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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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왠지 범접할 수 없는 어린이가 어른들의 생각은 다 허상이라는 듯이 촌철살인의 멘트를 날려줄 것 같은, 제목만으로도 마음이 흔들리게 만드는 책이었다. 그런데 책 소개를 보고 꼼지락, 머뭇거렸다. 내가 생각한 책이 아니었다. 어린이의 세계에 대해 통찰하게 하고 뭔가 기똥찬 것을 알게 될 것 같은 제목에 마구마구 끌렸는데, 독서지도하는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엮은 책이라는 말에 몽글몽글하고 따뜻따뜻한 느낌이 들어 반감이 일었다. 구매는커녕 장바구니에서도 밀려났다.

 

ㄷ ㄷ ㄹ ㄷ 독립서점에 갔다. 출판 클라스가 코로나 격상으로 예고없이 연기됐다고 한다.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완전 내 취향의 책들이 가득한 2층에 올랐다. 내가 서점을 하고 책을 들여놓아도 이럴 것 같은 내 마음에 꼭 드는 곳이다. 그런데 두둥. 하늘색 버전의 [어린이의 세계]가 있다. 아날로그 감성의 나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사는 한두 권의 책에 위안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데 하늘색 버전이라니. 거기에 책을 사면 새싹 배지를 준다니. 안 살 수가 없다.

 

어린이라는 세계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누구나 어린이였는데, 그 어린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른의 시각으로만 보는 것을 조용하고 따뜻하게 타이른다. 어린이의 눈높이로 생각한다고 해도 그것을 직접 어린이에게 물어보지 않는한 그건 어른으로서의 생각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안다고 생각하지 말고 물어보자. 그리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맞춰 동행하자. 어린이는 많은 것을 배우게 한다. 어른을 보고 배우는 어린이게서도 배운다. 지금 당신의 눈앞에 어린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오늘도 배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어린 시절 생각만해도 진저리가 처지는 나같은 사람이 있다면, 더는 속상해 하지마라. 그것은 어린이였던 것이 문제가 아니라 환경이 원인이었을 것이다. 당신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의 어린이는 아름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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