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타인과 마주하며 살아간다. 타인과 함께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는 편한 가면이지만, 누구에게는 물에 젖은 수건을 얼굴에 올려놓는 것처럼 숨막히는 일이다

 

친구의 친구였던, 지금은 친구인 윤씨가 얼마전 연락이 왔다.

나 망상인거 같아.” 라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망상과는 거리가 멀어서,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2주 후에는 진정이 됐다며 웃으며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람들로 인해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요동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내가 이상한 건지, 사람들이 이상한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회사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은데,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람들한테 욕을 먹는데도 그 자리에서 변론은 못하고 분한 감정만 들고, 돌아서서 왜 그 말을 하지 못했을 까 싶고. 그렇다는 것이다.

 

나도 매일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평생직장을 절대 그만두면 안된다고 한다. 그말인 즉슨, ‘너 거기서 나오면 절대 더 좋은데는 못 들어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마음이 편치 않다. 신입이 오자 칼로 무자르듯이 나를 버리는 상사나 그것을 등에 업고 날뛰는 신입이나,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웃고 있는 나나 모두 제정신이 아닌 곳이다.

 

회사를 박차고 나와서 쓴 글이나 회사에서 잘 지내는 법을 쓴 글은 여럿 보았다. 그러나 이보다 필요한 것은 도살장에 끌려오듯이 다닐 수 밖에 없는 회사에서 내 마음 건사하는 방법을 쓴 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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