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전부터 친구와 단둘이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그게 뭐가 독서모임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 독서모임이다!!!!” 라고 말하겠다. 이 책의 독서모임 일원들처럼 이름있는 구성원들도 유명한 단체도 뭣도 아니다. 그래도 나는 자신있게 The April Bookclub 이라고 외치겠다.
나이 서른 여덟에 모임을 시작해 1년을 잘 지내왔고, 나름 만족스럽다. 처음에는 ‘책을 다 읽느냐 마느냐/너는 읽었네, 나는 안읽었네’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안다. 책을 사서 한 줄이라고 읽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전혀 다른 세상임을. 물론 정해진 책을 온전히 다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금상첨화겠지만 말이다.
독서모임이 아니었다면, ‘읽어야지’하고 생각만 한 채,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나날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알라딘에(지금은 매주 목요일로 생각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글을 올리는 것으로 연결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 달에 한 권, 책을 읽는 일은 단순히 읽는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삶의 원동력이 되어 다른 일들도 잘 해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준다. 이렇듯 북클럽(영화 제인오스틴 북클럽을 의미있게 보고, 책모임을 묵클럽이라고 말한다)은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해 우울한 자기를 생성하던 나의 내면을 채워주고 있다. 이를 통해 과거의 나를 보듬고 치유된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면 더 좋겠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책이 만나는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은 오래된 빈집을 매일매일 고쳐나가는 일과 같다. 지치고 방치되어 있던 내 마음을 어떤 날은 정성을 들여, 어떤 날은 무심한 듯 하지만, 손을 놓지 않고 토닥여 주는 것. 그리고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내 마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