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는 약 1주에 한두번정도는 자전거로 출근을 했었다.
그런데 미국에 가면서 아는 분에게 타던 자전거를 드렸고, 그후로 다시 돌아와서도 자전거를 사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운동부족과 체중 증가가 더이상은 간과하기 어려울 지경이 된 데다가,
기름값도 오르고, 환경이나 여러 면에서 생각할 때 다시 자전거 출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왔었다.

지난 몇달간 기회를 보아오다가,  어제 오후에 일을 저질렀다! 다시 자전거를 샀다. ^^
한 3년 만에 다시 자전거를 타니 감개가 무량했다.

자전거 출퇴근에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좀 있다. 
엊저녁에 운동화, 썬탠크림, 모자, 수건, 편한 복장, 직장에서 갈아입을 옷을 챙겨서 한동안 옷장에 넣어두었던 배낭을 꺼내 짐을 옮겼다.

자전거 출퇴근에 방해가 되는 일정이나 사정들도 많다. 이것들도 가능한 사전에 조정해야 한다.
즉, 날씨가 좋지 않아도 자전거를 타기가 힘들다. 너무 더워도, 너무 추워도, 비가 와도 힘들다.
점심시간이나 근무 직후에 먼 곳에 볼일이 있는 경우에도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차를 몰고 나가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병원과 집에 들고 가야 할 짐이 많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가야 할 때도 자전거에 싣고 가기가 어렵다.  
이런 것들은 가능한 하루에 몰아서 한꺼번에 처리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제발 작심 3일 이상을 가자!  굳게 결심하고, 언젠가 알라딘 번개에 나도 찌리릿님처럼 변신해서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 아침 출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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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ㅜㅡ

우리 집에서 병원까지는 평소 차로 15분,  도보로 1시간 15분쯤 걸린다.
3년 전에 자전거 출근을 할 때는 30분~35분이 걸렸었다.

그랬던 것이 오늘은 자그마치 45분이나 걸렸다!  ㅡㅡ;;   
마지막 언덕을 오를 때는 거의 숨이 넘어갈 정도로 숨이 차면서 다리 힘도 빠져서 후들후들거리기까지 했다.
 (병원에 가려면 30도 이상의 언덕 두개를 넘어가야 한다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했다!)

이런 변고가 있나!!!   3년 사이에 체력이 이렇게 떨어지다니!!!

이거 장난 아니다. 
주행 시간도 길어지고, 숨찬 적은 있어도 다리에 힘이 빠진 적은 없었는데....

벌써 이렇게 노화될 수는 없는 일이다. 체력을 길러야겠다.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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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9-06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끈!! 전 두발이든 네발이던 다 운전 못합니다 ..두발=자전거. 네발=자가용
가을산님..한달만 타시면 30분이하로 주파 가능 하실겁니다..쭉쭉빵빵 몸매가 되시는건가요?
저도 다이어트 해야겠어요..우리 살빼고 번개해요^^

ceylontea 2004-09-06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문득.. 맥 라이언이 나온 영화가 생각이 납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어울리지도 않게 천사로 나왔던.. 영화 <시티 오브 엔젤>(제가 이 영화 제목을 기억했을까요? 아닙니다.. 당연히 기억이 안나 인터넷에서 찾았지요...)
왜 이 영화를 이야기를 하냐하면... 여기서 맥 라이언이 의사역을 했었는데... 집으로 갈때 자전거를 탔습니다.. 그 모습이 무척 아름다왔지요... 그래서.. 가을산님.. 의사.. 출퇴근 자전거.. 자연스레 연상이 됩니다...

가을산 2004-09-06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어제 자전거를 사면서는 오늘 출근 후기를
'드디어 자동차와 별거하다' 정도의 제목으로 페이퍼를 쓰려고 했습니다.

자전거 출퇴근을 지속적으로 할 방법을 고심하는 중에 얼마전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라는 책을 읽고
이혼은 아직 못했지만, 그 전단계로 별거를 시도한다는 의미로 그렇게 생각한 것인데.....

