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방학이라 책을 읽히고 있다.
뭐.... 그냥 읽히면 지들 좋아하는 책들만 읽으니....
내가 추천하는 책, 사두고 묵혀두었던 책들을 읽으면 소정의 상금을 준다고 하고서야 좋다고 한다. ㅡㅡa

큰애의 경우, 이번 방학에 데미안을 추천했다.
학교 선생님은 그 이외에 '동물농장', '멋진 신세계' '수레바퀴 밑에서' 등의 책들을
추천한 것 같다.
흠.... '수레바퀴 밑에서'라.... 이거 읽으면 공부하기가 더 싫어지는 거 아닐까?
주인공 친구가 죽는 이야기인데... 괜찮을까?
흐흐... 나도 고만할 때 읽어놓고는, '예민한 시기인데, 괜찮을까?'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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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비디오가 거실에 놓여져 있었다.
이것도 선생님이 추천한 비디오라고 빌려왔다는데.... 아들 왈,
"엄마, 그런데 이상해. '연소자 관람불가'라고 써있어."
하긴... 우리 나라 중고생들이 이 비디오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이 영화에서와는 달리 '모든 학교의 압력밥솥화'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영화에서처럼 그 학교를 떠난다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그래서 '연소자 관람불가'인가..... 쓴웃음이 난다.
어제, 내 병원 근처의 아파트에서 또 학생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도대체 이 나라 학생들의 자살율은 얼마나 되는걸까?
갑자기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도 자살하는 학생이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친다.
우리 애가 보아도 되는걸까? 불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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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서글프다.
아이들의 작은 일탈도, 작은 자유도 눈감아 주지 못하는, 여유 없는 엄마가 되는 것 같아서.
몇 년 전에는, 이 비디오를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겠다고 녹화까지 해놓았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