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에디터스 컬렉션 1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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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지음/오유리 옮김

 

202212The April Bookclub

 

 

인간 실격. 음울하고 암울한 분위기. 결국 죽음에 성공한 다자이 오사무. 그래서 읽지 않으려고 했다. 죽음과 가까이 있는 나에겐 특히 어울리면 안되는. 서점에 갔다가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극명한 죽음을 알리는 표지라고 하기엔 너무나 감각적이어서 그만, 사고 말았다. 그리고 2022년의 마지막 달, 생각과 달리 마음대로 펼쳐지고 말았다. 생각과 달리 결국 하고 말았다가 많은 책. 우연을 가장한 필연의 선물.

 

읽으면서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 떠올랐는데, 작품해설의 첫 머리에도 나쓰메 소세키[마음]과 더불어 일본 근대문학의 양대 소설로 평가받는 작품이라고 나왔다. 역시 난 안목이 있다.

 

요우는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사람을 만나는 일이 부자연스럽다. 자신의 쾌락을 위해 나를 이용할 수 있는 데까지 이용하는, 단지 그게 다인 교우였다. 요우에게 사람은 이런 식이었고, 그럼에도 관계를 끊지도 못하는. 마치 내가 아닌 듯 한 행세를 해야 겨우 발을 붙일 수 있는데, 그것도 결국엔 의지대로 할 수가 없다. 의지라는 것이 마치 저 세상에 있는 듯이 알 수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현실에서 공부도 사랑도 결혼도 일도 붙잡을 수 없고, 비틀거리다 밤으로 간다.

 

인간 실격이라는 말은 요우가 정신병원에 갇히면서 하는 말이다. 그녀 생각이 났다. 그녀도 그랬을까? 저항하지 않음이 죄인가? [인간, 실격. 이제, ,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됐습니다. 신께 묻습니다. 무저항은 죄인가요?]

 

[이제 내겐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갑니다. ]

 

[마음][인간 실격][호밀밭의 파수꾼]도 잘 썼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정신이 분열될 거라는 걸 처음부터 알 수 있는 혼돈이 무서우면서도 이해되는. 정신이 분열된 자의 세상은 이렇기에 이해할 수 있는 글. 보통의 사람은 전혀 들어갈 수 없는 세상에 있는 글. 같은 안경을 쓰고 고향의 길을 걸어가는 친구가 있다. 그가 하는 말과 이 책의 글들이 겹쳐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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