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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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데이터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듣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책임감을 느끼고 회복의식을 갖는 것. 좋은 의도다. 하는 이도 선하고 받는 이도 선하게 한다. 그런데도 드는 이 이질감을 어찌할 수 없다.

 

노동계층의 부모를 만났고, 그 부모는 내가 중학교에 입학할 즈음에 그 직업마저 잃었다. 머리는 좋았지만, 대학에 갈 수 있을지 막막했다. 낮에는 수업을 듣고, 밤에는 서빙을 하며 학교를 다녔다.

이러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하는가. 데이터로 이야기 좋아하니, 잘 알고 있으리라. 이 사회는 이러한 사람들이, 그 환경에서 자란 어른아이가 더 많다. 그러나 이 글을 쓴 이에게서는,

좋은 부모를 만났다. 공부도 잘했다. 큰 어려움없이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해외로 유학도 갔다. 그리고 데이터로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데이터로 설명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라는 문장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다가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삶을 이야기할 때 전공의가 환자들을 볼모로 이렇게 열악하면 제대로 돌보겠냐는 이야기가 갑툭튀하면 화가 많이 난다. 사회적 강자의 입장에 있는 이들의 삶도 이리 힘든데, 그것보다 못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직업전선은 말해 뭐하겠는가 싶다. 그래서 저자의 선한 의도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커지는 이질감을 주어담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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