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일은 참 길더군.

첫째날 -  찜질방 감.  침대 시트 만듬.
둘째날 -  헬스클럽 감.  남편 모시 반팔 저고리 만듬.  상담 기도는 실패.
세째날 -  주말농장 감.  야채로 지지고 볶고.....

2. 고추 처음 따면서 알게 된 것.  

한꺼번에 빨개지지 않고, 파란것, 빨간것 시간차로 익어서 여러번 수확해야 한다.
고추는 토마토와는 달리 덜 익은 것을 따서 말린다고 빨개지지 않는다.  ^^;; 
수확하러 정기적으로 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  그 넓은 밭에서 나는 것이 다~ 내거다. 따기만 하면.
고추들 중에는 청양고추가 섞여 있다는데, 문제는 내가 그걸 구분을 못한다는거다.
우리집 고추가루 무진장 매울 것 같다. 


3. 알타리 무가 사라졌다! 

무, 배추가 유난히 벌레가 많이 꼬이는지라,  지난 달 말에 씨앗을 심으면서 꾀를 냈었다.
씨앗을 심고 나서 그 씨앗이 심겨진 밭고랑 세 개 중 두 개를 '모기장'으로 덮어 버린 것. 
싹이 나서 이파리가 자랄 공간 만큼은 일단 나무 젓가락을 세워서 확보했고,  자라는 것 보아가면서
더 높은 막대로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10일 전에 갔을 때만 해도 무가 파릇파릇 잘 자라고 있었다.
모기장을 덮은 쪽이 확실히 벌레를 덜 탔다.  내 딴에 머리 쓴 게 얼마나 뿌듯했던지...... 

그런데 어제 가보니, 알타리 무가 그야말로 증발해 버린 것이다!  
모기장 속이나, 밖이나... 잡초만 무성했다. 
이 미스터리에 대한 몇 가지 가설을 세워 보았다.

1) 벌레가 이파리와 줄기를 흔적도 없이 먹어 치운 것일까?
 그동안 벌레가 먹은 것을 본 바로는, 아무리 벌레가 심하게 먹어도 밑둥은 조금이라도 남는 법.
 이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는 않는데....?   아닌가?

2) 말라 죽은 것일까?  
 지난 10일간 비가 한번도 오지 않기는 했다. 아직 어린 무인지라 더 취약한 것이었을까?
 잡초를 헤치고 보니, 알타리 무의 '흔적'이 보이기는 보였다. 
 그런데 식물이 물이 없어 마른 종잇장 같은 모습이 아니라, 
 마치 타다 남은 재나 거미줄 처럼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

3) 누가 서리한 것은? - 그럴 리가 없다. 다 크지도 않았을 뿐더러 모기장도 그대로였으니까?

4) 내가 모르는 병에 걸렸을까? -  그런데 옆의 밭고랑의 열무는 왜 멀쩡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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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8-16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참 난감하군요. 타서 말랐을 수도 있긴 합니다만 그러기엔 정황증거가 참.
사진 없으세요??

하늘바람 2006-08-16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침대시트와 모시저고리를 어케 만드셨대요?

물만두 2006-08-16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3번... 용의자는 거대토끼가 아닌가 싶습니다=3=3=3

瑚璉 2006-08-16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타리 실종 사건의 해결방법 :
1. 밭이랑 근처에 UFO 착륙 흔적이 없는지 꼼꼼히 찾아본다.
2. 알타리 사진을 찍어서 수배전단을 돌린다.
3. 카퍼필드에게 연락한다.
4. 감시카메라와 전기철조망을 밭 주위에 설치한다(-.-;).
5. 방송에 출연하셔서 "알타리들아, 내가 잘못했다. 몸성히 돌아오기만 해다오(그럼 알타리 김치로 만들어 줄께)."라고 애절하게 부르짖는다.

반딧불,, 2006-08-16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하하 호질님 댓글 보면서 넘어가고 있어요.ㅋㅋㅋ

반딧불,, 2006-08-16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437137

 


2006-08-16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적오리 2006-08-16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이 너무 더워서 타버린 것은 아닐까요? 원래 어린 것들은 햇볓에 약하다던데..

전호인 2006-08-16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골에서 농사를 많이 했었던 지라 여름에 고추따는 것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 더위에 밭고랑에서 고추를 딴다고 생각하면........울 부모님들은 고추팔아서 자식들 공부 갈키고 먹고 살고 했었지라.

가을산 2006-08-16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어쩌면 1)번과 2)번이 합작 공모한 것일 것 같은데, 그래도 놀랐어요.
그렇게 유령같은 잔해만 남다니.....

하늘바람님/ 주말쯤에 사진 올릴 예정입니다. 제가 저고리를 남편 출장 가방에 넣어 주었거든요. 주말이 돌아올거에요.

물만두님/ 아, 거대 토끼요? 으아! 당근이라도 남은 것이 다행이로군요.

호질님/ 안그래도 주위에 미스테리 써클 생기지 않았나 유심히 살펴보았답니다. ^^

다시 반딧불님/ 감사~

해적님/ 음.... 담에는 씨앗에 썬블럭 크림이라도 발라주어야겠어요.

전호인님/ 아주 조금 땄을 뿐인데도 뜨거움과 따가움에 좀 괴롭더라구요.
땀이 흘러 눈에 들어가도 닦아내지 못하구요. (손으로 닦았다가는 더 큰일 나지요.)

호랑녀 2006-08-16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레가 먹은 거 아닐까요? 예전에 저도 마당에 배춘지 상춘지 뭘 심었는데, 유리창에서 파릇파릇 보이던 게 어느 날 보니 안 보이더라구요. 가서 보니까 개미밖에 없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