나라고 착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여주기는 한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에게 말이다. 나는 누가 나를 거렁뱅이로 보건 부자로 보건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 자신이 나를 가치 있게 봤으면 싶은데, 자꾸만 싼 것에 눈이 돌아가 한아름 사서 돌아오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써붙여 놓은 것이다. 이리 구구절절 적고 보니, 이제는 뗄 때가 됐다 싶기도 하다.

 

행복은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갖고 있는 것을 원하는 상태다.

 

사람은 할 수 없다고 말할 때 사실은 하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작은 일을 쌓아가는 것이 엄청난 일을 해내는 유일한 길이다. - 버리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버리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하나둘 쌓아서 집을 쓰레기더미로 만들어버린다.

빈 깡통이나 먹고 난 도시락 상자 같은, 누가 봐도 쓰레기인 것들을 버리는 데서부터 시작하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이런 쓰레기들을 먼저 버린다. 냉장고 속을 점검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버리고, 솔기가 터진 채로 넣어두었던 옷을 꺼내 버리고, 고장 난 가전제품을 버려라. 누가 봐도 틀림없는 쓰레기부터 버리기 시작하라. -쓰레기를 밖에 버리는 것까지 완성해야 한다. 그러면서 쓰레기로부터, 물건들로부터 느끼는 해방감을 만끽해보자. 끝까지 해보자.

 

올해 겨울에도 반드시 사용할 담요를 버릴 필요는 없다. 매년 입고 있는 다운재킷을 버릴 필요도 없다. 내년 여름에 입을 수용복 또한 버리지 않아도 된다.

 

괴롭다는 건 이미 충분히 갖고 있는데도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다. 자꾸 버리다 보면 과거보다는 지금이 보이기 시작한다. 수납과 정리 기술에 의지하기보다는 먼저 물건의 수를 줄여야 한다. 물건의 수가 줄어들면 어질러지는 일 자체가 줄어든다.

 

물건을 잘못 샀다는 생각이 들 때는 바로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언제까지고 마음속 한구석에서 실패라고 생각하는 물건과 오랜 시간 부대끼게 되므로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타인의 인생을 살면서 허비할 수는 없다.

시간을 느긋하게 사용하는 일은 궁극의 사치이다.

 

매일 나 자신을 청소하다. 청소는 의지가 아니라 습관이다.

 

우리의 모습은 반복해서 행동한 일의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모든 위업은 행위가 아닌 습관에 의해 완수할 수 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를 왜 해야 하는가를 곱씹지 말자. 내 생에 매일 해야 하는 것들에 왜를 달기보다는 밥 먹듯이, 샤워하듯이, 나를 아끼는 습관이라고 생각하자. 나와 함께 가야 나를 살리는 것들이라고.

 

자신을 좋아하게 되면 다른 일에도 도전하기 쉽다. 어떤 생활을 하느냐에 딸 사람은 달라진다.

원하는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이상한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며 살거나 자살로 내몰릴 정도까지 일을 한다면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물건을 줄이고 미니멈 라이프 비용을 낮추면 어디든지 옮겨가 살 수 있다. 미니멀리즘은 일하는 방식도 자유롭게 선택하게 한다.

 

지금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뿐이다. 행동하는 사람이 된다. 자신이 한 행동이 모두 하찮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동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다.

이제는 시간이 충분히 있다. 나를 남과 비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시선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매일 가사와 잡무를 꼼꼼하게 해내다 보니 어느새 나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고 자연히 행동할 수 있게 되었다. 내 행동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타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내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믿는다. 그래서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은 나 자신의 귀환이다.

 

더럽지 않은 그릇은 씻지 마라. 미래의 실업, 결혼, 아니를 갖는 일, 나이 들어 병드는 것, 고독사 등을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것은 마치 더러워지지도 않은 미래의 그릇을 설거지할 걱정에 빠져 있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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