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가을산 2003-11-08  

비가 오는군요
길바닥의 비에 젖은 낙엽...
감정 상태에 따라서는 상당히 우울할 수도 있는 전경인데,
빗물의 깨끗함과 알록달록한 색깔 덕인지
오늘은.... 화려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서울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한달에 한번 정도는 시댁에 마실 다녀옵니다.
할아버지에게 전화 드린 횟수대로 용돈을 받는
우리 아들들 기대에도 부응할 겸... ^^
 
 
 


가을산 2003-11-05  

청소 벌레
오늘 제가 청소벌레에게 물렸나봅니다.

아침에 갑자기 제 사무실이 참을 수 없이 정리안된 것처럼 보여서 서랍정리부터 하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사무실의 책장 정리로, 또 이른바 '작업실' - 제 책들과 사무용품과 공구들을 모아놓은 거의 창고 수준의 방 - 정리로, 그리고 마침내는 제 사무실 책상 옆에 놓을 책장 만들기로(이건 그냥 희망사항)...
겉잡을 수 없이 일이 커지고 있네요.

제가 갑자기 청소에 몰두하거나, 무얼 만들기에 몰두하거나 할 때는 대체로 무언가 해야 할 것이 따로 있는데 그걸 하기 싫을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이번에는 그게 뭘까? --a

우선은 점심시간에 책장정리나 끝내야겠어요.
 
 
가을산 2003-11-06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 전 오늘 피자먹었습니다.

ceylontea 2003-11-05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라 하시니 어수선한 저의 집이 떠오르네요...
임신 10개월에 이사를 해서 짐정리도 덜 된 상태에서 애 낳고... 애랑 씨름하다보니... 아직까지도 집이 어수선합니다...
저도 청소벌레에 한 번 물려야 할 것 같습니다...

가을산님 점심 드셨나요?
전 피자를 오랜만에 먹었더니.. 맛있더라구요.. ^^
 


아영엄마 2003-11-04  

가을산님 글을 어디서 보긴 했는데..
에고 나이 먹을 수록 잊어버리고, 기억 안나는 게 자꾸 늘어서 큰 일입니다.
바로 며칠전에 님이 방명록에 쓴 제 글의 밑 글에 코멘트를 다신 걸 봤는데..
그게 어느 글인지 찾질 못하겠습니다..^^;;
방명록 글을 보니 가을산님도 아이엄마이신 것 같은데 맞나요?
직장다니시는 분인 것 같기도 하구요..

저는 전업 주부입니다. 살림도 잘 못하고,
몸이 약해서 늘 비실거리는 두 아이 엄마죠~
이미지가 참 예쁘던데, 가을산 구경을 해 본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서울은 벌써 겨울 같아요. 제가 춥다고, 겨울이라고 했더니
애들은 왜 눈이 안 오냐고 하네요. 하하하~~
벌써 새벽 1시 반이네요. 내일 아침에 큰 아이 현장학습가는지라
김밥 싸야 하는데 잠 안자고 이러고 있습니다. 이만 자러 가야겠어요. 하~ㅁ
 
 
가을산 2003-11-0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상막하...
아영엄마님 글 보고 어느글이었더라~~ 제 서재는 아니었구요, 다른분 서재였는데.. 가물가물한데, 저도 못찾겠네요. --;;
저도 재작년에 약 1년간 전업주부를 해보았습니다. 근데 그게 낮시간에 외출의 자유가 좀 더 있다는 것 빼곤 직장생활 못지 않게 힘들더라구요.

ceylontea 2003-11-05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제가 부엌에 있으면...
"앗 뜨거!".. 그리고 바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구요...
저는 칼에는 잘 베지 않는데... 주로 뜨거운것에 조금식 화상을 잘 입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캔 따다가 뚜껑에 베이는 것 잘하고...
주부가 되고서는 정말로 손에 잘잘한 흉터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가을산 2003-11-05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의 그 글 드디어 찾았습니다! 수니나라님 서재였더라구요. ^^
저도 부엌에서 뭐좀 하려면 손 다치는거 다반삽니다.
지난 추석에는 명절인데도 첨으로(!) 한곳도 안다쳐서 혼자 대견해 했답니다.

아영엄마 2003-11-04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에 청소를 안하다가 일주일에, 한 달에 한번
몰아서 하다 보면 몸살이 날 지경입니다. ㅋㅋㅋ
'그러길래 평소에 꾸준히 하면 되지... '라고 말하지도 모르지만
그러다 오전 시간 다 가버리죠.
애들 오면 또 애들 건사하느라 하루가 다 가고...

이번 주말에 큰 아이 생일이라 처음으로 친구들 몇 명(엄마들 포함~)을
초대하려고 여기저기 청소하고, 뭐 좀 만들고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칼 잘못 놀려서 손가락도 베고.. 아퍼~ 피 났어요. ㅠㅠ)
예전에는 진짜 일주일에 한 번 나가고 그랬는데,
아이 학교 들어가면서 나갈 일이 자꾸 생기네요.
내일은 다른 엄마랑 서점에 책구경 가기로 했어요. 둘째 데리고...
아, 즐겨 찾는 서재로 등록을 안 해 놓아서 지금 하고 글 씁니다. ^^*
 


sooninara 2003-11-03  

님의 글을 읽다가..
궁금해져서 첫번째에 있는 화성쇼부분을 어제 읽어봤거든요
너무나 재미있어서 침대에 자려고 누웠다가 남편에게 이야기해주었어요
새벽 4시에 천문대에서 전화 받아서 제정신이 아니라고 설왕설래했다고...

