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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박현찬, 설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2020년에는 다른 해에 비해서 의무적이기는 하나 책을 읽은 시간들이 다른 해에 비해 늘었다. 그동안 마음 속으로는 이미 작가요, 매일 글과 함께 살았지만 실상의 나는 의미를 찾지 못하고 폰만 보는 무엇도 아니었다.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는 저녁 8시에 읽기를 시작하여 12시가 조금 안된 시각까지(물론 4시간 동안 계속 이 책만 붙들고 있지는 않았다) 읽기를 마쳤다. 실로 오랜만이다. 책을 들고 읽기를 하루에 마친 적이 얼마만이던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초등학교 4학년때인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어린왕자를 밥먹는 것도 뒤로한 채 읽어내려갔던 때만이 선명하다.
나는 글이 잘 쓰고 싶다. 그런데 글을 잘 쓰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문맥에 맞춰 쓰고, 타인이 읽기 편하게 쓰는 것이 글을 잘 쓰는 것인가? 그런 것은 다 뒤로하고 창의적인 것이 글을 잘 쓰는 것인가. 여전히 답을 모르고 어쩌면 나만의 해답을 내려야 하는 시간을 맞이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나는 은근한 기대를 갖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 글쓰기를 배운다고 하지 않는가.
이 책은 역사 속의 연암 박지원을 중심으로 픽션으로 써내려갔는데, 중한 내용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적절한 농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 농도에 내려놓고 싶은 마음과 기존의 무료하게 폰을 보던 습관으로의 회귀를 잠재울 수 있었다.
글을 잘 쓰는데는 천천히 글을 읽고 여러번 읽고 이해하고 체화하려는 노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이해를 했다. 나는 무척이나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을 따라가는 나의 벅찬 감성에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됐다.
글에는 그 사람이 녹아 들어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