오늘 아침 제 체력의 쇼킹한 실상을 접하고는 페이퍼 내용이 달라져버렸답니다.   ㅜㅡ

참,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라는 책은..... 공중교통 이용, 자전거 이용, 도보, 등에 대한 경험담과 조언도 담고 있지만, 자동차가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할 때부터의 역사와, 자동차가 환경과 사회에 미친 영향에 할애한 지면이 많습니다. 즉, 실용적인 것보다는 이론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

대중교통이 잘 갖추어지지 않은 나라에서도 카라이트(car light) 혹은 카프리 (car free) 생활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면에서 우리 나라는 자동차와의 이혼이 쉬운데.....

반성 중입니다.


호랑녀 2004-09-06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전거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도 차와 이혼 내지는 별거를 못하게 막는 것중 하나입니다.
작년 3월에, 생일선물로 자전거를 처음 선물받아서 배우게 되었는데요, 저는 아직도 차가 다니는 길에서는 자전거 잘 못탑니다. 겁도 나고, 실력도 안 되고...
그러다 보니, 자전거길이 비교적 잘 되어 있다는 일산에서도 지하철 한두코스 이상 되면 좀 어렵더군요. 자전거길이 가다 끊어지기도 하고...
공원가는 길, 육교를 오를 때, 늘 못올라가서 아예 걸어다녔는데, 그래도 좀 타고 보니, 엊그제는 자연스럽게 올라가 지더군요. 희망이 불끈 생겼습니다.
가을산님, 우리 꼭 자전거를 좀 탄 후에 번개를 치도록 해요 ^^

진/우맘 2004-09-06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끈불끈 화이팅!!!!!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어 멋진 서재질을....^^;;

2004-09-06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4-09-06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님의 반성에 굴하지 않고...
가을산님 모범따라 자전거 타기에 도전해보자 불끈~

가을산 2004-09-06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한가지 서글픈 실상은, 우리 나라에서 자전거 타기 생활화의 큰 난제 중 하나가 자전거 도둑입니다.
우리집만 해도 자전거를 몇개나 잃어버렸는지 모르겠어요.
아파트 경비아저씨 초소 바로 앞에 자전거 주차장을 만들어서 거기에 잠궈 놓아도 귀신같이 떼가요. --..
제가 아는 한 사람은 자전거 안장만 떼인 경우도 있고, 바람 빼놓는 경우도 있고....
이번에도 사면서 가장 걱정된 것이 어떡하면 잃어버리지 않고 주차시킬 것이냐 하는 문제였어요.

호랑녀 2004-09-06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첫 자전거를 선물받은 이후 잃어버린 게 벌써 4개지요. 이젠 비싼 거 안 산다고 하면서도, 어쩌다 하룻밤 밖에 내놓으면 어김없이 가져가요.
일산만 그러는 줄 알았더니 ... 대전도 그렇군요 ㅠㅠ

아영엄마 2004-09-06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간만에 타셔서 힘드셨던게 아닐까요? 좀 더 힘을 내서!! 실은 저는 자전거도 못 타요..^^;; 그리고 자전거 도둑이야기는 정말 공감갑니다. 저희 건물에는 차보다 자건거가 많은데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자전거 전문털이범들이 있나 봐요..참나...

마냐 2004-09-07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동차와 이혼하라...저도 기억나는 책. 그래서 자전거로 출근하는 님이 넘 부럽슴다. 인라인이나 자전거로 출퇴근이 가능하다면...정말 모두 다같이 살기 좋아질텐데...길이 너무 안도와줍니다.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은 20세기 초 전차와 열차 회사들을 망하게 했고..정치인들을 움직여 도로를 닦았다죠...

그나저나, 요시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불어버린 몸. 그는 첫날 500m를 달리는것도 심장이 터져버릴거 같았다고 하죠. 뭐, 다 알다시피 이후 마라토너가 됐죠. ^^

여울 2004-09-07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암튼 힘내세요.
성공하길 바라며. 힘!!!!!!

그리고 자전거 도둑은 도둑눈에 최대한 뛰지 않게 하세요. 허름하고...누추하게..보이도
록 일부러 때안빼고 광내지 않는 것도...그리고 안장을 탈착식으로 해서 뭔가 모자라는
자전거로 보이도록 한다는 겁니다. ㅎㅎ 화이팅!!!!

가을산 2004-09-08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여울마당님의 아이디어가 좋네요.