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에 대한 찬양 - 개정판
버트란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년 7월 8일 목요일

The April Bookclub

 

게으름에 대한 찬양

버트런드 러셀

 

영감이 떠오를 때가 자주 있다. 그럴 때? 그것을 흘려보내기 일쑤다. 옷을 사놓고 그때의 그 감성을 챙기지 못하고 나중에서야 입는다거나 읽고 싶은 책을 주문한 뒤에 과거에 사놓은 책들을 들춰보느라 그 책이 또다시 뒷방 그림자처럼 남아 있기를 반복한다. 영감에게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무언가 떠오를 때마다 나는 그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이런 반복된 패턴을 바꾸고 싶다. 그럼? 우선 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나 같은 사람은 폰에다가 영감을 넣어두자. 그것이 영감이 아니라 생동감이 될 수 있게. 이러한 면이 내가 생각하는 게으름의 영역이고 이를 적절하게 다루기 위해 취하는 행동의 언저리이다. 시간이 남아돌아도 생산적인 일에는 그 시간이라는 녀석을 주기 아까워 하는 것.

 

그런데 이글의 저자가 바라보는 게으름은 다르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은 사람이 여가를 즐기면서 살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들어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 노동시간을 줄이면 돈을 못번다고? 그러한 생각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내가 줄인 노동시간으로 다른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노동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시간을 만날 수 있다. 그러면 몸과 정신을 망치는 일도 막을 수 있다. 실제적으로 과도한 노동의 댓가를 얻는 것은 보상보다는 고통이 더 크다. 그러니 노동에 매진하기 보다 내 삶을 바라보고 미래를 생각하자. 그것이 저자가 게으름이라고 말하는 보이지 않는 형체였다.

 

이 책은 게으름에 대한 찬양 외에도 교육, 양육과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글들을 통해 너무나 당연한 듯이 흘러가는 암묵적인 고통의 향연을 생각하며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무언가를 위해 외치고 싸우지 않아도 된다. 거기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그저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라며 생각없이 흘러가는 사회에 물음표를 가지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