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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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서오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

황보름

 

이게 왜 이렇게 인기가 있지? 인기가 있다고 하는 것들엔 경계심부터 든다. 그런데 소설도 아닌 것이 에세이도 아닌 것이 사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별 것도 아닌 이야기들이 짜여서 흘러가는 게, 자꾸만 찾아 보게 된다.

 

영주, 민준, 승우, 민철, 민철이 엄마, 정서, 지미, 성철. 이들은 모두 아닌 것 같다 여기면 깔끔하게 끊어내는 곳에 있다. 실상은 그럴 수 없기에, 간단한데 간단하지 않기에 이 곳에서의 끊어냄이 찬란하면서도 아프다.

 

일하다 힘들어 공황이 오면, 나와 생각이 맞지 않으면, 취업 준비를 하다가 안되면, 남편과 트러블이 생기면, 정규직 시켜준다고 하고 부려먹기만 한다면. 안다. 멈춰야 한다는 걸. 그리고 내가 지금 무얼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는 걸. 그러나 그렇다고 전혀 다른 세상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더없이 극단적으로 여겨진다.

 

이 글의 화자 영주는 회사도 결혼생활도 접고 책방을 연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점을 열기 전의 사람은 주인공이 될 수 없는 공간이다. 즉 새로운 내가 되는 무대를 만들고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나도 책방을 열고 싶지만, 책방 이후의 삶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곳에서 사람 냄새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공간에 내가 앉아 있는 순간의 충만함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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