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전 바로 옆의 공주에 밤줍기 하러 갔습니다.
자주 같이 하는 사람들이랑 갔는데, 흐리고 비가 뿌리던 토요일, 그리고 오늘과는 달리어제는 모처럼 날씨가 개여서 다행이었습니다.
밤농장 주인 아저씨의 주의사항을 듣구요...
참석자들이 거의 다 자녀들을 동반했습니다.
저도 작은애와 같이 갔습니다.
올려다 보이는 밤나무 사이의 땅에 온통 밤송이들이 깔려 있습니다.
유혹하는 밤송이들! ^^
밤이 하도 많아서 이 동네에는 다람쥐랑 청솔모가 없나보다 했습니다.
고무코팅된 작업장갑으로 무장하고, 드디어 밤 줍기 시작!
우리 아들 밤 줍는 모습. 저도 밤 줍느라 이 뒷통수 밖에 찍지 못했습니다. ㅡㅡ;;
두시간 정도 밤을 주웠는데, 저와 제 아들 둘이서 20kg짜리 비료 부대 한개하고도 반 개 만큼의 알밤을 모았습니다. 이만한 양을 밤나무 다섯 그루 정도의 면적에서 모았답니다. ^^v
주인 아저씨의 부탁대로, 밤송이 속의 밤과, 벌레 조금 먹은 것까지도 (사료로 쓸 수 있답니다) 다 담아오기는 했지만, 정말 눈에 보이는 밤만 주워도 그 양이 어마어마할 것 같습니다.
밤을 주으면서 생각한건데, 이곳에는 다람쥐와 청솔모가 없는게 아니라, 밤이 하도 많아서 밤에 질린 것 같습니다.
잠시 앉아 점심 도시락도 먹구요, 일행 일부는 밤을 불에 구워서 아이들과 먹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밤줍기도 질리고 허리도 아파서 허리를 펴보니.....
산과 하늘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궁시렁........
어떻게 하다보니 일행 중에서 '가장 밤을 오래 딴 사람'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는데요, 제가 생각한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단순한 일을 좋아한다.
- 밤 욕심에 힘든줄도 몰랐다 (변명: 자기가 줍는 만큼 가져가는 거 아니었어요~!)
- 도시 촌놈이 처음 밤따러 와서 신기했다.
- 체중조절을 위한 운동이었다.
- 그만 쉬려고 하는데도 자꾸만 밤이 눈에 들어온다.
아... 오늘 아침에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