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는 나이가 5살 차이난다.
그런데, 오래 같이 살다보니 늙어가는 증상도 대체로 5년 시간차로 나타나는 것 같다.

잇몸을 앓기 시작한 나이도 비슷하고...
아침잠 줄어들기 시작한 나이도 비슷하고....

근데,  엊그제 남편에게서 심각한 증상이 발견되었다.
바로 일종의 '언어 장애'인데......    그럼 5년 후엔 나도 저렇게 될까?  고민된다....  ㅡㅡ;;

 

증상 :  인터넷 혹은 아이들이 쓰는 전문 용어를 못알아듣는다.

사례1>

일요일 저녁에 밥을 먹다가 아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데, 남편이 갑자기 '즐!' 하는것이다.

모두들 왜 남편이 그런 소리를 했는지 의아해서 쳐다보는데, 남편은 태연자약하다.

나// 아니, 왜 갑자기 '즐'이에요? 

남편//  왜? '즐'이 어때서? 

아이들// 아빠, '즐'이 무슨 뜻인데?  

남편// '알아들었다' 라는 뜻 아니야?            ㅡㅡ;;

나// 아니, 그건 그냥 알아들었다는 뜻이 아니라, '듣기 싫으니 이제 그만 말하라'라는 의미의 단어에요.

남편//  어... 그게 그런거였어?

 

사례 2> 

아이들// 아빠! 그럼 OTL 알아?   OTL 아니면  orz 도 되는데.... 

남편//  OTL?  알지~~!  그런데 무슨 뜻인지는 잘....  
            Over the ~~ ? Only the last?   

나//  아니...  OTL은 상형문자에요~!    사람 모양을 나타낸건데~~

그러고도 한참을 설명해주고 나서야 마지못해 인정.....

---------

문제는, 남편이 컴맹이거나 인터넷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도 이렇다는 데 있다.

흠...  5년 후라...  미리미리 조심해야겠다.

ㅎㅎ,  별것 아닌 걸로 세대차 부각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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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10-11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대화 도중 즐!
충격 먹으셨겠는데요^^
가을산님, 제 텅 빈 서재에 발걸음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힘이 나서 오늘 글도 쓰고 댓글도 달고 놀러 다니네요^^

물만두 2005-10-11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하 문자로 그러셈~하시는 엄마보다 더 좋으시네요^^

ceylontea 2005-10-11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는 벌써 그럴 것 같은데요..
워낙 알라딘은 그런 댓글이 없잖아요..
OTL 이건.. 동생이랑 메신저 하다 사용하길래.. 뭔 뜻이냐고 물었을 정도예요...
그나저나.. 즐~!! 흐흐.. (그런 뜻이었군요..)
아이들과의 대화를 이어 나가시려는 가을산님의 남편분의 모습이 너무 귀여우세요.. 호호

어룸 2005-10-11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실론님 말씀이 맞아요, 너무 귀여우세요~ 그러니 점수를 주시지요~흐흐흐흐...^m^ 그래도 식사하시다가 '즐'소리를 들으셨을때는 진짜 놀라셨을듯~!!

토토랑 2005-10-1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을 KIN 이라고도 하죠~~ 즐을 옆으로 눕히면 비슷하다고.
그래서 KIN 사이다보고, 즐사이다 라고도 한다는///

가을산 2005-10-11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래요. 남편도 애쓰던 중에 발생한 일이었어요. ^^
역시 토토랑님이 제일 젊으신가봐요! 우리 애들은 가끔 "킨" 이러기도 하더라구요.

sooninara 2005-10-1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킨은 처음 알았다..ㅠ.ㅠ 저도 요즘 ~~하셈 이런말투가 낯설어요
옆지기님..너무 귀여우신걸요^^

아영엄마 2005-10-11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언어장애라고 표현하시다니...그럼 새로운 이모티콘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는 저도 언어장애?? ^^;;

瑚璉 2005-10-11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깥분 연배의 용법에서는 즐!은 좋은 뜻이었지요. 그런 쪽으로 이해하심이...(-.-;).

가을산 2005-10-11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곤소곤, 새벽별님! OTUL 이 뭔지 제게만 살짝 알려주실 수는 없나요?
설마 다이어트 실패해서 배 나와서 절망하는 건 아니겠지요~~?

가을산 2005-10-11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ㅎㅎㅎ

마냐 2005-10-12 0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잉...'즐'을 잘못 알고 있었나봐요..엉엉. 전 벌써부터 언어장애가.

가을산 2005-10-12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이! ㅎㅎㅎ 왜 이렇게 안심이 되는거지요? ^^

ceylontea 2005-10-1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TUL ㅠㅠ

호랑녀 2005-10-12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직 마흔 안 됐는데요, OTL이 뭔지 몰라요 ㅜㅜ
혹시 눈치껏 알아내려고 댓글을 열심히 읽어도... 안 나왔어요.
뭐지? 납작 엎드렸단 뜻이에요?
나도 OTUL 이거네요...

가을산 2005-10-12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답 맞추신겁니다. ^^ '좌절' 정도 되는 뜻으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토토랑 2005-10-13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 가 머리 T 엎어져서 땅바닥에 짚은 팔. L 은 다리랄까..
좌절해서 철푸덕 엎드려 있는 것을 옆에서 본 상형문자라 하겠지요 호랑녀님.. ^^;;
중간에 U 는 팔과 다리사이.. 늘어져있는 아랫배 정도 ^^;;;
(저두 동생이 설명해줘서 얼마전에 알았답니다 흑~ )

가을산 2005-10-13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르고 있다가 알라딘 어느 페이지에선가 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