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1
나쓰메 소세키 지음, 박유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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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츠메 소세키

 

주인공 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인물과 함께 하는 이야기가 중반까지 이어진다. 목적도 없고 의미도 없는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없는 이야기. 선생님이라 부르는 인물과 어떠한 학문적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고, 그가 학문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이도 아닌데 나는 선생님을 존경의 마음을 다하여 자주 뵙는다. 그러다가 졸업을 하고 고향집에 내려왔는데, 아버지의 병세가 급격히 안 좋아져 도쿄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렇게 도쿄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사이, 선생님에게서 두툼한 편지 뭉치가 온다. 편지의 첫 장을 읽지만 집중하지 못하고 훌훌 넘기는데 마지막에 이 선생님의 죽음이 암시되어 있는 대목을 보게 된다. 나는 그길로 도쿄에 가는 기찻길에 오른다.

편지를 통해 선생님은 자신이 이렇게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시작한다. 선생님은 부잣집의 독자로 걱정없이 살았다. 그러던 중 부모님이 장티푸스로 모두 돌아가시고, 숙부가 재산을 관리해준다. 선생님은 도쿄에 가서 학업을 하고 방학이면 안식처인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그 집은 숙부가 관리를 한다며 살고 있다. 방학에 고향집에 내려가니 숙부는 선생이 결혼을 하길 바란다. 선생이 이를 거부하였는데, 다음 해에는 숙부의 딸과 결혼을 하라고 한다. 이에 거부 의사를 밝히고 1년 뒤 고향집에 돌아가니 숙부의 태도가 변해 있다. 이미 숙부가 해먹은 돈은 어찌하지 못하고 남아있는 재산을 처분하여 도쿄로 돌아온다.

도쿄에서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거나를 생각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하숙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사모님, 아가씨라고 부르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친구 K도 데려온다. 아가씨에 대한 이성적인 마음이 커서 K가 연정을 품고 있을 거라는 질투로 번민한다. 그러다가 실제로 K가 선생에게 아가씨에 대한 마음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아가씨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K의 그 동안의 사상을 가지고 꾸짖는다. 자네가 그러면 되겠느냐고. K의 사상은 사랑을 하면 안되는 거였나 보다. 그러고 선생은 사모님에게 아가씨를 달라고 한다.

어느 날 사모님이 K에게 선생이 아가씨와 결혼을 할거라는 이야기를 하자, 잘 됐다고 웃는 K.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K는 자살을 한다. 선생님은 아가씨와 결혼을 한다. 그리고 선생님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심연 속에서 살아도 사는게 아닌 삶을 살아갔었다.

 

사람을 의심할 줄 몰랐던 선생님이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하고 다시는 이전의 신의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었던, 오히려 불신과 피해적인 사고로 삶에 더 이상 미래가 없이 침잔해 있던 선생님.

 

책의 절반을 읽었는데도 이 책의 의도를 몰랐고, 재미가 없었다. 책의 중반까지만 해도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는지 몰랐다. 마치 노인과 바다를 읽는데, 노인이 계속 물고기를 잡는 이야기를 내가 왜 계속 들여다보고 있어야지 하다가, 끝에 가서 현타 오는 것처럼. 이 책도 그런 류이다.

많은 것들이 뉘엿뉘엿 지나간다. 순수하게 사람을 마음으로 대하면 돌팔매가 되어 돌아오는 세상 속에서 노래기의 다리 개수만큼이나 많이 다치고 다친다. 그래도 우리는 정여민 시인의 마음의 온도는 몇도일까요시집에 나오는 장군이라는 개처럼 추운 밤을 지내고도 별일 아니라는 듯이 툭툭 털고 일어나 이 모진 세상을 받아들인다. 살아가는 수고는 이뿐만이 아닐테지만, 내 마음의 구름이 바람에 실려 지나가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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