저희남편이 '지구과학교육과'를 나왔거든요
남편왈.."천문대는 낮에 할일보다 밤에 할일이 많은곳이므로 새벽에 전화 받는것이 정상이다"라네요...
그리고 그시간에 소백산 천문대에 전화해도 받을거라고하네요^^

그때 같이 계셨던분들에게 전해주세요..
전화받은 아저씨..정상이라구요..

이상 오지랍 넓은 수니나라였습니다
 
 
가을산 2003-11-03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 꼭 전하겠습니다.
지구과학과 천문학.. 과학 중에 제가 가장 좋아했던 분야입니다.
안그래도 좋아하던 차에 중학생때 다큐멘타리 '코스모스'를 보고는 천문, 과학, 그리고 칼 세이건에게 푹 빠졌었답니다.
중3때 우주와 천문 관련 단원을 드디어 배우게 되어 무척 기대가 컸었는데, 과학 선생님은 그냥 한시간 만에 너무 싱겁게 끝내셔서 실망했던 적도 있습니다.
대입때도 시험은 문과로 쳐놓고는(학교에 이과가 없었기 때문) 지원을 이과로 하면서 의학, 천문기상학, 인류학, 이렇게 세 과를 놓고 고민했었답니다.
부모님이 밤에 나다니는 것이 많을 '기상천외의' 학과를 택했다고 반대하셔서 그만.. ㅠㅜ
 


가을산 2003-11-02  

주말의 수확
어제 회의는 예상대로 밤샘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꿈돌이 동산(대전의 놀이공원)에 가겠다는데, 밤샘하고 나서 어지럽게 탈 것을 타는 것도, 오래 걷는 것도 엄두가 안나서 남편과 아이들만 보내고 저는 집에 남았습니다.

잠시 눈을 붙였다가, 생각을 해보니
주말에 아이들도 없고, 남편도 없고, 학회도 없고, 다른 볼일도 없는,
100% 나만의 시간이 도대체 얼마만이었던가!!!
게다가 날씨는 맑으면서 푸근할거라 예보되었는데!
이런 황금 같은 시간을 집에서 누워서 보낼 수는 없지 않나요?!!

일단 집을 나섰습니다.
처음 생각은 어디 단풍든 산이 보이는 전망 좋은 음식점이라도 가서 경치도 보고 책도 읽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기억을 뒤져도 도대체 '전망이 좋은 음식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겠는겁니다.
계획을 수정해서 가까운 계룡산이 보이는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경치를 보면서 책을 읽기로 하고, 수퍼에서 점심 대신 먹을 과자와 음료를 사들고 계룡산을 향했습니다.

계룡산의 동학사로 갈라지는 길에 이르르니 단풍철에 관광객이 많아서 동학사 쪽에는 계획했던 대로 '전망이 좋은 조용한 길가'라는 곳이 사실상 찾기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거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가기는 너무 서운하잖아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이전에 몇번 아이들과 함께 간 그 근방의 도예촌이었습니다.
늘 아이들 만드는 것을 도와주느라, 그리고, 애들은 지루함을 금방 느껴서 차분하게 만들어보지 못했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도예촌에 도착해서 도예체험교실을 한다는 푯말이 있는 아무 공방이나 들어갔습니다. 저 말고는 아무도 없더라구요! (드디어 호젓하게! ^^ ). 주인에게 찰흙을 받아서 머그잔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주인이 외출할 일이 있다고 잠간 가게를 지켜달라고 하더군요. 제가 할 일은 머그잔을 만들면서 사람들이 작업실과 전시실을 구경하는 것을 그냥 보고 있다가, 단지 주인을 찾으면 잠시 외출했다고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주인이 가고 나서부터 이상하게 도예촌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겁니다. 그중에는 저처럼 그릇을 만들겠다고 주인을 찾는 사람들이 몇 팀 있었습니다. (체험교실을 미리 알고 온 사람도 있고, 즉석에서 하려는 사람 도 있었습니다.) 주인 오기를 잠시 기다리다가, 제가 작업대 한쪽에 있는 큰 찰흙 덩어리를 알려주어 각자 자기 쓸만큼씩을 떼어내어 작업대 하나씩 차지하고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주인이 돌아왔을 때 이렇게 만드는 팀이 저말고도 세 팀이었습니다.

저는 머그잔 두개와 냄비 받침대 한개를 만들었습니다.
그 사이에 또다른 사람들도 도자기 만들기에 합류해서 어느덧 야외작업장이 거의 꽉 찼습니다. 크크.. 그중에 이제 겨우 네번째 도예 체험을 하는 제게 머그잔 만드는 법을 묻는 사람들도 생겨났답니다. ^^v

다 만들고 계산을 하려고 하니, 주인이 돈을 안받겠대요 글쎄!!
원래대로 하면 삼만원을 받는건데...

오늘, 몸은 피곤했지만,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도 갖고,
도자기도 세개나 공짜로 만드는, 참 운 좋은 날이었습니다.
 
 
sooninara 2003-11-03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진 주말이군요^^
우리아이들은 도자기 만드는것 보더니 숨쉬는 항아리라고 하더군요(솔거나라책중에서..)

ceylontea 2003-11-03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값진 주말을 보내셨네요..
문은 두드리는 자에게 열리는가 봅니다...
저 같으면 그냥 집에서 뒤비져 자다가 깨서 커피 마시다 책본다고 하다 다시 자다가 했을텐데...
집을 나서서 도예촌 주인장 노릇도 좀 하시고 도자기까지 만들고 오시다니.. 그 부지런함에 존경스럽습니다..

가을산 2003-11-0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평소에는 실론티님처럼 집에서 뒹구는 편인데, 어제는 좋은 일이 있으려고 '필'이 왔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