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서 내가 잘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지 못하게 칭찬을 받는다면, 그 말을 잊을 수 있는이가 얼마나 있을까. 그 말을 곱씹지 않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이십대 후반에 근무하던 시골의 작은 병원에서 원장은 나에게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오라고 했다. 그리고 몇 차례 글을 써온 후, 원장은

선생님은 수필을 쓰시면 잘 쓰실 거 같아요.”라고 강아지풀처럼 부드럽고 조용한 말투로 말했다. 그때 알았다. 내가 수필에 어울리는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물론 이말은 독후감을 수필처럼 써왔다며 애둘러 표현한 것이겠지만, 나는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10년이 넘게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나는 성장을 멈추고 고단한 세상의 껍질을 쌓아갔다. 그러다 약 1년 전, 친구와의 독서모임을 계기로 다시 독후감과 수필이 결합된 글을 가끔씩 쓰고 있다.

 

이제껏 누군가가 내게 글을 써달라고 부탁한 적 없다. 그런데도 나는 왠지 뭐라도 계속 써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있다. 그래서 여러 번 글쓰기를 시도했지만 내리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굳은 마음으로 꾸준한 글쓰기에 성공하고 싶다. 그리고 이왕 쓸 거면 잘 쓰고 싶고, 잘 썼다는 칭찬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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